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행/충청도의 산

대청호의 진산 옥천 고리산(환산 579.3m)

약초2 2010. 1. 5. 17:13

 

옥천 고리산(579.3m)

역사와 절경을 간직한 옥천의 조망명산

 

남북으로 길쭉한 배 모양을 하고 있는 고리산(579.3m)이 대청호반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자리를 잡았다면 그냥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터가 너무 명당이다. 능선에 서면 사행천을 이루며 굽이굽이 트는 금강이며 구석구석 물길을 뻗친 호수와 어울린 대청호 둘레산들이 만들어내는 풍광이 가히 절경 중에 절경을 이룬다. 또 남쪽으로 우뚝한 식장산과 서대산 너머 멀리 덕유산이 가물거리고 대전 서쪽으로는 계룡산이 보기 좋다. 동쪽으로는 상주의 백화산 포성봉까지 거침이 없다. 북동쪽으로는 구병산 너머 속리산이 한눈에 든다. 천황봉부터 문장대, 묘봉에 이르기까지 주능선이 남김없이 잘 보인다. 이렇듯 절묘한 위치에 솟은 산이 고리산이다. 조망 좋은 한 곳에서 사방을 둘러보면 가히 수백을 헤아리는 산들이 만들어내는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산이다.

 

그래서일까, 이런 멋진 풍광을 공짜로 구경하고 보니 고리산 자체도 달라 보인다. 서낭당에서 황골에 이르는 6.5km의 길지 않은 코스에서 만나는 봉우리가 열 개다. 중요한 봉우리마다 조선시대에 쌓았다는 봉수대 터가 남아 있으며, 백제의 왕자 여창이 쌓았다고 전하는 고리산성 성터도 있는 유서 깊은 산이다. 봉우리와 봉우리를 잇는 능선은 험하지 않아 걷는 맛이 좋고 곳곳에 쉴 만한 공간이 많아 휴식 같은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대청호 둘레산 위치도

 

 

 고리산 지도

 

 

고리산 지도

 

 

 고리산 지도

 

 

아흔아홉 산봉우리 가운데 솟은 대청호의 진산

 

고리산 산행을 위한 들,날머리로는 남쪽의 황골, 서쪽의 감로골, 방아재, 항골, 북쪽의 이평리 갈마당, 동쪽의 서낭당, 좋은기도동산 등이 있는데 서낭당에서 시작해서 황골로 하산하기로 하고 운하파크에서 차량을 회수한 후 추소리로 이동을 한다.

황룡사 바로 옆 산행들머리 입구에 등산지도가 설치(이동식화장실로 2개 있다)되어 있어서 들머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좁은 공터에 이미 차량2대가 주차하고 있어서 주차할 곳이 없다. 잠시 주변을 살펴보니 도로 우측 아래에 넓은 공터가 있어 그곳에다 주차를 한 후 산행을 시작한다.

 

 

서낭당 산행들머리 모습

 

 

 등산 안내도

 

 

 서낭당에서 10여 분 올라가면 조망이 터진다

 

 

나무계단을 올라감으로써 산행이 시작된다. 처음부터 깔딱이다. 앞 선 산행(약해산)에서 무리를 했던가! 힘이 든다.

굵직한 바위가 툭툭 튀어나와 발 디딤이 되어주는 오름길은 금세 숨이 턱턱 막혀올 정도로 꽤 가파르다.

잠시 숨을 고르느라 뒤돌아서니 발 아래로 펼쳐지는 대청호와 어울린 추소리 일대 풍광이 거부할 수 없는 감동으로 다가온다.

 

 

 이정표(이곳까지 힘겨운 오르막을 극복해야 한다)

 

 

코가 땅에 닿을 듯한 된비알이지만 그나마 옥천군에서 등산로를 잘 정비해 두어서 조금은 위안을 받는다. 힘든 오름길을 20분쯤 오르자 밋밋한 263봉 부근에서 길이 잠시 완만해진다.

