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3번째 산행이야기
여수 진례산 두 번째 이야기
1.산행날짜: 2008년 4월 5일(토)~6일(일): 무박산행
2.산행날씨: 맑고 화창함
3.참석인원: 새싹산악회 729회 정기산행 44명
4.일정 및 산행코스: 향일암(일출)→오동도→진례산(예비군훈련장[돌고개]→진례산→영취산→흥국사)
5.산행시간
-22:50 상일동 발
-04:40 향일암 주차장 착 / -05:30 발(일출 구경하려 출발)
-06:18 향일암 뒷산 금오산에서 일출 구경
-07:13 향일암 주차장 발
-08:10 오동도 착 / -09:20 발
-10:05 돌고개(진달래축제장) 임시주차장 발(산행시작)
-10:09 시멘트 길
-10:18 흙 길
-10:28 바위전망대
-10:33 갈대밭(02-02지점) 착 / -10:37 발
-10:58 가마봉 착 / -11:02 발
-11:04 헬기장
-11:05 삼거리(우측으로 「우회도로→」표지판 있음)
-11:10 01-05지점
-11:11 철재계단
-11:16~11:24 휴식
-11:31 진례산 정상(헬기장, 산불감시카메라, 진례산등산안내도, 영취산 정상석, 조망 좋음) 착 / -11:33 발
-내림길에 심한 정체로 인해 우회길을 이용
-11:42 넓은 길이 나오면서 침묵계단 나옴
-11:51 봉우재 착 / -12:00 발
-12:09 헬기장(04-03지점)
-12:20 시루봉
-12:27 헬기장
-12:35 헬기장 봉우리
-12:48 영취산(삼각점[광양312, 1996복구], 436.8m봉, 케언, 능선분기점)
-12:52~13:01 휴식
-13:03 봉우리 하나 넘고
-13:06 분기점(우측으로 내려감)
-13:26~13:36 계곡
-13:37 쉼터(05-01지점)
-13:46 우합류지점
-곧바로 다리 건너면 용왕전(샘)이 나오고 원통전이 나옴
-13:50 흥국사
-13:54~14:00 휴식
-14:04 흥국사 매표소(성인 \2,000)
-14:15 도로가 착(산행종료: 4시간 10분 산행함)
-16:01 순천나들목
금오산 일출모습
6.산행후기
찬란한 향일암의 일출,
풍광좋은 오동도 해변,
주홍색 ‘빛의 바다’ 영취산 진달래밭의 추억을 되살리며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지난 2001년 4월 8일 답사한 여수 영취산의 진달래가 생각이 나서 소속산악회의 정기산행으로 잡아 7년 만에 다시 찾았다.
앞전처럼 향일암을 먼저 들려 일출을 보고 오동도의 동백을 보고 영취산 산행에 나섰다.
건대입구역에서 토요일 무박으로 출발하여 신갈에서 내오아빠님이 마지막으로 승차함으로 44인승 버스가 만 차가 되었다. 오랜만에 맛보는 기분 좋은 날이었다.
향일암 주차장에 새벽 4시 40분경에 도착을 했는데 이미 타 산악회 버스들로 주차장은 꽉 차 있었다. 다행히 자리 한 곳이 비워 힘들게 주차를 하고 밖에 나와 보니 새벽 별들이 찬란히 비치고 있어 일출에의 꿈이 부풀었다. 일기예보로는 밤부터 비 예보가 있었기에 더욱 더 별 빛이 그리웠다. 따뜻한 봄날임에도 새벽공기가 차가워 버스 안으로 들어가 잠시 휴식을 취한다.
일부 회원님들은 바쁘게 라면을 끓이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여수지역 일출 예정시간이 6시 9분경이라 5시 30분에 일출을 보려고 향일암을 향한다. 오늘이 음력 삼월 초하루라 보름달의 혜택이 전혀 없는데도 많은 사람들로 인해 그리 어렵지 않게 향일암에 올라간다.
향일암 대웅전 마당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로 북적되고 아직도 어두워서 금오산 정상에서 일출을 보려고 되돌아 나와 금오산 정상으로 올라간다.
