일반산행/충청도의 산

옥천명산 고리산과 부소담악(병풍바위)이야기

약초2 2010. 1. 8. 13:47

 옥천 고리산(579.3m)

역사와 절경을 간직한 옥천의 조망명산

 

남북으로 길쭉한 배 모양을 하고 있는 고리산(579.3m)이 대청호반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자리를 잡았다면 그냥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터가 너무 명당이다. 능선에 서면 사행천을 이루며 굽이굽이 트는 금강이며 구석구석 물길을 뻗친 호수와 어울린 대청호 둘레산들이 만들어내는 풍광이 가히 절경 중에 절경을 이룬다. 또 남쪽으로 우뚝한 식장산과 서대산 너머 멀리 덕유산이 가물거리고 대전 서쪽으로는 계룡산이 보기 좋다. 동쪽으로는 상주의 백화산 포성봉까지 거침이 없다. 북동쪽으로는 구병산 너머 속리산이 한눈에 든다. 천황봉부터 문장대, 묘봉에 이르기까지 주능선이 남김없이 잘 보인다. 이렇듯 절묘한 위치에 솟은 산이 고리산이다. 조망 좋은 한 곳에서 사방을 둘러보면 가히 수백을 헤아리는 산들이 만들어내는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산이다.

 

그래서일까, 이런 멋진 풍광을 공짜로 구경하고 보니 고리산 자체도 달라 보인다. 서낭당에서 황골에 이르는 6.5km의 길지 않은 코스에서 만나는 봉우리가 열 개다. 중요한 봉우리마다 조선시대에 쌓았다는 봉수대 터가 남아 있으며, 백제의 왕자 여창이 쌓았다고 전하는 고리산성 성터도 있는 유서 깊은 산이다. 봉우리와 봉우리를 잇는 능선은 험하지 않아 걷는 맛이 좋고 곳곳에 쉴 만한 공간이 많아 휴식 같은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아흔아홉 산봉우리 가운데 솟은 대청호의 진산

 

고리산 산행을 위한 들,날머리로는 남쪽의 황골, 서쪽의 감로골, 방아재, 항골, 북쪽의 이평리 갈마당, 동쪽의 서낭당, 좋은기도동산 등이 있는데 서낭당에서 시작해서 황골로 하산하기로 하고 운하파크에서 차량을 회수한 후 추소리로 이동을 한다.

 

[서낭당→580m봉→고리산정상→제4보루→삼거리→좋은기도동산] 코스

2009.12.26일 산행

 

황룡사 바로 옆 산행들머리 입구에 등산지도가 설치(이동식화장실로 2개 있다)되어 있어서 들머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좁은 공터에 이미 차량2대가 주차하고 있어서 주차할 곳이 없다. 잠시 주변을 살펴보니 도로 우측 아래에 넓은 공터가 있어 그곳에다 주차를 한 후 산행을 시작한다.

나무계단을 올라감으로써 산행이 시작된다. 처음부터 깔딱이다. 앞 선 산행(약해산)에서 무리를 했던가! 힘이 든다.

 

굵직한 바위가 툭툭 튀어나와 발 디딤이 되어주는 오름길은 금세 숨이 턱턱 막혀올 정도로 꽤 가파르다.

잠시 숨을 고르느라 뒤돌아서니 발 아래로 펼쳐지는 대청호와 어울린 추소리 일대 풍광이 거부할 수 없는 감동으로 다가온다.

 

코가 땅에 닿을 듯한 된비알이지만 그나마 옥천군에서 등산로를 잘 정비해 두어서 조금은 위안을 받는다. 힘든 오름길을 20분쯤 오르자 밋밋한 263봉 부근에서 길이 잠시 완만해진다.

 

잠시 숨쉬기 운동을 하면서 뒤를 돌아오니 대청호가 멋지게 보인다. 추소팔경 중 제8경인 '부소담악(浮所潭岳, 일명 병풍바위)'이 눈길을 끈다. 지금처럼 대청호가 아니라 금강이었을 때는 더 장관이었겠다. '절골'과 '부소무니', 금강 건너 '추동'마을이 추소리에 포함되는데, 부소담악은 부소무니에서 동쪽으로 가늘고 길게 뻗은 바위능선 끝의 작은 산(91m)을 일컫는다. 부소무니라는 마을이름은 환산 밑에 연화부소형의 명당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것으로, 일찍이 우암 송시열과 율곡 이이는 이곳의 아름다운 풍광을 '소금강'이라 불렀다. 부소담악은 부소무니 앞 물 위에 떠 있는 산이라고 해서 이름을 얻었다. 병풍바위 형태는 추소리에서 잘 보이지만 부소담악 전체 모양은 이곳 고리산에서 봐야 제대로다.