 

잠시 숨쉬기 운동을 하면서 뒤를 돌아오니 대청호가 멋지게 보인다. 추소팔경 중 제8경인 '부소담악(浮所潭岳, 일명 병풍바위)'이 눈길을 끈다. 지금처럼 대청호가 아니라 금강이었을 때는 더 장관이었겠다. '절골'과 '부소무니', 금강 건너 '추동'마을이 추소리에 포함되는데, 부소담악은 부소무니에서 동쪽으로 가늘고 길게 뻗은 바위능선 끝의 작은 산(91m)을 일컫는다. 부소무니라는 마을이름은 환산 밑에 연화부소형의 명당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것으로, 일찍이 우암 송시열과 율곡 이이는 이곳의 아름다운 풍광을 '소금강'이라 불렀다. 부소담악은 부소무니 앞 물 위에 떠 있는 산이라고 해서 이름을 얻었다. 병풍바위 형태는 추소리에서 잘 보이지만 부소담악 전체 모양은 이곳 고리산에서 봐야 제대로다.

 

 

 안부에 설치되어 있는 이정표

 

 

잠시 완만하던 능선은 이제 계속해서 가팔라지기 시작한다. 헉헉대며 힘겹게 주능선에 닿는데 이정표(성터(봉화대). ←서낭당 1.6km, 정상 0.47km→, ↓물아래길 2.0km)가 반긴다. 왼쪽으로 꺾어 4분을 완만하게 올라가니 580m봉이다. 고리산 정상 보다 조금 더 높다. 하지만 주봉으로 대접을 받지 못하는 서글픈 봉우리이다. 너른 터 한켠에는 봉화대 재료였을 돌로 만든 교통호가 있을뿐 아무런 표기도 없다. 조망도 별로다.

 

고리산 정상을 가기 위해서는 잠시 내려섰다가 올라야 하는데 내림길이 여간 가파르지 않다. 급경사 내리막을 4분 내려가니 삼거리(ㅏ)안부에 닿는데 이정표(←이평리 갈마당 1코스 2.5km, →정상(헬기장) 0.2km, ↓이평리 갈마당 2코스(임도) 2.6km)가 세워져 있다.

 

 

 고리산 정상의 삼각점

 

 

 고리산 정상 모습

 

 

이제 다시 오름길을 5분 올라가니 이정표(←황골말(이백리)4.85km, 봉수대 2.8km, →이평리 갈마당 1코스 2.7km, ↑비야리 2.5km, 항곡리 2.9km, 이평리 갈마당 3코스(임도) 2.9km)가 반기면서 비로소 헬기장이 조성되어 있는 고리산 정상에 닿는다. 정상 바로 아래 왼쪽으로는 비석 없는 무덤도 보인다.

 

고리산 정상에는 넓은 터에 헬기장을 갖췄다. 키 낮은 정상석이 '환산성 제5보루'라 적힌 표지석과 나란히 서 있다. 아쉽게도 조망이 별로다. 기대를 잔뜩 하고 올라왔는데…. 실망스럽다. 정상에 삼각점이 있는데 겨울철이라 윗부분(1983)만 보인다.

'고리산' 이름을 두고는 해석이 분분하다. 보통은 '문고리', '열쇠고리' 등에 쓰이는 순우리말인 '고리'를 써서 고리산이라 부르고 또 이를 한자로 표기해서 '환산(環山)' 이라고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옥천군 의회 의장 류제구씨가 2001년에 세운 정상석에는 '주검 시(尸)'를 써서 '古尸山', 그 아래에 한글로 '고리산'이라 적혔다. 동쪽 추소리의 황룡사 비석에 나타난 해석은 또 다르다. '예로부터 이로운 산, 즉 고리산(古利山)으로 불렀는데 환생되는 산이라고 해서 環山이라고도 부른다'는 내용이 나온다. 황룡사의 해석은 <삼국사기> 김유신조에 나오는 '古利山'을 이곳 환산과 동일시한 것인데, 아직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지명이다. 정상석의 '古尸山'는 출처를 확인하기 어렵다.

 

현지 주민들은 '환산'이라는 말을 거의 쓰지 않는데, 순수한 우리말을 쓸 수 없었던 일제강점기 때 남동쪽 자락의 환평리의 '고리 환' 자를 따서 '환산'이라고 불렀다는 설이 있다. 또 풍수지리설에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배를 붙들어 맬 고리가 있는 산이라고 해서 그리 불렀다는데, 1980년 대청호가 생겨 그 설이 더욱 그럴싸해졌다.