금오산 정상 역시 많은 사람들로 북적되지만 그래도 넓은 면적이라 여유있게 일출을 기다리는데 이미 예정시간이 지났는데도 일출은 나올 생각도 하지 않는다.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이런저런 잡다한 생각을 하고 있는데 옆에서 「나온다 나온다」라는 소리에 고개 들어 하늘을 보니 구름 속에서 서서히 해가 빠져나오고 있다. 시계를 보니 6시 18분 경이다.
포기할 뻔 했던 일출의 장관을 보고 나니 기분이 상쾌해졌다.
금오산에서 바라본 거북목 모습
향일암 직전 삼거리(금오산 들머리)에 있는 표지판
서둘러 하산을 하여 주차장에 내려가니 이제 차가 빠져 나오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차들로 빽빽이 들어차있다.
차를 빼는데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아 미리 준비해 간 김밥과 음료를 먹고 기다리다가 어느 정도 차가 빠지자 출발을 했는데(07:13) 얌체 같은 봉고차 덕분에 힘겹게 주차장을 빠져나온다(07:20).
오동도 대형지도
향일암 주차장에서(차들이 얽혀 지체된 시간을 빼고) 50분 걸려 오동도에 도착한다.
대형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서둘러 오동도 답사에 들어간다.
768m의 긴 콘크리트 방파제로 이어진 오동도는 먼 데서 보는 인상과 달리 한 바퀴 돌아볼 만한 운치가 있다. 특히 이국적 분위기의 울창한 숲지대가 압권이다. 총연장이 1,720m 되는, 오로지 숲속으로만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르노라면 동백, 후박, 신이대 등 400여 종의 식물들이 풍성히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중간의 샛길을 따르면 용굴, 코끼리바위 등 해안가 갯바위 지대로 내려가 볼 수도 있다. 거북선과 판옥선 대형 모형도 전시되어 있다.
오동도 답사를 마치고 방파제 입구에 있는 자산공원은(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전망대가 나오는데 전망대에서 여수항과 오동도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동상인 이충무공동상과 충혼탑, 임란수군위령탑, 자산각 등 시설이 있다) 다음엔 꼭 보리라 다짐을 하고 버스에 올라타 오늘의 메인행사인 진례산으로 향한다.
오동도 동백나무
9시 20분에 오동도에서 출발하여 40여 분 걸려 진달래축제 임시 주차장이 개설되어 있는 돌고개 주차장에 도착한다.
시간이 꽤 지체되어 서둘러 출발한다(산행시작 10:05).
산행개념도
진달래는 역설의 꽃이다. 꽃밭은커녕 단 한 송이의 꽃이라도 제대로 피울 수 없을 것 같은 지독한 공해의 공단지대에서, 혹은 맹렬한 화마가 훑고 간 황량한 산록에서 진달래는 유독 널따란 화원을 이루곤 한다. 창녕 화왕산, 마산 무학산, 창원 천주산, 강화 고려산 등 유달리 넓은 진달래밭은 대개 마찬가지의 내력을 가졌다. 이러한 역설의 절정을 보이는 자리가 여수국가산업단지이며, 영취산이다.
심하게 말하면 여수공단 일대는 ‘죽음의 땅’이다. 하늘, 바다 할 것 없이 납, 수은, 카드뮴 같은 중금속과 클로로포름 같은 마취성 공해물질로 심각하게 오염되었다고 한다. 이런 땅에 사람이 산다는 것도, 꽃만 보자면 여리디여린 진달래가 광대한 군락을 이루었다는 것도 경이롭다.
여수공단의 수많은 공장 굴뚝들에서는 쉴새없이 희뿌연 수증기가 뿜어져 나왔다. 흐린 하늘을 배경 삼고서도 그 수증기는 눈이 부실만큼 강렬한 흰 이었다. 굴뚝서는 간혹 벌건 불꽃이 피어오르기도 했다.
역시 영취산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앞전엔 상암초교 쪽에서 시작했는데 이번에 반대쪽에서 시작하지만 온 산이 붉은 진달래밭으로 뒤덮여 있었다.
공해로 큰키나무들 거의가 죽어버린 자리에 진달래는 억새와 더불어 억척같은 생명력으로, 이제는 진달래 축제를 열 정도까지 넓게 번식했다. 여수 사람들은 한국 최대의 진달래군락이라 자랑하는데, 실제로 면적을 재보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싶을 만큼 영취산 진달래 군락은 넓다.