 

 

 260m봉 가기 전 뒤돌아본 풍광(부소담악이 멋지게 보인다)

 

 

잠시 완만하던 능선은 이제 계속해서 가팔라지기 시작한다. 헉헉대며 힘겹게 주능선에 닿는데 이정표(성터(봉화대). ←서낭당 1.6km, 정상 0.47km→, ↓물아래길 2.0km)가 반긴다. 왼쪽으로 꺾어 4분을 완만하게 올라가니 580m봉이다. 고리산 정상 보다 조금 더 높다. 하지만 주봉으로 대접을 받지 못하는 서글픈 봉우리이다. 너른 터 한켠에는 봉화대 재료였을 돌로 만든 교통호가 있을뿐 아무런 표기도 없다. 조망도 별로다.

 

고리산 정상을 가기 위해서는 잠시 내려섰다가 올라야 하는데 내림길이 여간 가파르지 않다. 급경사 내리막을 4분 내려가니 삼거리(ㅏ)안부에 닿는데 이정표(←이평리 갈마당 1코스 2.5km, →정상(헬기장) 0.2km, ↓이평리 갈마당 2코스(임도) 2.6km)가 세워져 있다.

 

이제 다시 오름길을 5분 올라가니 이정표(←황골말(이백리)4.85km, 봉수대 2.8km, →이평리 갈마당 1코스 2.7km, ↑비야리 2.5km, 항곡리 2.9km, 이평리 갈마당 3코스(임도) 2.9km)가 반기면서 비로소 헬기장이 조성되어 있는 고리산 정상에 닿는다. 정상 바로 아래 왼쪽으로는 비석 없는 무덤도 보인다.

 

고리산 정상에는 넓은 터에 헬기장을 갖췄다. 키 낮은 정상석이 '환산성 제5보루'라 적힌 표지석과 나란히 서 있다. 아쉽게도 조망이 별로다. 기대를 잔뜩 하고 올라왔는데…. 실망스럽다. 정상에 삼각점이 있는데 겨울철이라 윗부분(1983)만 보인다.

 

'고리산' 이름을 두고는 해석이 분분하다. 보통은 '문고리', '열쇠고리' 등에 쓰이는 순우리말인 '고리'를 써서 고리산이라 부르고 또 이를 한자로 표기해서 '환산(環山)' 이라고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옥천군 의회 의장 류제구씨가 2001년에 세운 정상석에는 '주검 시(尸)'를 써서 '古尸山', 그 아래에 한글로 '고리산'이라 적혔다. 동쪽 추소리의 황룡사 비석에 나타난 해석은 또 다르다. '예로부터 이로운 산, 즉 고리산(古利山)으로 불렀는데 환생되는 산이라고 해서 環山이라고도 부른다'는 내용이 나온다. 황룡사의 해석은 <삼국사기> 김유신조에 나오는 '古利山'을 이곳 환산과 동일시한 것인데, 아직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지명이다. 정상석의 '古尸山'는 출처를 확인하기 어렵다.

 

현지 주민들은 '환산'이라는 말을 거의 쓰지 않는데, 순수한 우리말을 쓸 수 없었던 일제강점기 때 남동쪽 자락의 환평리의 '고리 환' 자를 따서 '환산'이라고 불렀다는 설이 있다. 또 풍수지리설에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배를 붙들어 맬 고리가 있는 산이라고 해서 그리 불렀다는데, 1980년 대청호가 생겨 그 설이 더욱 그럴싸해졌다.

 

 

금강(錦江)은 한강, 낙동강에 이어 남한에서 세 번째로 긴 강으로 전북 장수군 장수읍의 뜬봉샘(전북 장수군 장수읍 수분리의 신무산(897m) 8부능선에 위치)에서 발원하여 군산만에서 서해와 만나는 395.9km의 강이다. 금강은 호수처럼 잔잔하다고 호수 같은 강 즉 호강이라고 불리기도 하였다. 호남이라는 지명은 호강 즉 금강의 남쪽 지역이라는 뜻이다. 금강의 유역에 대청댐이 있으며 하류에는 금강하구둑이 있다. 백강(白江)이라고도 하며, 부여군 근처에서는 백마강이라고도 부르는데 모두 같은 강이다.국가하천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그 구간은 전라북도 진안군 하신천의 합류점부터 금강하구둑이다.

 

길이 394.79km, 유역면적 9,912.15㎢이다. 옥천 동쪽에서 보청천(報靑川), 조치원 남부에서 미호천(美湖川), 기타 초강(草江)·갑천(甲川) 등 크고 작은 20개의 지류가 합류한다. 상류부에서는 감입곡류하면서 무주에서 무주구천동, 영동에서 양산팔경(陽山八景) 등 계곡미를 이루며, 하류의 부여에서는 백마강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면서 부소산(扶蘇山)을 침식하여 백제 멸망사에 일화를 남긴 낙화암을 만들었다.

 

강경 부근에서 하구까지의 구간은 익곡(溺谷)을 이루어 군산·강경 등 하항이 발달하였으며, 종래 부강(芙江)까지 작은 배가 소항하여 내륙수로로 크게 이용되어 왔으나 호남선의 개통, 자동차교통의 발달로 그 기능을 상실하였다. 상류부에 대전분지·청주분지, 중류부에 호서평야(湖西平野:內浦平野), 하류부에 전북평야가 전개되어 전국 유수의 쌀생산지대를 이룬다.

