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남양주 수종사
입력시간 : 2006.12.27 18:27
- 눈이 내리는 한가로운 주말,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설경과 함께 겨울을 즐길만한 곳이 있다. 수종사가 있는 남양주를 찾아가 보자.
-
한강을 옆에 두고, 춘천가는 길을 따라 가다보면 두물머리에 다다른다. 맑은 아침 해 뜨는 시각에 맞춰 서두른다면 두물머리 주변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감상할 수 있다. 이곳의 명물인 오래된 느티나무와 한강, 그리고 강변에 떠 있는 나룻배를 배경으로 쌀쌀한 겨울 이른 아침부터 사진촬영을 하러 사람들로 분주하다.
두물머리의 일출과 물안개를 감상한 다음엔, 양수대교를 건너 수종사로 향한다. 수종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5교구 본사인 봉선사(奉先寺)의 말사이다. 1458년(세조 4) 세조가 문무백관을 거느리고 나병 치료차 금강산(金剛山)을 다녀오다가, 이수두(二水頭:兩水里)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어 깊은 잠이 들었다. 잠을 청하던 중 한밤중에 종소리에 잠을 깬 왕이 부근을 조사하게 하자, 뜻밖에도 바위굴이 있고, 그 굴속에서 18나한(羅漢)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런데 굴속에서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마치 종소리처럼 울려나왔기 때문에 이곳에 절을 짓고 수종사라고 하였다는 유래가 전해진다. 그 후 조선 후기에 고종이 사찰을 중수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차량으로 수종사에 오르려면 수종사 직전 불이문 주변까지 포장된 길을 통해 닿을 수 있으나, 길이 다소 가파른 관계로 눈이 온 뒤에는 등산로 입구 주차장에 두고 걸어 오르는 편이 좋다. 쉬엄쉬엄 도보로 오르면서 모처럼 상쾌한 공기도 마시고 등 뒤에 펼쳐지기 시작하는 한강의 조망도 감상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이곳에는 다른 사찰과는 다르게 일주문 대신 불이문이 있고, 천왕문은 없다. 불이문을 지나 소박하게 쌓아놓은 석축을 왼편에 둔, 좁은 길을 따라가다 돌계단을 오르면 수종사에 이른다. 수종사는 그리 크지 않다. 산신각, 약사전, 대웅보전, 종루, 석탑 등 사찰에 꼭 있어야 할 최소의 건물군으로 경내가 구성되어 있다. 대웅보전을 돌아 아래편에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 볼일을 해결해야 하는 ‘해우소’가 있어, 여기에서 전통사찰의 뒷간을 체험해 볼 수도 있다. 한편, 수종사의 명물로 월출도 빼놓을 수 없다고 하니, 시기가 맞는다면 저녁예불 전 6시경 둥근 보름달을 보고 오는 것도 좋겠다.
수종사 삼정헌 내부에서 바라본 바깥세상
수종사 경내의 명소로 삼정헌(三鼎軒)이란 무료다실이 있다. 운길산을 오르는 이들이 필수코스로 들르는 곳으로, 점심시간 직후 한창 시간엔 길손 중 누구도 자리가 나기를 기다렸다 마시는 여유를 마다하지 않는다. 신발을 벗고 삼정헌 내부에 들어서면 오후의 한가로운 햇살이 가득하다. 빈 자리를 찾아 앉으면 통유리 너머로 서거정이 감탄하고 갔다는 동방가람 중 제일의 경치, 한강의 풍광이 펼쳐진다. 이곳에서는 팽주(烹主·차를 다려 따라주는 사람)보살로부터 차를 다리고 마시는 법을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히 배울 수도 있다. 한반도 다도문화의 시조 초의선사와 그를 흠모했던 추사 김정희, 다산 정약용 역시 이곳 수종사의 샘물로 차를 즐겼다고 하니, 한편으로는 차 문화에 대한 수종사만의 자부심이 느껴지기도 한다. 나오기 전 사용한 다기는 반드시 씻어두고, 수종사를 찾은 이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녹차이지만 여유가 있다면 입구에 놓여진 시주함에 시주하는 것도 잊지 말자.
따뜻한 녹차 한잔 그리고 통유리로 들어오는 햇살에 몸을 녹인 다음, 다실 밖으로 나와 삼정헌 옆 전망공간에서 두물머리와 주변의 산들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도 해본다. 이와 함께 대웅보전 주변의 종루와 8각 5층석탑도 둘러보고 내려온다.