영취산 진달래밭은 정상인 510m봉을 중심으로 불가사리처럼 뻗어 있다. 여수사람들은 정상 서릉에 형성된 군락을 정상군락지, 정상 동릉 상의 길쭉한 암괴인 개구리바위 북사면 일대를 개구리바위 군락지, 그 동쪽 골망재 근처 능선 북사면은 골망재 군락지, 돌고개 근처는 돌고개 군락지, 그리고 정상 남쪽 봉우재에서부터 시작되어 시루봉 정상까지 펼쳐진 진달래밭을 봉우재 군락지라 이름붙이고 곳곳에 안내판도 세워두었다. 능선에 평평하게 군락을 이루거나 아니면 여천공단 시설들이 밀집한 북사면쪽으로 큰 군락들을 이루었다.
제16회 영취산 진달래 축제 마지막 날이기도 한 오늘 너무나 복잡하다. 행사 주 무대를 가로질러 콘크리트 포장도로로 들어선다.
콘크리트 포장도로는 100여m 위의 산제 장소에서 끝난다.
바위전망대에서 바라본 여수국가산업단지 모습
가파른 비탈길을 얼마간 힘겹게 올라가니 큼직한 바윗덩이가 나타나 잠시 조망을 즐긴다. 둥근 정유시설과 거대한 굴뚝, 미로처럼 복잡한 공장시설들과 맞은편 산릉의 붉은 진달래밭을 바라보다 이내 되 내려와 다시 오름길을 올라간다.
산행하면서 처음 맞이하는 군락지의 모습
영취산 진달래 모습
가파른 길이 끝나고 평탄한 능선 위에 다다랐다. 「02-02지점 갈대밭」이라고 스텐 위치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곧바로 진달래꽃밭 가운데로 들어선다.
억새밭이나 바윗덩이들 위 여기저기에 등산객들이 편히 앉아 쉬고 있다. 주변 진달래밭(돌고개 군락지)이 환상이다. 이 맛에 이곳을 찾았지만….
‘아이스케키’ 를 건내준 여행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계속되는 진달래밭을 걸으며 올라간다.
산행시작한지 53분 걸려 첫 봉우리에 도착한다.
북사면의 진달래밭(골망재 군락지)이 환상이라 잠시 내려갔다가 사진 몇 장 찍고 되돌아 올라와 2분을 내려가니 헬기장이다.
골망재 군락지의 진달래
정체는 시작되고...
다시 1분 진행하니 삼거리가 나오는데 「우회도로→」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우회도로→」표지판이 있는 곳에서 5분 진행하니 01-05지점 표지판이 나오고, 이어 곧바로 철재계단이 나오는데 이제 많은 사람들이 정체되기 시작된다. 이제 짜증의 서곡이 시작됐다.
얌전히 차례 지켜 철재계단을 내려오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이곳에도 「우회도로→」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이곳이 개구리바위 혹은 코끼리바위, 기차바위라고도 부르는 곳인데 정체가 특히 심하여 우회로를 낸 것이라 한다.
헤어졌던 일행과 다시 만나 잠시 휴식을 갖고 영취산 정상을 향하는데 다시 길게 줄이 이어진다.
별 수 없이 샛길로, 정상등산로로 해서 영취산 정상에 도착한다(11:31).
영취산 정상 직전에서 바라본 모습
과거 기우제를 지내는 신령스런 자리였던 옛 진례산 정상부는 헬기장과 오랜 군막사, 벙커시설, 무엇보다 산불감시 CCTV가 설치된 철탑이 서서 하늘선을 어지럽히고 있다. 지금은 여수시에서 이름을 바꿔 진례산이 되었지만 아직 정상엔 영취산 정상석이 꿋꿋하게 서 있다. 새롭게 진례산등산안내도도 세워져 있다. 수많은 인파로 북적되고 있는 정상에서 서울님을 만나 함께 시루봉을 향해 내려간다(11:33).
내려가면서 바라 본 서쪽 373m봉~360m봉으로 이어진 능선 위도 진달래빛으로 불그스레하다. 여기 저기 어딜 가도 진달래꽃밭으로 널려있다.