 

그와 같은 해상교통의 발달과 농업 생산으로 일찍이 연안에 공주·부여·강경 등 고도와 옛 상업도시가 발달하였다. 1980년 신탄진 부근에 대청 다목적댐이 건설되었다. 기후는 한반도 중앙에 위치하여 온대 북한계에 가까워, 유역의 평균기온은 11.0~12.5℃, 연강수량은 1,100~1,300mm이다.

 

 

대청호(大淸湖)

저수면적 72.8㎢, 호수길이 80km, 저수량 15억t으로, 한국에서 3번째 규모의 호수이다. 1980년 대청댐이 완공되면서 조성되어 대전광역시·청주시의 식수와 생활용수·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호수 위로 해발고도 200∼300m의 야산과 수목이 펼쳐져 드라이브 코스로 잘 알려져 있다. 철새와 텃새가 많이 날아들어 여름에는 상류에서 백로를 쉽게 볼 수 있다. 전망대에 오르면 주변 경관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며, 1998년에 개관한 물홍보관은 입체 영상관과 수족관 등을 갗추고 있다. 주위에 잔디광장이 있다.

 

주변에 금강유원지·장계관광지(대청비치랜드)·문의문화재단지 등이 있어 연계 관광이 가능하다. 찾아가려면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신탄진 인터체인지로 나와 신탄진 4거리에서 대청댐 방면으로 가면 된다. 호수를 한 바퀴 돌아보려면 승용차로 3시간 정도 걸린다.

 

 

정상석 뒤에는 원래 환산 근처에 장엄한 100개의 봉우리가 있었지만 이곳 정기를 받아 큰 장수가 나올 것을 염려한 당나라 장수가 한 봉우리를 쳐서 현재는 99개봉만 남았다는 재미있는 내용이 적혀있다.

고리산에서 남쪽 끝 황골까지 4.5km는 점점 고도를 낮추는 길이라 걷기가 수월하다.

 

 

 헬기장으로 되어 있는 고리산(환산) 정상 모습

 

 

정상에서 출발한지 4분 걸려 약550봉에 닿고, 다시 6분을 더 진행하니 약550봉이다. 조금 내려가니 이백리(황골) 이정표가 반기고, 4분을 더 진행하니 삼거리인데 이곳에도 이정표(↑정상 1.14km, ←감노마을 1.6km)가 세워져 있다. 6분을 더 진행하니 556봉에 닿는데 '환산성 제4보루(556.1m)' 라고 적힌 표지석과 벤치2개가 설치되어 있다. 고리산 최고의 조망처이다. 바로 아래에는 보은과 상주, 영동, 옥천 일대의 멋진 산너울을 바라보며 들어선 무덤이 있다. 죽산 박씨와 여흥 문씨의 합장묘인데 가히 천하명당이라 할 만한 전망을 거느렸다.

 

한참이나 주변을 눈에 담고서야 걸음을 뗀다.

556봉을 지나자 이번에는 대전시가지를 둘러싼 식장산과 계룡산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남동쪽 먼먼 곳에 덕유산도 보인다. 무엇보다 길이 좋다. 소나무와 참나무 낙엽이 번갈아 나타나는 길은 걷는 맛이 절로 난다.

3분을 진행하니 이정표(추소. ↑정상 1.48km, →추소분교 1.5km[바닥에 떨어져 있음])가 나와 황골까지 가는 걸 포기하고 하산을 시작한다.

 

 

 최고의 전망대(제4보루)에서 바라본 추소리 일대 모습

 

 

처음부터 급경사 내리막길이다. 24분을 내려가니 급경사 지역에 아시바로 엉성하게 엮어서 만든 시설물이 나와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조금 더 진행하니 다시 아시바 계단이 나와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이후 조금 더 내려가니 건물이 나타난다. 이내 좋은기도동산 내부에 들어선다.

 

우측의 좁은 문으로 나가는 길이 보이지만 좋은기도동산도 구경할 겸 내부로 들어서니 감나무에 감들이 아직도 주렁주렁 달려있다. 감이 터져서 나무에 그냥 매달려 있는 것도 상당수가 된다. 감나무가 키가 조금 작으면 한 개 정도 따먹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까치에게 넘겨주고 이내 밖으로 나온다.

시간을 보니 약 3시간이 흘렀다. 점심시간을 빼면 2시간 정도 걸렸다.

 

이후 포장도로를 따라 13~15분 정도 걸어가면 산행을 시작했던 서낭당 황룡사 옆의 주차장에 닿는다.

 

◈서낭당-(0:51)-이정표있는주능선-(0:13)-정상-(0:20)-4보루-(0:03)-삼거리하산길-(0:34)-좋은기도동산-(0:15)-서낭당

 

※휴식없이 2시간 16분, 실제로는 3시간 18분 걸렸다.

 

 

 

 

886번째 산행이야기

옥천 고리산(환산) 두 번째 이야기

 

1.산행날짜: 2010년 1월 6일(수요일)

2.참석인원: 라푸마(lafuma)명품산악회 정기산행 참석. 26명.

