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행/지정명산

지리산 후기(뱀사골→삼도봉→반야봉→피아골) 07.10.20~21

약초2 2007. 10. 23. 16:07

직전단풍(稷田丹楓)은 나를 한 번 더 오라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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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 개념도

 

 

 

 

740번째 산행이야기

지리산 12번째 이야기

뱀사골→삼도봉→반야봉→피아골


<지리산 산행날짜>

1.96.07.28/ 2.97.02.28/ 3.98.01.03/ 4.99.05.09/ 5.99.06.13/ 6.99.07.18/ 7.99.08.15/ 8.05.01.01/ 9.06.05.14/ 10.07.02.03/ 11.07.08.19/ 12.07.10.21/


1.산행날짜: 2007년 10월 20일~21일(무박산행)

 

2.산행날씨: 맑고 청명함(오전은 추운 날씨)

 

3.참석인원: 49명 (새싹산악회 718회 정기산행)

                    최승철, 이용석, 조용승, 박상호, 민동기, 이병희, 손학선, 임현주, 최진실, 김갑태,

                    박종금, 황규용, 유동현, 정성대, 김미경, 송태권, 정명열, 주정기, 권옥주, 권오직,

                    양희구, 김종남, 전재윤, 전재복, 송근택, 오명순, 이종옥, 박태순, 김영애, 문병희,

                    김양수, 김선희, 김흥식, 김미선, 이태연, 변인종, 정동식, 선오순, 선미숙, 이윤영,

                    이영숙, 안윤숙, 이종문, 문철수, 김동순, 조인기, 정명식, 이상용, 박병남.

 

4.산행코스: 반선→뱀사골→화개재→삼도봉→반야봉→노루목→임걸령→피아골삼거리→피아골→직전마을(사유지 주차장)…연곡사.


5.산행시간

-03:50 반선 버스정류장 착

-04:00 뱀사골입구(해발 480m) 발(산행시작)

-04:31 탁용소

-04:59 병소

-05:19 제승대(해발 720m)

-05:38~05:44 휴식

-05:46 간장소(해발 800m)

-06:32 화개교

-06:48 뱀사골대피소 착 /   -07:03 발

-07:12 화개재(지리산 주능선 / 백두대간 길)

-07:42 삼도봉 착 /   -07:45 발

-08:04 삼거리

-08:39 반야봉 착 /   -08:42 발

-09:14 삼거리 원위치

-09:25 노루목(해발 1498m / 삼거리)

-09:51 임걸령(해발 1320m)

-10:00 피아골삼거리(해발 1336m)

-10:05~10:27 휴식

-11:11 다리 만남(물(水) 만남

-11:22 피아골대피소(해발 789m) 착 /   -11:44 발

-12:14 구계곡폭포(해발 700m)

-12:28 삼홍소 착 /   -12:38 발

-13:04 직전마을 1km 지점(넓은 길[비포장] 시작)

-13:18 상가 나옴(보도블럭 깔림)

-13:21~13:27 휴식

-13:32 직전마을 식당 주차장(사유지) 착(산행종료: 9시간 32분 산행함)

-이후 히치하이크해서 연곡사 답사하고 옴

-15:25 직전마을 식당 주차장 발(귀경시작)

-21:15 건대입구역 착(종료)


반선-(9.0km/03:10)-화개재: 9.0km/ 03:10

화개재-(0.8km/0:30)-삼도봉-(1.0km/0:50)-반야봉-(1.0km/0:40)-노루목-(1.3km/0:30)-임걸령-(0.4km/0:15)-피아골삼거리: 4.5km/ 02:45

피아골삼거리-(2.0km/01:10)-피아골대피소-(4.0km/ 01:10)-직전마을: 6.0km/ 02:20

▶반선→화개재→피아골삼거리→직전마을: 19.5km / 08:15

 

 


6.산행후기

뱀사골은 그 옛날 수운(水運)이 왕성했던 시절 배를 타고 섬진강을 거슬러온 장사치들이 화개에 짐을 부리고 화개재를 넘어 뱀사골로 다녔던 길이라 곳곳에 사연과 전설도 많다. 뱀사골 입구의 반선에서 화개재까지는 9.0km(25리)가 되는 길고 긴 계곡이지만 오름길이 완만하고, 지루해질 만하면 깊고 푸른 소들이 나타나 눈요기 실컷(계곡이 자연휴식년이어서 계곡에 들어갈 수가 없다)하면서 힘들이지 않고 산행 할 수 있다.