정상 바로 아래의 도솔암쪽 갈림길목에는 간단한 음식을 파는 간이음식점이 있다. 한때 산내 암자가 20개가 넘었다지만 지금은 도솔암 이외엔 없다.
이제 봉우재 내림 길은 정체의 하이라이트이다. 아무리 쳐다봐도 끝이 없이 긴 줄이 이어지고 있다. 마냥 기다리고 있다가는 날 샐 판이다. 다행히 좌측 능선을 쳐다보니 내려갈 수 있겠다 싶어 희미한 족적이 있는 샛길을 따라 내려간다. 몇 사람도 따라 내려온다.
8분여를 우회하여 내려오니 넓은 길이 나오고 이어 긴 침묵계단길에 들어선다(11:42).
이제 줄도 서지 않고 편안하게 긴 침묵계단길을 따라 내려간다.
봉우재에 도착한다(11:51). 헤어졌던 일행을 기다리려고 잠시 그늘에서 10여 분을 휴식해도 나타나지 않아 앞전 산행때도 심하게 정체되어 시루봉을 못가고 봉우재에서 흥국사로 하산했던 기억이 떠올라 오늘은 시루봉을 꼭 답사하야겠다는 마음으로 봉우재에서 시루봉을 향해 올라간다.
무진장 복잡한 봉우재와 근처엔 때마침 활짝 핀 벚꽃이 그나마 위안을 준다. 봉우재에서부터 곧바로 시루봉 진달래 군락지가 시작된다.
곧게 시루봉 정상을 향해 난 등산로는 급경사이면서 여기저기 바윗덩이들이 진달래밭 조망대로 서 있다.
봉우재에서 8분을 올라가니 헬기장이 나온다(12:09).
이제는 끝났지 싶었던 정체가 이곳도 심한 정체로 몸살을 앓고 있다. 별수 없이 다시 샛길로 올라간다.
샛길(바윗길)로 해서 수십 명이 앉아도 괜찮을 것 같아 뵈는 널찍한 암반 위에 올라서니 영취산 동릉 풍광이 멋지다. 개구리바위는 개구리가 아니라 전설속의 거대 동물 형상으로 섰고 그 옆으로 편안한 굴곡의 능선이 뻗었다.
「영취산 시루봉(418.7m)」이란 팻말이 선 정상부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된다. 겨우 정상 사진 한 장 건진 후에 발걸음을 돌린다.
내려가다 바라 본 시루봉 서릉의 진달래꽃밭은 눈부신 분홍빛 바다를 이루었다. 사람들은 바위 위에서, 혹은 억새밭 사이에 앉아 진달래 풍치를 감상하고 있다.
영취산 시루봉 정상 모습
시루봉에서 바라본 조망
시루봉과 진달래
시루봉 정상에서 7분을 진행하니 헬기장이 나오고, 다시 5분을 더 진행하니 헬기장 봉우리가 나타난다(12:35).
이젠 정체가 사라졌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교행을 하지만 그리 심하진 않아서 다행이다.
잠시 지루한 능선길을 13분 진행하니 케언들이 나타난다. 곧바로 삼각점(광양312, 1996재설)이 나타난다. 436.8m봉이라고 쓰여있는 쓰러진 표지판도 목격된다. 위치표지판에는 「04-02 정상」이라고 쓰여 있다. 그러니까 이곳이 영취산 정상인가 보다.
이곳에서 헤어졌던 일행과 다시 만난다. 분기점인 이곳에서 직진하면 사근치(자내리고개)를 거쳐 호랑산으로 이어지고 우측으로 내려가면 흥국사로 가는 길이기에 우측으로 내려가다 잠시 휴식을 한다(12:52~13:01).
휴식을 마치고 조금 걸으니 다시 오름길이다. 힘겹게 봉우리 하나 넘어서고(13:03), 3분 진행하니 바위가 나타나는데 우측으로 많은 표지기들이 붙어 있다. 우측으로 내려간다.
우측으로 급경사를 내려가다 좌측의 사면길로 진행하는데 너덜지대가 나타난다. 너덜지대는 길게 이어진다.