3.산행코스: 황골→산불감시초소봉→고리산→서낭당

4.산행날씨: 맑음

 

5.산행시간

-07:40 천호역 발

-길동, 상일동, 하남시(에니메이션고교앞) 경유

-10:25 경부고속도로 굴다리 앞(군북슈퍼) 착, 발(산행시작)

-10:30 황골입구(등산안내도, 이정표 있음) 착 / -10:37 발

-11:00 삼거리이정표

-11:02 제1보루(삼각점)

-11:04 산불감시초소 봉우리 착 / -11:13 발

-11:19 삼거리(ㅓ)이정표

-11:24 옥녀봉삼거리(ㅏ)이정표

-11:28 옥녀봉(무 표시)

-11:30 우회길 만남(옥녀봉 0.6km)

-11:47 제3보루(고리산봉수대, 정상 2.05km, 공터, 조망별로)

-11:57 무명봉(조망 좋음)

-12:05 제4보루(무덤, 고리산 최고 조망자리) 착 / -12:29 발

-12:35 삼거리(ㅓ)이정표(감노 하산길)

-13:01 고리산 정상

-13:17 삼거리(ㅏ)이정표(하산시작)

-14:07 서낭당 둥그나무식당 착(산행종료)

 

◈군북슈퍼앞굴다리앞-(0:05)-황골입구-(0:23)-삼거리안부-(0:02)-제1보루-(0:03)-산불감시초소-(0:11)-옥녀봉갈림길-(0:23)-고리산봉수대-(0:18)-4보루-(0:32)-고리산정상-(0:16)-삼거리-(0:50)-서낭당

 

◈휴식없이 3시간 3분, 실제 휴식포함하면 3시간 42분 산행함.

 

-14:11 서낭당 둥그나무식당 발(병풍바위[부소담악] 산행 시작)

-14:19 추소정(팔각정)

-14:29 잘록이 지난 바위지대에서 빽

-14:32 시멘트8각정

-14:34 추소정

-14:38 폐광산 채굴했던 곳(철담장 설치지역)

-14:43 둥그나무식당 착(병풍바위[부소담악] 산행 종료: 32분 소요됨)

-16:08 옻닭으로 점심먹고 귀경시작

-20:10 귀가

 

 

 산행 개념도

 

 

6.산행후기

고리산을 다녀온지 얼마되지 않아 다시 찾게 되었다. 작년 12월 26일에 다녀왔으니 불과 11일만이다. 그만큼 대청호의 풍광에 푹 빠져 다시 찾았는데 결과는 다시 찾은 고리산에게 실망했다. 역시 타이밍이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은 산행이었다. 함께 동행한 명품산악회원님들은 좋다고들 예기는 하지만….

 

매월 둘째주 수요일에 정기산행을 하는 명품산악회에 두 번째 참가하게 되었다. 회장이신 노형수님에게 강력 추천하여 고리산을 가게 되었는데….

 

8시 40분까지 참석하라는 노회장님의 요청을 받고 시간맞추어 천호역으로 이동한다. 천호역에 도착하니 노회장님한테서 급한 목소리로 얼른 오라는 전화를 받고는 뛰기 시작한다. 급하니 출구 찾기가 쉽지가 않다. 결국 국민은행 앞에 서있는 라푸마 버스를 찾아 승차를 한다. 노회장님과 총무님에게 간단히 인사를 하고는 좌석에 앉는데 28인승 우등버스이다. 예전에 덕유산악회에 갔을 때 32인승 버스는 타 본적은 있어도 산악회의 28인승 버스는 처음이다. 무척 편안하게 좌석에 기댄다.

 

한편으로는 「회원님들이 오늘은 많이 참석을 하지 않는구나!」 라는 걸 직감할 수가 있다.

길동, 상일동을 거쳐 하남시의 에니메이션고교 앞에서 마지막 정차를 한 후 산행들머리인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로 이동을 한다. 모두 26명이다. 28인승 버스이니 거의 만차인 셈이다.

 

새해 벽두(1월 4일)부터 폭설이 내려 그 후유증이 아직도 전국 곳곳에 눈이 많이 쌓여있는 것이 목격된다. 그나마 폭설이 그친지 이틀이 지나서 통행에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고 옥천으로 이동을 한다. 그런데 이백삼거리 앞에서 좌회전을 해서 굴다리와 고속도로 굴다리를 연속해서 통과해야 하는데 첫 번째 굴다리의 높이가 3.5m(뒤에 나오는 고속도로 굴다리는 4.0m높이이고 도로폭도 조금 더 넓다)라 버스가 그곳을 통과할 수가 없다고 한다. 대략난감하다!

 

별 수 없이 버스에서 내려 조심스럽게 무단횡단을 하여 굴다리를 연속해서 지나 산행들머리인 황골에 도착한다. 그나마 산행들머리가 5분거리라서 다행이었다. 만일 서낭당에서 산행을 시작한다고 했으면 코스를 바꿨어야 했다.

결국 버스는 멀리 돌아서 가야 했는데 기사님 이야기로는 아침시간이라 도로상태가 안 좋아 1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한다. 굴다리를 통과하면 약 5~6km 정도의 거리인데….