피아골도 뱀사골에 뒤지지 않을 만큼 아름다움을 간직한 계곡이다. 피아골은 옛날에 오곡중의 하나인 피를 많이 가꾸었던 연고로 피밭골(稷田)이 자연스럽게 피아골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피아골 제1의 명소인 삼홍소는 산이 단풍에 의해 붉고(山紅), 그 붉은 산이 계곡물에 비쳐서 물도 붉고(水紅), 또한 그 물에 반사된 사람의 얼굴 또한 붉어진다(人紅)하여 삼홍소라 이름 지어 졌다.


토요일(10월 20일) 저녁 11시 5분에 건대입구을 떠나 천호동을 거쳐 상일동에서 이상용씨를 마지막을 태우니 지리산 산행에 참석하는 회원님들이 모두 49명이 되었다. 좌석이 44석이고, 앞의 보조석을 포함하면 45명이 앉아갈 수 있는데 나머지 4명은 할 수없이 낚시의자 신세를 질수밖에 없었다. 나 역시 예외일 수 없어 낚시의자 대신 바닥에 앉아서 갔지만 산악회 일을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즐겁게 산행에 나선다.

「어디 이런 날(정원초과)들이 일 년이면 한 번 올까 말까 하는 것인데….」


중부선, 대전~통영간 고속국도, 88선을 거쳐 지리산나들목을 빠져나와 인월을 거쳐 산행들머리인 반선에 도착을 하니 3시 45분이다. 중간에 휴게소 두 번(두 번째 쉴 땐 김밥 먹느라 25분정도 쉼)쉬고 도착했다. 차량 이동시간이 상일동에서 출발하여 중간에 10분 정도 휴식하면 3시간 40분 정도 소요될 것 같다. 근데 왜 지리산국립공원 사이트엔 소요시간이(서울→지리산북부[반선]) 5시간 걸린다고 써 놨을까?


예전에 지리산 종주하려고 대원사에서 출발하여 목표지점인 노고단까지 못가고(2박3일의 일정으로 진행했는데 힘이 들어서) 뱀사골로 하산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어두컴컴한 밤에 산행들머리인 반선에 도착하여 버스에서 하차하여 산행들머리를 향해 진행하는데 반대쪽으로 5분 정도 진행을 하다가 회원님의 예기를 듣고 되돌아가 뱀사골입구에 도착하여 본격적인 산행에 들어간다(04:00).


잘 닦인 흙길과 시멘트 포장도로가 반반인 길을 헤드랜턴의 불빛에 의지하며 진행하는데 밤하늘의 별빛이 쏟아진다. 앞 전 무박산행 할 때(영남알프스)보다도 더욱 더 선명한 별빛이다. 오랜만에 만끽하는 별빛이다.

얼마나 진행했을까 본격적인 뱀사골로 들어가는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에서 시멘트 포장도로와 작별을 하고 뱀사골 계곡 길로 진행하기위해 우측의 목제데크 위로 올라간다.

곧바로 목제데크는 끝이 나는데 앞서가던 내리막님이 안 보인다는 예기에 잠시 기다리고 있다가 뒤에서 내리막님이 왔다는 소리를 듣고 출발한다. 이곳이 낮 산행할 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곳인데 야간산행을 할 때 처음 산행하시는 분은 아무 생각없이 진행하다간 영락없이 과외를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이제 뱀사골의 계곡물소리를 들으며 진행을 한다. 뱀사골입구에서 32분을 진행하니 탁용소(용이 하늘에서 탁~하고 떨어진 자리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가 나온다. 잠시 헤드랜턴으로 계곡을 비추어 보지만 별로 감흥을 느끼지 못한 체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탁용소에서 용이 못된 이무기가 살다 죽었다는 뱀소를 지나 소(沼)의 모양이 병과 같다하여 이름 붙여진 병소에 닿는다(04:59. 탁용소에서 28분 걸렸다). 곧바로 병풍교 다리를 건넌다. 이제 병풍모양의 바위와 가을 단풍이 좋아 뱀사골 제1경이라 부르는 병풍소를 지나는데 어두컴컴한 밤의 병풍소, 그야말로 그림의 떡인지라 그냥 지나쳐버린다. 