등산화를 잘못 구입하여(인터넷으로 구입) 아픈 발걸음으로 힘겹게 너덜지대를 진행한다. 너덜지대가 끝났다 싶더니만 이내 다시 너덜이 나타나 다시 길게 이어진다. 좌측 사면길로 길게 이어지다 곧바로 급경사를 내려가고 이내 다시 좌측으로 사면길이 이어지고 다시 곧바로 급경사를 내려가는 식으로 내려간다.
분기점에서 급하게 20여 분을 내려가니 계곡이 나타난다. 아직은 차가운 계곡수이지만 잠시나마 아픈 다리 편안하게 해주려 다리를 씻고(13:26~13:36) 이내 계곡을 넘어서니 넓은 길이 나온다. 「쉼터 05-01」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흥국사 대웅전
넓은 길 따라 9분 진행하니 우합류길이 나오고(13:46), 곧바로 다리 건너니 왼쪽에 용왕각이란 전각이 서 있다. 물맛이 그렇듯 뛰어나게 좋은가. 이렇게 크게 전각을 씌워 보호하고 있는 샘물은 처음이다.
늦은 햇살을 받은 원통전의 빛바랜 기둥과 툇마루에는 채 흐르지 않은 시간이 여울물 고여 맴돌듯 맴돌고 있다. 대웅전 옆엔 주먹만큼 큼직하여 외려 소박한 목련이 흐드러졌다. 그뿐, 흥국사의 오랜 당우들은 진달래의 농염함을 단 한 점도 뵈지 않게 가리고 섰다. 그 길고 넓던 진달래능선은 어디로 숨어버린 것인가.
4월 초의 영취산엔 진달래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신록도, 오랜 옛 절의 푸근함도 있거니와 벚꽃의 화사함도 만만찮다. 사천왕문, 멋지게 휜 장송이 옹위하고 있는 부도군 지나 일주문에 이르기까지 줄을 이은 벚나무 고목들에서 벚꽃들이 난분분 난분분 흩날리고 있다.
흥국사 매표소를 지나 포장도로를 9분 진행하니 버스가 보인다. 4시간 10분의 긴(사람들의 정체에 시달려) 산행을 마친다.
늦은 점심을 먹고 15시 10분에 귀경길에 오른다.
순천나들목(16:01)을 이용하여 고속국도를 질주한다.
서울에 도착하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22:40분 경).
앞전에 다녀온 곳이어서 다소 흥분은 떨어지지만 그래도 행복한 하루였다.
◆산행 길잡이
축제행사장~개구리바위~정상~봉우재~흥국사가 가장 권할만한 코스
영취산엔 능선, 계곡 곳곳으로 많은 갈래길이 나 있지만, 널찍한 주등산로는 크게 보아 정상~봉우재~흥국사, 정상~축제 행사장, 정상~봉우재~상암동, 정상~봉우재~시루봉~사근치의 네 가닥이다. 진달래꽃밭 구경이 주목적인 나들이객들은 주로 흥국사나 상암동쪽에서 가벼운 차림으로 봉우재로 올라 봉우재 군락지만 보고 발길을 되돌린다. 상암동 길은 문화재 관람료를 내지 않아도 되기에 단체 안내산행객들이 특히 많이 애용한다.
상암동 방면에서의 기점은 두 군데 원상암 마을과 상암초교가 있는 ?마을이다(개념도). 이중 원상암 마을에서 올라가면 행사장~봉우재 간 임도를 만나며, 개구리바위쪽의 능선으로 올라붙을 수도 있다.
진달래도 보고 산행도 좀 제대로 해보려는 사람들은 축제 행사장~정상~봉우재~시루봉~사근치에 이어 멀리 호랑산까지도 간다. 그러나 이렇게 가면 흥국사를 볼 수 없다. 영취산 초행자라면 시루봉 서릉의, 역광을 받은 진달래밭까지 보고서 다시 봉우재로 내려와 흥국사로 이어가는 여정이 가장 권할 만하다(흥국사쪽으로 들어가려면 문화재관람료 2,000원을 내야 한다).
영취산은 똑 떼어낸 듯, 도로로 빙 둘러싸여 있다. 넓은 대로인 17번국도, 77번국도, 그리고 여천선 철로를 따라 나란히 낸 공단도로가 그것으로, 이들 도로변 여러 곳에 영취산 등산로 입구임을 알려주는 팻말이 서 있다. 날씨만 맑다면 이중 어느 지점을 잡아 올라도 길 잃을 염려가 없다. 다만 사근치쪽은 주로 하산지점으로 애용된다.