 

 

금강(錦江)은 한강, 낙동강에 이어 남한에서 세 번째로 긴 강으로 전북 장수군 장수읍의 뜬봉샘(전북 장수군 장수읍 수분리의 신무산(897m) 8부능선에 위치)에서 발원하여 군산만에서 서해와 만나는 395.9km의 강이다. 금강은 호수처럼 잔잔하다고 호수 같은 강 즉 호강이라고 불리기도 하였다. 호남이라는 지명은 호강 즉 금강의 남쪽 지역이라는 뜻이다. 금강의 유역에 대청댐이 있으며 하류에는 금강하구둑이 있다. 백강(白江)이라고도 하며, 부여군 근처에서는 백마강이라고도 부르는데 모두 같은 강이다.국가하천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그 구간은 전라북도 진안군 하신천의 합류점부터 금강하구둑이다.

 

길이 394.79km, 유역면적 9,912.15㎢이다. 옥천 동쪽에서 보청천(報靑川), 조치원 남부에서 미호천(美湖川), 기타 초강(草江)·갑천(甲川) 등 크고 작은 20개의 지류가 합류한다. 상류부에서는 감입곡류하면서 무주에서 무주구천동, 영동에서 양산팔경(陽山八景) 등 계곡미를 이루며, 하류의 부여에서는 백마강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면서 부소산(扶蘇山)을 침식하여 백제 멸망사에 일화를 남긴 낙화암을 만들었다.

 

강경 부근에서 하구까지의 구간은 익곡(溺谷)을 이루어 군산·강경 등 하항이 발달하였으며, 종래 부강(芙江)까지 작은 배가 소항하여 내륙수로로 크게 이용되어 왔으나 호남선의 개통, 자동차교통의 발달로 그 기능을 상실하였다. 상류부에 대전분지·청주분지, 중류부에 호서평야(湖西平野:內浦平野), 하류부에 전북평야가 전개되어 전국 유수의 쌀생산지대를 이룬다.

그와 같은 해상교통의 발달과 농업 생산으로 일찍이 연안에 공주·부여·강경 등 고도와 옛 상업도시가 발달하였다. 1980년 신탄진 부근에 대청 다목적댐이 건설되었다. 기후는 한반도 중앙에 위치하여 온대 북한계에 가까워, 유역의 평균기온은 11.0~12.5℃, 연강수량은 1,100~1,300mm이다.

 

대청호(大淸湖)

저수면적 72.8㎢, 호수길이 80km, 저수량 15억t으로, 한국에서 3번째 규모의 호수이다. 1980년 대청댐이 완공되면서 조성되어 대전광역시·청주시의 식수와 생활용수·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호수 위로 해발고도 200∼300m의 야산과 수목이 펼쳐져 드라이브 코스로 잘 알려져 있다. 철새와 텃새가 많이 날아들어 여름에는 상류에서 백로를 쉽게 볼 수 있다. 전망대에 오르면 주변 경관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며, 1998년에 개관한 물홍보관은 입체 영상관과 수족관 등을 갗추고 있다. 주위에 잔디광장이 있다.

 

주변에 금강유원지·장계관광지(대청비치랜드)·문의문화재단지 등이 있어 연계 관광이 가능하다. 찾아가려면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신탄진 인터체인지로 나와 신탄진 4거리에서 대청댐 방면으로 가면 된다. 호수를 한 바퀴 돌아보려면 승용차로 3시간 정도 걸린다.

 

 

정상석 뒤에는 원래 환산 근처에 장엄한 100개의 봉우리가 있었지만 이곳 정기를 받아 큰 장수가 나올 것을 염려한 당나라 장수가 한 봉우리를 쳐서 현재는 99개봉만 남았다는 재미있는 내용이 적혀있다.

 

 

 최고의 명당자리에서 바라본 대청호의 모습

 

 

 역시 같은 장소에서 바라본 모습

 

 

 최고의 조망터인 556m봉 모습

 

 

 뒷면 모습

 

 

고리산에서 남쪽 끝 황골까지 4.5km는 점점 고도를 낮추는 길이라 걷기가 수월하다.