수종사 내 종각
수종사에 다녀오는 동안 출출해진 뱃속을 겨울의 별미 동치미국수와 김치만두로 든든히 채울 수 있다. 수종사에서 양수리 반대 방면, 즉 영화촬영소로 가는 길목 왼편에 동치미국수집이 보인다. 국수와 함께 손님의 수와 양에 정확히 맞춰 나오는 정갈한 동치미도 이곳 식당의 자랑이다. 동치미를 별도로 사거나 싸 사 가져갈 수는 없으나, 맛있는 김치를 더 주는 인심은 넉넉하니 아쉽더라도 식당에서만이라도 겨울의 별미를 양껏 즐기고 가자.
종합촬영소 내 취화선 세트장
국수를 먹은 뒤 오던 길을 따라 계속 올라가면 남양주종합촬영소에 이른다. 공동경비구역JSA를 촬영한 판문점 세트장, 한양의 저잣거리를 재현해 놓았다는 취화선 세트장, 형사를 촬영한 야외세트장을 둘러보고 내려오면 영상지원관에서 몸을 녹이며 다양한 실내세트장을 관람할 수 있다. 영상지원관 1층에서는 영화 전반에 대한 소개가 있는 영화문화관, 영상원리체험관, 폴리녹음체험관과 소품실 등을 둘러볼 수 있고, 2층에는 원더풀데이즈를 촬영한 미니어처 체험전시관이 이채롭다. 촬영소 홈페이지(http://nsc.kofic.or.kr)를 참고한다면 평일 1회(13:30), 일요일 및 공휴일 2회(13:00, 15:00) 최신 우리영화를 무료로 관람할 수도 있다.
종합촬영소 내 판문점 세트장
돌아오는 길에 여유가 있다면 여유당(與猶堂)의 다산유적지도 들러보자. 이곳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 유배에서 돌아와 만년을 보내며 여유당전서를 집필한 곳으로 이후 추사 김정희 선생이 정약용의 아들인 정학연, 정학유 형제들과 교류하며 다녀갔던 곳이기도 하다. 능내리 팔당 호숫가에 자리잡아 조선 양택(陽宅) 중 으뜸이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명당자리인 곳이니 주변산세와 강을 한번 세심히 관찰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
▒ 여행정보 ▒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경기도 남양주시 (http://www.nyj.go.kr)
- 남양주 종합촬영소 (http://nsc.kofic.or.kr)○ 문의전화
- 남양주시청 문화관광과 031)590-4244
- 수종사 종무소 031)576-8411○ 대중교통 정보
[ 철도 ]
- 지하철 1호선(덕소행)-덕소역 하차-양서면, 대성리행 버스(30분 소요)
[ 버스 ]
- 청량리역(양수리행 2228, 8번), 강변역(2000-1번)-진중삼거리 검문소 하차-마을버스(2시간 간격)-166-1번(30분간격)-수종사○ 자가운전 정보
[서울-남양주]
- 올림픽대로-미사리-팔당대교-6번국도(양수리방향)-양수대교앞(45번국도, 대성리종합촬영소 방향)-검문소 앞-송촌리에서 우회전-금남교(신당재)-수종사○ 숙박정보
- 뉴타운장여관 : 금곡동 국민은행 맞은편, 031)592-7140
- 가람여관 : 종합촬영소 입구, 031)576-9334○ 식당정보
- 죽여주는 동치미국수 : 수종사 근처 연세중학교 앞, 동치미국수찐만두, , 031)576-4070
- 라리아 : 양근대교에서 양수리 쪽 남한강변을 따라 8분 정도 이동후 우측(강쪽)에 위치, 라리아코스해물 스파게티, 031)774-9717
- 봉주르 : 팔당댐방면 팔당댐 45번 국도 우측에 위치, 항아리수제비비빔밥기타 파전류, 031)576-7711○ 축제 및 행사정보
- 다산문화제, 실학축전 : 매년 10월 중순경 3일간, 031)527-7105
(www.silhakfestival.com)
- 몽골민속예술공연 : 매년 3월부터 10월말까지, 031)590-2793○ 이색체험 정보 : 몽골문화촌 (몽고 관련 야외전시물과 풍습, 의복, 전통악기, 장신구 등 전시, 몽고음식 체험 등) 031)590-2793
○ 주변 볼거리 : 다산유적지, 홍유릉, 봉선사, 서울스키리조트, 스타힐리조트
'정보 > 여행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남해 12경 (0) | 2007.02.07 |
---|---|
[스크랩] [지도 들고 찾아가는 겨울철 남해안] 거제 (0) | 2007.01.28 |
[스크랩] [지도 들고 찾아가는 겨울철 남해안] 통영 (0) | 2007.01.28 |
[스크랩] [지도 들고 찾아가는 겨울철 남해안] 사천·고성 (0) | 2007.01.28 |
[스크랩] [지도 들고 찾아가는 겨울철 남해안] 남해 (0) | 2007.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