진달래 축제기간 중의 주말엔 날씨가 맑아 사람들이 많이 몰리면 흥국사와 축제 행사장 일대는 주차가 좀 어렵다. 상암동 방면은 상암초교를 임시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상대적으로 이용자가 적어 주차장 사정이 좀 나은 편이다.
상암초교에 주차 후 300m쯤 여수시내 방향으로 걸어 내려가면 등산로 입구 팻말이 나온다. 이 팻말이 선 마을길을 따라 들어가면, 진달래철에는 ?마을에서 천막 치고 운영하는 간이음식점이 서 있다. 그 앞을 지나 전신주만 따라 주욱 올라가면 봉우재에 다다른다.
어디서 오르든 정상까지 거리는 3.5~4km이며, 천천히 진달래 구경하면서 오른다고 해도 3시간이면 충분하며, 산중에서 점심 먹고 하산까지 감안해도 총 산행 시간은 5시간 정도다.
하산 후 차를 둔 곳까지는 택시를 이용한다. 여천콜 061-682-0066, 685-7877. 061-681-4545번은 통화 연결이 빨리 되는 대신 콜비 1,000원을 더 받는다. 흥국사~축제 행사장 4,000원. 관광객들이 주로 단체 버스로 오기에 진달래 축제 때도 대개 택시에 여유가 있다고 한다.
영취산 진달래가 만발할 무렵이면 흥국사 벚꽃도 만개한다. 흥국사 드는 입구인 중흥동 마을의 중흥초교 담장을 따라 늘어선 벚나무 고목들의 벚꽃 풍치도 괜찮다. 흥국사 매표소 바깥의 도로변과 저수지 가에는 산장이라 이름한 음식점과 민박집들이 즐비하다.
축제 행사장에서 봉우재 지나 상암동까지 콘크리트로 포장된 임도가 나 있다. 다만 진달래축제 기간 중 일반차량 통행은 금지된다.
영취산진달래축제위원회 전화 061-691-3104 www.jindalrae.or.kr
◆교통
서울 용산역 발 여수역 행 전라선 무궁화호·새마을호 열차 약 1시간 간격(06:50~22:50)으로 하루 14회 운행. 주말 운임 새마을호 38,800원, 무궁화호 26,400원. 여수역 발 용산 행 막차 22:20.
서울~여수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40분~1시간 간격 운행(06:00~23:20). 5시간20분 소요. 요금 20,600원, 우등 30,600원. 거의가 우등고속임. 여수터미널에서 출발한 고속버스는 여천 시외버스터미널을 경유해 서울로 감. 여수 시외버스터미널 061-623-1877ㆍ여천 시외버스터미널 061-682-4666.
드라이브 코스 서울 서부권에서는 경부고속국도나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호남고속국도→순천 나들목→여수행 17번 국도의 순서로 찾아간다. 서울 동부권은 중부고속국도→대진고속국도(대전-통영간)→진주 분기점→남해고속국도→순천 나들목의 순서로 찾아가면 빠르다.
서울~여수(항공)=매일 9회 운항. 여수공항 061-683-7997.
◆숙박
구 여천시가지 가운데 자리한 여수시 제1청사 주변에 깨끗한 모텔들이 밀집해 있다. 3월29일~4월1일의 진달래 축제기간 중에도 1박에 30,000원으로 깨끗한 방을 잡을 수 있었다.
◆맛집
여수의 하고많은 음식점 중 그래도 외지인들에게 부끄럽지 않을 만한 곳으로 여수 토박이들이 소개하는 곳으로는 람바다횟집(061-686-2401), 칠공주장어탕집(663-1500), 구백식당(662-0900), 갯마을장어집(643-2477), 한정식집 한일식당(654-0091), 서대회 무침 전문 삼학집(662-0261), 새조개 샤브샤브로 이름난 광장실내마차식당(652-1201) 등이다. 여수의 명물인 돌산갓김치의 모든 것을 보려면 돌산갓 영농체험장(061-644-0636)을 찾는다. 여수시청 관광문화과 마케팅계 061-690-2224.