 

황골의 산행들머리에 환산 안내문, 등산안내도와 이정표(황골말(이백리). 정상 4.85km→)가 세워져 있어서 찾기가 쉽다. 잠시 뒤에 오는 회원님들을 기다리다 산행에 들어간다. 버스 안에서 오래간만에 만난 이상용 형님이 선두를 선다. 「짐승 지나간 자국밖에 없네!」라는 말을 하며 선두로 올라간다.

 

아흔아홉 산봉우리 환 산

환산의 옛 이름은 고리산으로 백제의 왕자 여창이 쌓았다는 고리산성의 성지가 남아 있고 조선시대 봉수대가 자리하고 있던 군사 요충지였으며 아흔아홉 산봉우리의 빼어난 자태와 추소팔경의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야생 동 ․ 식물 서식 환경이 우수하여 「충북의 자연환경명소 100선」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2001. . . 충청북도지사. 옥천군수.』

 

 

 황골(이백리) 등산 들머리 모습

 

 

이곳 옥천은 서울과 달리 그리 많은 눈이 온 것 같지는 않다. 적설량이 약 5cm정도 되는 것 같아 산행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은 것 같다.

상용이 형이 뒤로 빠지고 노회장님이 선두에 서신다. 몇 일전에 배낭을 잃어버리고 빈 몸으로 올라간다. 노회장님 뒤로 이름을 모르는 회원님이 서고 그 뒤를 쫓아간다. 내심 화려한 눈꽃산행을 예상했지만 예상외로 적은 눈으로 그저 눈을 밟고 가는 것에 위안을 삼는다.

 

황골입구에서 23분 걸려 이정표(이백성. ←황골말(이백리) 900m, 정상 3.95km→)가 세워져 있는 주능선에 닿는데 좌측으로 산불감시초소가 보이고 우측으로 오석의 표지석이 보여 잠시 우측으로 이동을 하는데 산불감시초소에 먼저 도착한 회장님이 소리를 지른다.

「이곳(제1보루) 구경하고 갈께요!」

2분 걸려 「환산성제1보루(360.4m)」라고 써진 오석의 표지석을 확인하고 조금 더 올라가니 삼각점 윗부분만 눈 밖으로 나와 있는 것을 확인한다. 주변 조망이 별로라서 곧바로 급하게 산불감시초소로 이동하니 3분밖에 안 걸린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봉우리는 태극기가 걸려있고 각종 작은 돌탑 등이 세워져 있다. 조망이 좋은 곳인데,「아뿔사!」대청호가 결빙되어 흰눈으로 덮여 있다. 불과 11일전에는 푸른 물이라서 보기가 좋았는데 결빙되어 흰색으로 보이는 대청호가 야속하기 그지없다. 역시 타이밍이 문제다! 흰눈이 덮여있는(부분 부분 녹아있는 상태) 대청호는 크게 가슴으로 와 닿지가 않는다.

 

 

 산불감시초소봉에서 바라본 조망

 

 

산불감시초소봉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봉우리에서 9분을 쉬고는 출발한다. 6분을 진행하니 삼거리(ㅓ)가 나오는데 이정표(황골말(이백리). ←황골말(이백리) 1km, ↑정상 3.55km)가 세워져 있다.

 

5분을 더 진행하니 다시 이정표(옥녀봉. ←황골말(이백리) 1km, ↑정상 3.15km)가 세워져 있는 삼거리(ㅏ)가 나오는데 능선길과 우회길을 선택하는 길이라 옥녀봉을 놓칠 수 없어 능선길로 진행을 한다. 능선길은 이내 사면길로 이어지고 다시 삼거리를 만나는데 앞서 한 팀이 지나갔는지 발자국들이 선명하게 찍혀있다. 우측으로 올라간다. 이내 봉우리 정점에 도착했는데 아무런 표기가 없어 실망한다.

「분명 이곳이 옥녀봉 같은데…」

 

좌우지간 무명봉에서 2분을 내려가니 아까 우회했던 길과 합류하는데 다시 이정표가 보이는데 「←옥녀봉 0.6km, 황골말(이백리) 1.6km→」 라고 쓰여있다.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이제 완만하게 17분을 진행하여 올라선 봉우리에 「환산성제3보루(523m)」 표지석과 고리산봉수대 안내판과 이정표(←정상 2.05km, 황골말(이백리) 2.8km→)가 세워져 있다. 길쭉한 공터인데 조망이 별로다. 표고가 조금 높아졌는지 앙상한 나뭇가지에 그나마 눈꽃이 걸려 있어서 조금은 위안을 받는다.

 

 

 고리산봉수대안내판이 세워져 있는 제3보루

 

 

최고의 조망터에서 바라본 대청호의 모습

 

 

완만하게 이어지던 능선이 갑자기 급하게 올라가고, 올라선 봉우리는 조망이 무척 좋다. 짧은 바위구간도 지난다.