 

정상에서 출발한지 4분 걸려 약550봉에 닿고, 다시 6분을 더 진행하니 약550봉이다. 조금 내려가니 이백리(황골) 이정표가 반기고, 4분을 더 진행하니 삼거리인데 이곳에도 이정표(↑정상 1.14km, ←감노마을 1.6km)가 세워져 있다. 6분을 더 진행하니 556봉에 닿는데 '환산성 제4보루(556.1m)' 라고 적힌 표지석과 벤치2개가 설치되어 있다. 고리산 최고의 조망처이다. 바로 아래에는 보은과 상주, 영동, 옥천 일대의 멋진 산너울을 바라보며 들어선 무덤이 있다. 죽산 박씨와 여흥 문씨의 합장묘인데 가히 천하명당이라 할 만한 전망을 거느렸다.

 

 

 몇 번을 다시 보아도 너무나 멋진 조망!

 

 

 천하명당!!

 

 

한참이나 주변을 눈에 담고서야 걸음을 뗀다.

556봉을 지나자 이번에는 대전시가지를 둘러싼 식장산과 계룡산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남동쪽 먼먼 곳에 덕유산도 보인다. 무엇보다 길이 좋다. 소나무와 참나무 낙엽이 번갈아 나타나는 길은 걷는 맛이 절로 난다.

 

3분을 진행하니 이정표(추소. ↑정상 1.48km, →추소분교 1.5km[바닥에 떨어져 있음])가 나와 황골까지 가는 걸 포기하고 하산을 시작한다.

 

 

 이곳에서 하산했다

 

 

 좋은기도동산내에 있는 감나무

 

 

 좋은기도동산 입구 모습

 

 

처음부터 급경사 내리막길이다. 24분을 내려가니 급경사 지역에 아시바로 엉성하게 엮어서 만든 시설물이 나와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조금 더 진행하니 다시 아시바 계단이 나와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이후 조금 더 내려가니 건물이 나타난다. 이내 좋은기도동산 내부에 들어선다.

 

우측의 좁은 문으로 나가는 길이 보이지만 좋은기도동산도 구경할 겸 내부로 들어서니 감나무에 감들이 아직도 주렁주렁 달려있다. 감이 터져서 나무에 그냥 매달려 있는 것도 상당수가 된다. 감나무가 키가 조금 작으면 한 개 정도 따먹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까치에게 넘겨주고 이내 밖으로 나온다.

 

시간을 보니 약 3시간이 흘렀다. 점심시간을 빼면 2시간 정도 걸렸다.

이후 포장도로를 따라 13~15분 정도 걸어가면 산행을 시작했던 서낭당 황룡사 옆의 주차장에 닿는다.

 

◈서낭당-(0:51)-이정표있는주능선-(0:13)-정상-(0:20)-4보루-(0:03)-삼거리하산길-(0:34)-좋은기도동산-(0:15)-서낭당

※휴식없이 2시간 16분, 실제로는 3시간 18분 걸렸다.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서 추소분교(좋은기도동산)로 하산하지 않고 그냥 직진하면,

걷기 편한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지고 만나는 봉우리마다 보루였음을 알리는 표석이 설치되어있다. 고리산 맨 남쪽 봉우리에는 산불감시초소도 있다. 당연히 전망이 확 트이는 곳에 자리했다. 초소 옆에 낭만적인 모양의 통나무벤치가 있어 주변을 구경하기도 안성맞춤이다. 옥천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교통의 요충지답게 경부고속국도와 경부선, 경부고속철도 등 굵직한 국토의 동맥이 옥천을 꿰뚫고 지나는 모습이다. 그 뒤로 추풍령을 지나는 백두대간에 이르기까지 온통 산봉우리들이 즐비하다.

 

초소에서 남쪽으로 50미터쯤 앞에 환산성제1보루가 있다. 이곳에도 옥천군과 옥천향토사연구회에서 세운 빗돌이 서 있다.

하산은 산불감시초소에서 남서쪽 사면을 따라 이어진다. 지그재그로 난 길 따라 15분 내려서면 날머리 황골이다.

 

◈서낭당-(0:51)-이정표있는주능선-(0:13)-정상-(0:20)-4보루-(0:03)-삼거리하산길-(0:22)-3보루-(0:40)-산불감시초소-(0:15)-황골

 

※휴식없이 2시간 44분 걸린다.

 

◈1/25,000 지형도: 옥천(沃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