◆사찰
흥국사
때가 봄이라면 문화재 관람료가 아깝지 않다
흥국사는 1195년 보조국사 지눌이 창건했다. ‘전형적인 비보사찰로서 호국 사상이 창사의 사상적 배경’이라고들 말하지만, 흥국사가 발행한 서적 <호국의 성지 흥국사>에서는 ‘흥국의 국(國), 곧 나라는 국가라기보다는 불국토’라 설명한다. 그러나 흥국사는 임진왜란 때 승군 가운데 의승수군(義僧水軍)의 본부로서 호국의 역할에도 충실했음을 또한 이 책자는 전하고 있다.
천년고찰인 만큼 흥국사는 산에 비해 절의 규모가 큰 편이며, 오랜 유물과 어울린 주변 수림이 볼만하다. 영산회상도(보물 제578호)를 가진 대웅전(보물 제396호)을 중심으로 응진전, 나한전, 원통전 등의 오랜 당우들이 배치돼 있으며, 당우들마다 안에 또한 귀중한 문화재들을 품어 안고 있다.
일주문 바깥의 계곡엔 순천 선암사의 승선교와 견주어지는 빼어난 작품성을 지닌 홍교(보물 제563호)가 걸쳐져 있는 등, 진달래와 벚꽃 풍치마저 곁들일 수 있는 봄의 흥국사만큼은 문화재 관람료 2,000원이 그리 아깝지 않은 절이다.
◆명소
오동도·진남관·향일암
세 명소 경유하는 시티투어버스 연중 운행
여수의 대표적 명소는 오동도, 진남관, 향일암 등으로, 이들 명소를 두루 꿰는 시티투어버스가 올 3월28일부터 운행하고 있다(오동관광 전화 061-666-1201-3). 아침 10시에 여수역을 떠나 여러 명소를 돈 뒤 여수수산시장까지 들른 다음 오후 5시 여수역으로 돌아온다(요금 3,000원).
향일암은 우리나라에서 일출 풍경이 가장 뛰어나다는 해안 절벽 위의 사찰이다. 이름의 의미 자체가 해를 향해 있다는 향일암(向日庵)이다. 낙산사 홍련암, 남해 금산 보리암, 강화 보문사와 함께 한국의 4대 관음기도처 중 하나다. 돌산대교를 건너 돌산도 동쪽 해안도로를 따라 끝까지 달려 내려가면 향일암이 있는 임포 마을에 이른다. 포구 끝까지 들어가서 사설 주차장에 주차한 뒤 가파른 둔덕길로 오르노라면 처가집모텔·식당 맞은편으로 향일암으로 이어지는 긴 돌계단길이 있다.
향일암 대웅전 앞 난간에 서면 절로 탄성이 튀어나온다. 발 아래로 높이 150m의 급경사 절벽을 이루어 흡사 바다 위에 떠올라 내려다보는 것 같은 쾌감이 시원한 바람과 함께 엄습해오기 때문이다. 향일암 뒤쪽의 바위 절벽 사이에 암자가 두 동 더 있다. 그 중 원효대사가 수도했다는 관음전 앞에서 보는 바다 풍경이 향일암에서도 으뜸이다.
768m의 긴 콘크리트 방파제로 이어진 오동도는 먼 데서 보는 인상과 달리 한 바퀴 돌아볼 만한 운치가 있다. 특히 이국적 분위기의 울창한 숲지대가 압권이다. 총연장이 1,720m 되는, 오로지 숲속으로만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르노라면 동백, 후박, 신이대 등 400여 종의 식물들이 풍성히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중간의 샛길을 따르면 용굴, 코끼리바위 등 해안가 갯바위 지대로 내려가 볼 수도 있다. 거북선과 판옥선 대형 모형이 전시된 광장 옆 바닷가엔 횟집거리가 조성돼 있다.
진남관은 전라좌수영의 본영이었던 곳(국보 제304호)으로, 그 웅대하고도 시원스런 분위기는 다른 고건축물에서는 쉽사리 느끼기 어려운, 75칸의 거대한 객사다.
