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행/지정명산

"역시, 소백산의 칼바람은 …!"

약초2 2011. 1. 17. 14:20

 

944번째 산행이야기

소백산 다섯 번째 이야기

 

「역시, 소백산의 칼바람은 …!」

 

1.산행날짜: 2011년 1월 16일(일요일)

2.산행날씨: 맑고 청명함. 정상부-칼바람

3.참가인원: 새싹산악회 789회 정기산행 33명

 

 

 

산행지도(어의곡리에서 비로봉을 거쳐 천동리로 하산했다)

 

 

4.산행코스: 어의곡리→비로봉→천동리

 

5.산행시간

-07:05 건대입구역 발

-07:45 상일동 발

-10:15 어의곡리(새밭계곡) 발(산행시작)

-12:00 주능선 삼거리

-14:55 천동리(주차장) 착 산행종료(4시간 40분 산행함)

-16:10 주차장 발(식당으로 이동)

-17:15 고수동굴 앞 식당에서 점심 먹고 발

-19:31 상일동

-20:25 귀가

 

 

 

새싹산악회 회원님들의 단체사진

 

 

어의곡리 탐방센타에 걸려있는 온도계(현재 기온이 영하 18도이지만 무척 포근하다)

 

 

6.산행후기

 

역시, 소백산의 칼바람은 …!

 

글쓴이가 소백산 칼바람을 처음 경험할 때의 기억이 너무나 생생하다.

 

2000.01.29일 무박산행으로 그때도 새싹산악회에 참석했었는데 그날 친구의 집들이에 초대받아 친구 집에서 저녁을 먹고 초저녁 술도 제법 먹고 산행에 참석했었다.

 

새벽 4시 20분에 산행들머리인 삼가리(경북 영주시 풍기읍)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했는데 초저녁 먹은 술이 덜 깨서 비몽사몽하며 올라가는데 어찌된일인지 계속 제자리를 맴도는 것이다. 이미 다른 회원님들은 벌써 올라갔는데 계속 제자리를 맴돌고 있었던 것이다. 아직 술이 덜 깨서 그런가 보다 하고 한 번 더 그러면 민박집에서 자고 해가 뜨면 올라가겠다고 마음을 먹고는 정신을 제대로 차리며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올라갔다. 그날 삼가리에는 바닥에 살짝 눈이 있을 뿐이어서 앞 서 올라간 회원님들의 발자국이 보이지가 않았었다.

 

결국 링반데롱을 경험하고 세 번째 만에 성공하여 달밭재에 올라서서 비로봉을 향했다. 선두와 차이가 많이 나서 쉬지 않고 계속 올라갔다.

 

비로봉을 코앞에 두고 앞에서 김지영씨가 나타난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왜, 이쪽으로 내려오십니까?」 라고 물어보니 바람이 너무 세서 갈 수가 없어서 하산하려고 한다는 예기를 한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비로봉, 국망봉을 거쳐 구인사로 넘어가야 하는데 이곳에서 하산하면 안된다고 해서 같이 올라가자고 하며 같이 주능선에 올라섰다.

 

과연, 김지영씨의 말대로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몸을 가눌 수가 없을 정도이다. 몸이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고…. 엄청난 바람에 가냘픈 글쓴이의 몸이 마구 날아간다. 겨우 겨우 밧줄을 잡아가며 국망봉을 향해 내려갔던 일이 생각난다.

 

두 번째 소백산 칼바람은 다음 해(2001.12.16) 였는데 그때는 일 년 전의 악몽을 떠 올리며 준비를 잘 한 관계로 무사히 넘겼었다. 그리고는 이번에 세 번째 칼바람을 맞이했다.

 

 

작년 말에 올 해 산행지를 계획할 때 소백산의 칼바람이 무서워(?) 많이 망설였는데 대장님과 총무님의 적극적인 추천도 있고, 설화(雪花) 본지도 꽤 돼서 준비 만 잘 하고 가면 문제가 없겠다 싶어 적극 동조를 하여 소백산을 1월의 정기산행으로 잡았었다.

 

 

드디어 소백산 정기산행일이 되었다. 그런데 금요일부터 시작된 강추위가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다. 역시 일부 회원님들이 강추위에 몸을 사리기 시작하여(불참하게 되어) 만 차를 기록하지 못하고 33명의 회원님들을 모시고 출발했다.

산행들머리인 어의곡리(충북 단양군 가곡면)에 10시 11분에 도착했다. 이미 도착한 다른 산악회에서 온 많은 등산객들로 어수선하다.