전망 좋은 봉우리에서 8분을 진행하면 「환산성제4보루(556.1m)」에 닿는다. 환산성제4보루 닿기 전에 삼거리가 나오는데(앞전에 이곳에서 좋은기도동산으로 하산했었다) 이정표가 한쪽(추소. ↑정상 1.48km)만 보인다. 바닥에 떨어진 이정표(→추소분교 1.5km)는 눈 속에 파묻혔는지 보이지가 않았다.

 

예의 무덤(죽산 박씨와 여흥 문씨의 합장묘)이 오늘은 흰눈에 덮여 있다. 11일전에 이곳에서 본 대청호의 풍광에 반해서 다시 답사를 한 것인데 오늘은 일부구간이 결빙이 되어 있고 결빙이 된 곳이 흰눈으로 덮어 있어 앞전에 와서 봤던 풍광보다 못하다. 그래도 이런 풍광을 처음 보는 회원님들은 다들 멋지다고 한마디씩 한다.

 

 

 역시 같은 장소(제4보루)에서 바라본 모습

 

 

 제4보루 모습

 

 

 260m봉 지나 서낭당으로 하산하면서 바라본 추소리일대 모습

 

 

무려 24분간을 보내다 출발한다. 이곳에는 눈이 제법 많이 쌓여있다. 내리막길이라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이내 사면길로 진행을 하고 이정표(↑정상 1.14km, ←감노마을 1.6km)가 세워져 있는 삼거리를 지나 조금 더 진행하면 다시 이백리(황골) 이정표가 나온다. 이제 급경사를 올라가면 약 550m봉에 닿는다.

 

내려갔다가 다시 오름길을 힘들게 올라가면 약550m봉이다. 이제 다음 봉우리가 정상이다. 힘들게 정상의 헬기장에 닿는다. 헬기장 표시는 흰눈에 덮여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는다. 삼각점 역시 흰눈에 덮여 있다. 앞전에 답사한 적이 있어서 이곳이 헬기장인지, 삼각점이 있는지를 알 수가 있다.

 

선두(노회장님과 이름 모르는 회원님)가 정상에서 그냥 지나쳐버려 소리를 질러 정상 사진을 찍고는 이내 후미를 기다릴 생각도 안하고 그냥 진행한다.

 

이정표(←황골말(이백리)4.85km, 봉수대 2.8km, →이평리 갈마당 1코스 2.7km, ↑비야리 2.5km, 항곡리 2.9km, 이평리 갈마당 3코스(임도) 2.9km)가 있는 곳에서 이평리 갈마당 1코스방향으로 진행한다.

 

급경사를 조심스럽게 내려서면 이정표(←이평리 갈마당 1코스 2.5km, →정상(헬기장) 0.2km, ↓이평리 갈마당 2코스(임도) 2.6km)가 세워져있는 삼거리(ㅏ)안부에 닿고, 다시 급경사를 올라가는데 무척 진을 뺀다. 앞전에 내려 올 때는 5분이 채 걸리지도 않았는데 눈이 많이 쌓여 있어서 시간도 시간이지만 꽤 힘겹게 올라간다.

 

결국 힘겹게 올라가면 최고봉인 580m봉에 닿는다. 이제 완만하게 조금 진행하다가 내리막이 시작되는 시점에 이정표(성터(봉화대). ←서낭당 1.6km, 정상 0.47km→, ↓물아래길 2.0km)가 세워져 있는데 서낭당방향인 우측의 급경사로 내려간다.

 

역시 급경사 내리막길이라 매우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바로 앞서가던 총무님이 지쳤는지 몇 번 가볍게 엉덩방아를 찧는다. 다행이도 밧줄이 걸려있어서 밧줄을 잡고 힘겹게 내리막을 한동안 내려가면 평평한 안부에 닿는다.

 

이제 잠시 동안 평평한 길을 진행하면 260m봉에 닿고 이후 다시 급경사 내리막 구간이 이어진다. 결국 50분 걸려 서낭당에 떨어진다. 올라갔을 때도 50분 걸렸었는데…. 눈 길 내리막구간이라 천천히 내려갔다.

 

 

 하산지점인 서낭당 들머리 모습

 

 

 둥그나무식당 앞 도로에서 바라본 서낭당들머리 모습

 

 

산악회 버스는 약 100m정도 위쪽의 둥그나무식당 앞에 정차되어 있다. 앞서 선두로 내려왔던 노회장님과 남자회원님은 정자에서 정리하는게 보인다. 함께 내려왔던 김총무님은 지친몸으로 식당으로 이동한다.

 

앞서 고리산에 왔을때는 병풍바위(부소담악)을 못보고 간 것이 서운해서 이번기회에(아직 후미가 도착하려면 멀었기에) 병풍바위를 답사하려고 병풍바위 방향으로 진행을 한다.