◆지명
'흥국사 뒤 439m 봉이 영취산'
고문헌 기록을 빌면 진례산이 맞지만…
국토지리정보원 발행 지형도 상에는 510m봉을 영취산이라 표기해두고 있다. 그러나 1989년 흥국사가 발행한 안내책자는 ‘신증동국여지승람, 동국문헌비고 등 여러 고문헌에서의 언급으로 보아 현재 도솔암이 자리하고 있는 510m봉은 진례산(進禮山)이며, 영취산은 흥국사 대웅전 뒤의 439m봉을 말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861년 간행된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도 흥국사 북쪽의 산봉에 進?山(진례산ㆍ?는 禮 자의 古字), 남동쪽 산봉에 ?鷲山(영취산ㆍ? 자는 靈자의 俗字)이라 표기해두었다. 이러한 여러 기록을 그대로 따르면 현재 영취산 표기가 돼 있는 산역의 최고봉인 510m봉은 진례산으로 이름이 바뀌어야겠지만, 그러나 이제 와서 진례산 진달래축제라 하면 알아들을 이 없으니 여수 사람들은 고민일 것이다.
영취산이란 지명은 불교에서 온 것으로서 국내에 여러 영취산이 있는데, 가장 유명했던 영취산인 경남 양산의 영취산은 통도사 스님들이 잘못 읽은 것이라며 얼마 전 영축산으로 발음을 바꾸었다. 아무튼 이제는 여수 영취산의 명성이 양산 영취산을 앞설 정도가 되지 않았나 싶다.
◆진례산[네이버 백과사전에서 발췌]
높이는 510m로, 여수시 북동쪽에 있다. 옛 문헌에는 439m봉은 영취산으로, 510m봉은 진례산으로 기록되어 있다. 낮은 산으로 알려져 있지 않다가 30~40년생 진달래가 산 중턱에서 정상까지 뒤덮이다시피 하는 장관으로 국내 최고의 진달래꽃군락지로 알려지게 되었다.
1993년부터 매년 4월 첫째 주에 진달래축제와 함께 산신제 등이 열린다. 최고의 진달래꽃군락지는 450m봉 일대와 450m봉 지나 작은 바위봉우리 부근, 정상 아래, 진래봉 부근 등이다.
산행하며 진달래꽃을 감상하려면 진달래가 만개하는 4월 첫째 주나 둘째 주에 흥국사에서 봉우재를 거쳐 정상에 오른 뒤 450m봉으로 해서 상암동으로 내려오는 코스가 가장 좋다. 정상에 오르면 군초소와 산불감시초소가 있고, 여천공단(여천공업기지), 광양만이 보인다.
하산은 도솔암을 거쳐 봉우재에서 흥국사로 내려가거나, 진래봉에 올라 진달래군락을 감상하며 능선을 타고 내려가 흥국사로 해서 하산할 수도 있다. 종주까지 4시간 정도 걸린다. 노약자를 동반한 산행이라면 동쪽 상암부락길로 올라 봉우재를 거쳐 405m봉 북사면의 진달래군락을 구경하고 하산하는 방법도 있다.
주변에 고려시대에 지어져 국보, 보물 등이 많은 흥국사와 여천공단, 선소(임진왜란 때 거북선 건조지), 여천소호 요트경기장 등이 있어 산행 뒤 둘러볼 수 있다. 대중교통편은 여수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석창사거리를 지나 흥국사에서 하차하거나, 여수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상암동행 버스를 탄다.
7.특기사항
①새싹산악회 729회 정기산행으로 44명(만차)이 참석했다.
②향일암일출, 오동도동백을 본 후 진례산 산행을 했다.
③향일암 주차장이 복잡은 하나 그래도 조금 일찍 도착하면 이용할 수 있다.
④진례산은 너무 복잡하고 곳곳이 많은 사람들로 심한 정체를 이룬다. 하지만 진달래꽃은 절정이다.
'일반산행 > 지정명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난, 일기예보를 믿지않는다-낙영산 산행후기(08.07.20) (0) | 2008.07.21 |
---|---|
망덕봉, 금수산, 얼음골이야기-"어휴, 덥다 더워!" (0) | 2008.07.09 |
도락산 두 번째 이야기 (08.03.16) (0) | 2008.03.23 |
오대산 비로봉 세 번째 이야기 07.12.16 (0) | 2007.12.18 |
[스크랩] 비 내리는 무등산, 야속해! 산행후기(07.12.02) (0) | 2007.1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