명선교를 건너고(05:06), 옥류교를 건너고(05:08), 대웅교(05:13)를 건너 4분 진행하니 제승대 설명판이 나오고, 2분 더 진행하니 해발720m 제승대라고 써진 이정표를 만난다(05:19).


무지개다리를 건너고(05:32), 5분 진행하니 이정표(→뱀사골대피소 2.5km)가 세워져 있는 곳을 지나도 앞서 가는 회원님들이 도대체 휴식할 생각을 안 한다. 소리 질러 잠시 쉬고 가지고 예기를 한 후 잠시 휴식을 한다(05:38~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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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장소(어두울 때 지나가서 인터넷에서 복사해왔다)

 

 

 

휴식을 마치고 2분 진행하니 해발 800m 지점에 위치한 간장소이다. 간장소는 옛날 소금장수가 화개에서 소금을 사 함양으로 팔러가다 그만 미끄러져 소금지게를 물속에 빠트렸다는 곳이다.


05:55분에 유유교(幽幽橋)를 건너고, 06:08분에 안영교를 건넌다.


06:15분이 되어서야 주변이 환해져서 헤드랜턴을 제거한다. 이제야 세상이 훤하게 보이기 시작하면서 기분이 풀린다. 06:22분에 뱀사골대피소가 1.0km 남았다는 이정표를 만난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단풍나무에 단풍이 아직도 물들지 않은 것에 마음이 심란하다. 10분을 더 진행하니 뱀사골 마지막 다리인 화개교를 건너간다(06:32). 다리를 건너니 곧바로 이정표(←반선 8.4km, 뱀사골대피소 0.6km→)가 반긴다.

「어휴, 아직도 600m나 남았네!」


이제 물들어가는 단풍나무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주변 산들이 환하게 잘 보여 기분이 상쾌해진다. 화개교에서 15분 정도를 올라가니 뱀사골대피소에 닿는다. 찬바람이 불어댄다. 아침공기가 꽤나 쌀쌀하다.

지리산에서 유일하게 이곳에서 잠잔 추억이 있는 곳이라 반갑게 대피소에 들어간다. 이제는 대피소가 무인으로 바뀌어서 조금은 썰렁한 분위기이다.

이미 도착한 회원님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잠시 휴식을 한다(06:48~07:03).


뱀사골대피소에서 이제 화개재로 올라가기 위해 출발한다(07:03). 대형 지리산안내지도가 설치되어 있고, 화장실과 샘터가 있는 뱀사골대피소와 작별을 하고 가파른 비탈에 설치되어 있는 계단을 올라간다.

조금 올라가니 손이 시리워 장갑을 끼고 올라간다. 9분을 올라가니 드디어 화개재에 도착한다. 꽤 오랜만의 해후다.


화개재는 지리산 주능선으로 백두대간 길이다. 전북 남원시와 경남 하동군의 경계이기도 하다. 헬기장도 조성되어 있다. 곧바로 우측의 삼도봉을 향해 올라간다.

계속되는 계단 오름길에 뒤에서 따라오던 블루홀님과 딸기향님이 힘들어 한다. 앞서 가는 진주님은 전혀 힘든 눈치가 안 보이는데….

그렇게 힘들게 올라가니 삼도봉 직전의 봉우리에 닿고, 이어 조금 더 진행하여 올라가니 삼도봉 정상이다(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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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도봉 정상

 

 

 

삼도봉은 전북(남원), 전남(구례), 경남(하동)의 삼도가 만나는 지점이다. 황악산 근처의 삼도봉하고는 다르게 여기는 조촐하게 화살촉 모양의 작은 청동석이 삼도봉 임을 말해준다.