 

양지바른 곳에 무덤 몇 기가 조성되어 있다. 매우 뚜렷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얕은 봉우리(약75m봉)를 넘으니 폐광산 초록색 보호철담장이 나온다. 이내 내려서니 좌측으로 넓은 길과 합류하는 곳에 닿는다. 이제부터 폭이 좁아지기 시작한다. 이제 올라가면 팔각정인 추소정에 닿는다. 추소정(1억36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수령이 100년 이상 된 소나무들로 26.96㎡의 규모로 2008.12.16일 완공했다)에 올라가니 왼편으로 700m 가량 암벽이 늘어져 있는 「부소담악」을 구경할 수가 있다. 그런데 부소담악이 완벽하게 보이지가 않아서 조금은 아쉬웠다. 이왕이 비싼 예산 들여서 정자를 만들려고 했으면 대청호 쪽으로 더 나아가서(물론 받침대시설을 설치해야겠지만) 조금 더 높이 지어서 부소담악 조망이 시원하게 다 보이게 했으면 좋았을텐데…라고 잠시 생각을 해본다.

 

 

추소정 근처에서 바라본 병풍바위 모습

 

 

 추소정

 

 

 시멘트정자

 

 

추소정에서 내려와 조금 아래로 내려가 병풍바위 쪽을 바라보니 멋지다. 암벽으로 지탱되어 있는게 더욱 더 확연하게 보인다. 그러니까 암반위로 흙이 덮여있는 형상이다.

 

추소정 아래에서 멋진 대청호와 병풍바위를 구경한 후에 조금 더 진행하니 시멘트로 진 팔각정도 나타난다. 한문으로 써 있는데 이름은 모르겠다.

 

병풍바위 끝까지 가보고 싶어도 이내 더 진행을 한다. 이제 폭이 좁아지는데 그래도 길은 잘 나있다. 잘록이를 지나니 바위지대가 나타난다. 바위를 잡고 올라서니 바위지대가 계속 이어진다. 겨울철에 더 이상 가는게 위험할 것 같아 이곳에서 빽을 한다(식당앞 도로에서 18분 걸렸다).

 

 

 잘록이 모습

 

 

 병풍바위(부소담악)와 결빙된 대청호 모습

 

 

시멘트팔각정, 추소정, 폐광산철담장을 거쳐 식당에 도착하니 14분 걸린다. 총 32분 걸렸다.

병풍바위를 본 것이 오늘 산행의 큰 수확이었다.

그래서 오늘도 해피데이!

 

 

 

 

◈◈◈「충북의 자연환경명소 100선」과 「자연환경명소 10걸」을 지정하게 된 사유내용.

『예부터 충청북도는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성품이 너그러워 청풍명월의 고장이라고 합니다.

우리 도에서는 가꾸고 보존할 가치가 있는 희귀 동 ․ 식물과 야생조류, 특정 수목군락지, 철새도래지 등에 대하여 학계의 자문을 받아 『충북의 자연환경명소 100선』과 함께 자연경관과 생태 서식환경이 뛰어난 지역을 『자연환경명소 10걸』로 선정하였습니다.

 

미래세대의 자연관찰 학습장과 환경체험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므로서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여 자연을 사랑하고 보전하는 마음이 곧 충북애향의 출발이라고 생각하면서 유용하게 활용되기를 바랍니다.

충청북도지사.』

 

 

충북 자연환경명소 100선

 

청주시(청주가로수터널, 솔밭공원, 내곡백로서식지, 송절백로서식지. 이상 4군데)

충주시(하늘재, 봉황고란초자생지, 탄금대공원, 조천리늪지철새도래지, 용섬철새도래지, 수룡계곡, 수주팔봉, 삼탄유원지, 충주조정지호철새도래지, 안보리느티나무숲, 호암지공원, 싯계철새도래지, 월악산만수계곡. 이상 13군데)

제천시(월악산영봉, 의림지와 솔밭, 덕동계곡, 벌통골계곡, 용두산자연송림, 원월백로서식지, 무암계곡, 상천산수유마을, 송계리모감주나무자생지, 옥순봉, 금수산얼음골, 수문동폭포, 용담폭포, 한천노송자생지. 이상 14군데)

청원군(옥화9경, 미호종개서식지, 앉은부채자생지, 금관숲, 문의대청호변 갈대숲. 이상 5군데)

보은군(속리산천황봉, 서원리망개나무자생지, 덕동백로서식지, 임한솔밭공원, 속리산노각나무자생지, 삼가저수지, 내속리깽깽이풀군락지, 만수계곡, 서원계곡. 이상 9군데)

옥천군(금강어름치서식지, 보청천철새도래지, 장룡산금천계곡, 이백리백로서식지, 대청호반딧불이서식지, 의평계곡, 환산, 장찬저수지. 이상 8군데)

영동군(물한계곡, 천태산계곡, 옥계폭포, 월류봉, 미쳔리미선나무자생지, 송호리자연송림, 귀비대, 봉림백로서식지. 이상 8군데)

진천군(노원리왜가리서식지, 중악석굴, 백곡저수지, 태령산, 만뢰산. 이상 5군데)

괴산군(추점리미선나무자생지, 화양구곡, 의상저수지, 지장리가시연꽃자생지, 사담망개나무자생지, 덕평지네서식지, 칠성호, 삼송리 왕소나무자생지, 송덕리미선나무자생지, 갈은구곡, 제월대, 용성계곡, 쌍곡소금강, 신선봉, 낙영산, 구월백로서식지. 이상 16군데)