 

곧바로 산행에 들어갔다. 조금 진행하다가 탐방지원센타를 100여m 앞두고 단체사진을 촬영했다. 곧바로 나타난 탐방지원센타에 걸려 있는 온도계를 확인하니 영하18도를 가리킨다. 그런데 햇볕이 내리쬐고 바람이 불지 않아서 무척 포근하다. 칼바람 운운했던 것은 기우였나 보다.

 

119푯말 05-01지점을 지나간다(10:34). 9분 후에 05-02지점(해발580m)을 지나고, 다시 10분 후에 05-03지점(해발 650m)을 지나간다.

 

그렇게 차례로 10분 간격으로 05-04(해발 750m), 05-05(890m)을 지나간다(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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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완만한 오름길을 얼마간 올라가니 이정표(←어의곡 3.0km, 비로봉 2.1km→)가 나타난다. 이곳에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된다. 이곳에서 능선이 우측으로 꺽인다. 이제부터는 지능선으로 이어지는 구간이다. 쭉 뻗은 나무들의 도열을 받으며 눈길 등산로를 밟으며 올라간다.

 

4분 후에 119푯말 05-06지점(해발 1080m)을 지난다. 이제 해발 1000m가 넘어서인지 조금씩 눈꽃이 보이기 시작한다. 다시 10분 후에 05-07지점(해발1170m)을 지나면서 좌측으로 국망봉~상월봉~신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잘 보이면서 속이 후련해진다.

 

3분 후에 이정표(←어의곡 3.6km, 비로봉 1.5km→, 초암사 7.6km→, 희방사 8.2km→, 죽령탐방지원센터 13.0km→)가 나타난다.

 

이어 8분을 더 진행하니 05-08지점(해발 1210m)이 나타난다. 파란하늘에 눈꽃이 멋지다. 눈꽃의 가지가 가늘어서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멋지다.

 

다시 9분을 진행하니 05-09지점(해발 1310m)이다. 이제 주능선이 코앞이라 잠시 배낭을 내려놓고 소백산 칼바람 맞을 준비를 한다. 지금까지는 포근하고 바람이 전혀 없어 쉽게 여기까지 올라왔지만 그래도 소백산 아닌가?

배낭에서 바라클라바를 꺼내 얼굴에 뒤집어 쓴다. 안경이 신경 쓰이지만 무시하고 진행한다.

 

「짜잔~!」

 

주능선의 넓은 평지에 들어선다. 갑자기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다.

 

「으~!」 장난이 아니다. 점점 바람이 세게 불어온다. 그나마 순풍이라 빠른 걸음으로 진행을 한다. 안경에 성애가 끼어 앞이 보이지가 않는다. 안경을 머리위로 올리고 진행을 한다. 그나마 주능선 분기점까지는(비로봉 정상을 400m 앞 둔 지점)까지는 무난하게 도착했다.

 

이곳 분기점에는 이정표(←어의곡 4.7km, ↑국망봉 2.7km, 비로봉 0.4km→)가 설치되어 있다. 이곳에서 바위사이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 끼어 있으니 바람을 피할 수가 있었다. 안경을 벗어 배낭에 집어넣고 잠시 쉬다가 비로봉 정상을 향해 올라간다.

 

「쌔에에엥~, 쌩~!」울려대는 바람소리! 엄청난 칼바람에 몸이 좌우로 막 흔들린다. 그렇잖아도 이미 얼굴은 앞전에 피곤해서 입술 주위가 온통 상처투성인데…. 걱정이 태산 같다. 그러나 걱정은 걱정이고 당장 이 칼바람을 뚫고 나가야한다. 사투를 벌이며 비로봉 정상에 도착했다.

 

 

 

소백산 비로봉에 오른 새싹산악회 회원님 정상을 밟은 회원님보다 혹독한 칼바람을 이겨내고 사진을 촬영한 방빼님이 더욱 더 위대하다.(방빼님 작품)

 

 

 

바람을 막고 있는 정상 돌탑에 기대고 앉아 잠시 바람을 피한다. 배낭 속에 있던 겉옷을 입으려고 옷을 꺼내 입는데 겹쳐 입으려니 지퍼가 올라가지 않아 장갑을 벗어 지퍼를 올린다.

 

장갑을 벗은 시간이 불과 1~2분 내외인데 어느새 손이 얼어버렸다. 급히 장갑 하나를 더 꺼내 손에 끼었지만 이미 얼어버린 손은 감각이 없다. 손이 떨리니 온 몸이 떨리기 시작한다. 동시에 발도 시립다. 손발이 시리니 이거 정말 미치겠다.