조망이 무척 좋다. 겹겹이 들어서 있는 지리산의 능선들을 잠시 구경하고, 기념사진도 몇 장 찍고는 반야봉을 향해 출발한다(07:45).


내리막길을 내려서고 조금 진행하면 노루목으로 가는 길과 반야봉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아무런 표시도 없어서 앞서 간 회원님들은 잘못하면 노루목 쪽으로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면서 올라간다.

갈림길에서 얼마간 올라가면 노루목에서 올라오는 곳과 만나는 삼거리에 닿는다. 이곳에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08:04).


이제 본격적인 반야봉 오름길이다. 역시 뒤에서 블루홀님과 딸기향님이 많이 힘들어 한다. 힘든만큼 얻어지는 쾌감도 비례하니 그저 지켜보면서 천천히 올라가는데 앞서 진행한 회원님들이 반야봉에서 내려오기 시작한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올라가는데 계속해서 회원님들이 내려온다. 이제 반야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반야봉 근처엔 단풍나무들이 전혀 없다. 단지 주목나무 만 보인다. 잠시 뒤돌아 본 지리산의 연릉들이 너무나 황홀하다. 오랜만에 맛보는 파란 하늘도 너무나 좋다.

반야봉 정상에 도착하니(08:39) 구례군에서 새로운 정상석을 설치해 놨다. 새로운 정상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도 한 장 찍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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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야봉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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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야봉 정상에서 바라본 천왕봉의 모습

 

 

 

반야봉 정상에서 바라본 지리산!

말과 글로 형용할 수 없는 가슴 벅찬 느낌에 할 말을 잊어버린다. 천왕봉을 바라보며, 노고단을 바라보며….

「언제쯤 지리10경의 하나인 반야낙조를 볼 수가 있을까?」

「그렇다면 직전단풍은 볼 수가 있을까?」

뱀사골에 단풍도 안 들었는데, 피아골도 역시 마찬가지일거라 생각하고 일찌감치 포기해버린다.


※지리산은 그 크기가 장대한 만큼 수많은 절경과 비경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이고 특색있는 자연경관 10개를 들어 지리10경이라 부른다.

1972년경, 지리산악회(전신 烟霞伴) 우종수 회장이 발표하면서부터 공식화 되었다.


1.천왕일출(天王日出)

회색빛 구름바다 저 멀리 동녘 지평선 위에 서기(瑞氣)가 어리기 시작해서 붉은 광채가 길게 퍼져나가고 극광이 퍼지면 원시의 개벽을 보는 것 같아 장엄하다. 일설에 삼대가 덕을 쌓아야 천왕일출을 볼 수가 있다고 한다.


2.직전단풍(稷田丹楓)

지리산의 대표적 계곡의 하나인 피아골은 봄철의 진달래, 여름의 녹음, 가을의 단풍, 겨울의 설화가 변화있게 전개되어 좋은 경치를 이룬다. 그 중에서도 10월경에 절경을 이루는 단풍은 천하일품이며, 온 산이 붉게 타서 산홍(山紅)이고, 단풍이 맑은 담소에 비춰서 수홍(水紅)이며, 그 몸에 안긴 사람도 붉게 물들어 보이니 인홍(人紅)이라고 해서 예부터 삼홍의 명승지라 일컬어왔다.


3.노고운해(老姑雲海)

해발 1,507m의 노고단은 어느 산정과는 달리 광활한 초원지대이다. 고원이건만 물이 많아 개울을 이루고 있으며 눈 아래 구름바다가 펼쳐지고 그 곳으로부터 안개와 구름이 밀려오면 속세의 모든 잡념도 저절로 사라진다.