음성군(삼형제저수지, 수리산, 봉학골, 태생리백로서식지. 이상 4군데)

단양군(소백산주목군락, 도담삼봉과 석문, 남천계곡, 매포측백수림, 소백산철쭉군락, 선암계곡, 사인암, 영춘북벽, 구담봉, 죽령폭포, 북상동굴, 하진리왜가리서식지, 새밭계곡. 이상 13군데)

증평군(덕상리 백로서식지. 이상 1군데)

 

 

자연환경명소 10걸

 

1. 충주 하늘재

2. 제천 월악산 영봉

3. 제천 의림지와 솔밭

4. 보은 속리산 천황봉

5. 영동 물한계곡

6. 괴산 추점리 미선나무

7. 괴산 화양구곡

8. 단양 소백산 주목군락

9. 단양 도담삼봉과 석문

10.단양 남천계곡

[자료제공: 충북도청 관광항공과]

 

 

 

대청호에서 바라본 병풍바위(부소담악) 모습(출처: 충북숲해설가협회. 사진가: 늘자연님 작품)

 

 

추소팔경

“거유(巨儒) 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이 소금강이라 예찬한 추소팔경 제일의 선경 부소담악(赴召潭岳)은 세월과 지형의 변화 속에서 그 자태 더욱 빛내어 청정고을 옥천의 자연을 더욱 아름답게 수놓는다”

 

소금강이란 이름은 조선시대 학자 율곡(栗谷) 이이(李珥)의 「청학산기(靑鶴山記)」에서 유래한 것으로 “빼어난 산세가 마치 금강산을 축소해 놓은 것 같다.” 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소금강이라 불리우는 명승지가 많은데, 그 절경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기법으로서 예로부터 애용되어 왔기 때문이다.

 

소금강은 그런 의미에서 한지역의 천하절경을 뜻하는 의미로 이해해도 좋을 것이다. 소금강이라 불리우는 옥천 천하절경은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에 있다. 추소리는 추동과 부소무니, 절골 등 3개의 자연마을이 있는 호반 마을로, 이들 마을 중 부소무니는 환산 밑에 연화부소형의 명당이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마을 앞산부소무니 앞 물위에 떠있는 산이라 하여 부소담악이라 오래전부터 불리우고 있다.

 

이처럼 부소담악이라 불리우는 부소무니 앞산은 대청호가 건설되기 전에도 추동을 돌아 부소무니 앞으로 굽이쳐 돌아드는 물길이 있었는데, 마치 큰 호수를 연상케 할 정도로 물길이 넓고 깊으며 그 물길이 앞산자락을 적시고 흐르는 모습은 가히 절경이라 했다. 일찍이 우암 송시열은 이곳의 아름다움을 보고 소금강이라 이름 지어 노래했는데, 이 바위산의 변화무쌍한 절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예부터 추소리에는 소금강과 함께 추소팔경이 전해지던 옥천의 명소였다. 이 팔경을 열거하자면

제1경문암독성(文岩讀聲)이요. 그 뜻은 문바위에 서 있으면 강가에서 들려오는 물 흐르는 소리와 바람소리 새소리 등이 어울려 들리는 것이 마치 글 읽는 소리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제2경 인경낙조(人鏡落照)는 추소리 인기울산에서 바라다 보이는 정경으로 해질 무렵 석양에 비친 추소리 마을 정경과 물속에 비친 석양의 아름다움이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제3경 환산귀하(環山歸霞)는 마을 뒷산인 환산에 해질 무렵 붉게 타는 노을빛이 아름답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제4경응봉조치(鷹峰朝雉)로 불리우며 그 뜻은 매봉에서 아침 일찍 정적을 깨고 우는 장끼의 울음소리가 듣기 좋다는 데서 이름 붙여졌으며,

 

제5경 안양한종(安養閑鍾)은 추소리 절골에 있던 안양사에서 들려오는 저녁 종소리가 번뇌를 잠재우고 마을에 평화를 안겨준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리고 제6경 문필야적(文筆野笛)은 초동들이 봉우리에 올라 한가롭게 피리를 불어대면 이 소리는 마을에 은은히 들려와 마을의 평화를 더 한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 다음 제7경용암어화(龍岩魚火)로 부소무니 앞을 흐르는 강에 있는 용바위 밑에서 밤고기 잡는 불빛이 멀리서 보면 신비롭고 아름답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제8경이 앞서 소개한 부소담악이다.

 

대청댐 건설로 인해서 일부는 물에 잠기고 안양사는 터만 남아 저녁 종소리는 더 이상 울리지 않으며, 문필봉에 올라 피리 부는 아이들 또한 간데없다. 이처럼 세월의 변천에 따라 추소팔경은 빛바랜지 오래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 부소무니의 부소담악은 대청호가 건설됨으로써 더욱 그 자태를 뽐내며 예전의 선경을 유감없이 그려내고 있다. 물안개 피는 이른 아침의 부소담악은 마치 구름위로 떠오른 고준영봉인 듯 신비감마저 도는 선경을 연출한다.(발췌: 충북숲해설가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