결국은 얼른 하산하는 수밖에 없다.

 

돌탑에서 빠져나와 주목관리소로 향하다 이내 다시 돌탑으로 돌아온다. 칼바람에 질려 버린 것이다. 다시 5분여를 기다리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입을 악다물고 다시 돌탑에서 나와 주목관리소로 향한다.

 

칼바람이 온 몸에 부딪친다. 맞바람이라 소백산 올라올 때보다 더 괴롭다. 몇 발자국 내려가다가 몸을 돌려 잠시 밧줄에 매달리고, 다시 몇 발자국 내려가다가 몸을 돌려 맞바람을 잠시 피해 서 있는다. 다른 사람들은 잘 만 내려간다.

 

「왜 나만 힘들까?」

「진정 내 몸이 그렇게 약한 것일까?」

「내 입술은?」

 

괴성을 질러본다.

「으~아~악!」

 

다시 한 번 큰 소리를 질러본다.

「야~~~~~~~아~~~~~~아!」

 

소리를 지르고 나서 안경을 벗고 있어서 바닥이 잘 보이지가 않지만 뛰어 내려간다. 주목관리소 삼거리이다. 우측으로 내려가 주목관리소에 도착하니 그야말로 살 것 같다.

 

 

 

천동쉼터(방빼님 작품)

 

 

소백산교에서의 기념촬영(선유도님 작품)

 

 

비로소 한 숨을 쉬고 있는데 바로 옆에 전재윤고문님이 계신다. 인사를 나누니 「아까 정상에서 봤는데…」

정상에서 안경을 안 쓰고 있어서 누구인지 못 알아봤던 것이다.

 

이곳 주목관리소에서 15분 정도 쉰 것 같다. 이제 손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사이 도승고문님, 오활근사장님이 도착을 했다. 이제 하산을 하려고 주목관리소에서 빠져나와 다시 올라간다.

 

다시 칼바람이 불어대기 시작하지만 짧은 거리의 칼바람이라 버틸 만 했다. 이내 천동리 갈림길이 나온다. 이정표(←희방1주차장 7.4km, ←죽령주차장 10.7km, ↑천동쉼터 1.7km, ↑천동주차장 6.2km, 비로봉 0.6km→)가 세워져 있다.

 

볼 것 없이 천동리로 하산을 한다. 이제 칼바람이 불지 않는다. 안전지대에 접어든 것이다. 이제 숨도 제대로 쉬어 가면서 내려간다. 뒤 따라 내려오던 도승고문님이 쉬었다 가지고 예기를 한다. 샘터에서 자리를 잡는다. 이곳에도 이정표(←천동 4.8km, 비로봉 2.0km→, 초암사 9.6km→)가 설치되어 있다.

 

샘터에서 이미 다른 분들도 라면을 먹고 있다. 우리팀도 오사장님의 수고 덕에 라면을 맛있게 먹었다. 그런데 마지막에 관리공단직원이 나타나 잠시 소란이 있었다.

 

배 속에 따뜻한 라면이 들어가니 그야말로 파란하늘이 더 파란게 잘 보인다. 날씨가 엄청 포근하다. 칼바람을 언제 맞았냐는 듯이 몸 상태가 무척 좋아 날아갈 것 같다.

 

천동쉼터를 지나고, 천동리 3.4km 남았다는 이정표를 지난다. 이곳이 비로봉(3.4km)과의 중간지점이다. 천동쉼터에서 1.1km 지난 지점이다.

 

소백산북부사무소 탐방지원센터를 지나고, 소백산교를 지나면 다리안폭포입구가 나온다. 이내 주차장에 도착한다. 조금 더 진행하니 버스가 나타난다. 이로써 4시간 40분의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

 

아직도 준비가 소홀해서(칼바람을 대비한 벙어리장갑과 발이 시립지 않은 등산화를 준비했어야 했음) 소백산의 칼바람을 온 몸으로 느꼈던 하루였다.

이제 4번째 칼바람은 정말이지 생략하고 싶다.

 

7.특기사항

소백산 5번째 산행

1996.06.09 / 2000.01.30 / 2001.12.16 / 2005.06.26 / 2011.01.16

 

②날씨가 바람이 불지 않아서 포근했음. 그러나 소백산 주능선 약1.2km구간은 엄청난 칼바람이 불어 대서 무척 힘들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