4.반야낙조(般若落照)

저녁 무렵 반야봉에서 바라보는 휘황찬란한 황금빛 낙조를 어느 시인은 「자연이 만든 가장 장엄한 잔치」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지리산을 경남, 전남, 전북으로 가르는 노루목 오른쪽은 해발 1,734m인 두 개의 봉우리로만 이루어져 옥을 깍아 만든 듯한 능선과 곡선모양이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5.벽소명월(碧霄明月)

어두운 밤, 숲 뒤의 봉우리 위에 만월이 떠오르면 그 극한의 달빛이 천지에 부스러지는 찬란한 고요는 벽소령이 아니면 볼 수 없다고 노래하고 있다. 높은 능선에 샘이 있어 야영에 편리하며, 심산유곡 고사목과 밀림 속에서 허공에 걸린 달을 쳐다보면 선경 바로 그것이다.


6.세석철쭉(細石철쭉)

5월경이 되면 고운 분홍색으로 화사한 꽃밭을 꾸며 지상낙원을 이룬다. 5월초와 6월말에 걸쳐 키가 1.5~2m의 철쭉꽃이 만발하여 높은 산의 맑은 공기 속에서 눈부시게 화려한 빛을 발한다.


7.불일현폭(佛日懸瀑)

금강산을 방불케하는 청학봉과 백학봉의 험준한 골짜기에 깊은 낭떠러지의 폭포로 오색무지개가 일고 백옥같은 물방울이 서리고 폭음과 냉기의 위압감으로 몸과 마음이 얼어붙어 간담이 서늘할 정도이다.


8.연하선경(烟霞仙境)

고색이 창연하게 이끼낀 기암괴석 사이에 향기높은 기화요초가 철따라 피어나는 선경으로 위에는 자연고사목의 들을 이루고 아래로는 수백 년을 지나도 푸르름을 자랑하는 원시림이 가득하다.


9.칠선계곡(七仙溪谷)

천왕봉에 뿌리를 둔 급류가 절벽을 뚫고 깊은 계곡을 이루는 남한 3대 계곡 중의 하나로서 칠선동에서 부터 오를수록 그 계곡의 경관은 선경이요 가관을 이룬다.

<남한 3대 계곡: 한라산 탐라계곡, 지리산 칠선계곡, 설악산 천불동계곡>


10.섬진청류(蟾津淸流)

산이 높으면 물도 맑아서, 지리산을 남서로 감돌아 남해에 이르는 섬진강은 그 물이 맑고 푸르며 한 폭의 바단자락을 펼쳐 놓은 듯 하고, 강 양쪽에 펼쳐진 백사장도 아름답지만 강태공이 급류를 타고 오르내리는 은어떼를 낚는 정경도 아름답다.

 

 


08:42분경에 반야봉 정상에서 하산하기 시작한다. 다시금 파란하늘을 쳐다보며 지리산의 끝없는 능선을 바라보며 내려간다.

조금 진행하니 아까 만났던 회원님들이 휴식하고 있는 자리에 도착하여 잠시 간식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다시 내려간다.

노루목과 삼도봉으로 가는 삼거리를 지나(09:14), 조금 더 내려가니 노루목에 닿는다(09:25). 해발 1,498m 지점이고, 전라북도 남원 땅과 작별하고 전라남도 구례 땅에 입성을 한다.


노루목에서 26분을 진행하니 옛날에 임걸령이라는 산적이 이곳에 살았다 해서 이름 붙여졌다는 임걸령(해발 1,320m)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400m를 더 가야 피아골 하산로가 나오기에 노고단 쪽으로 진행을 한다(09:51).

피아골로 내려가는 길은 삼도봉에서 곧장 계곡으로 떨어져 용수바위를 지나가는 길이 있고, 임걸령에서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 임걸령에서 노고단으로 10분쯤 가다 능선을 타고 내려가는 길이 있다.


임걸령에서 9분 걸려 피아골삼거리에 도착한다(해발 1,336m). 이곳에도 이정표와 탐방로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이제 직전마을까지 6km가 남았다.

이곳 피아골삼거리에서 방향을 확 바꿔 왔던 방향 쪽 오른쪽인 피아골 쪽으로 올라간다. 조금 올라간 봉우리가 쉬기 좋은 공터여서 자리 잡고 휴식을 한다(10:05~10:27).


이제 급경사 내리막길을 산죽만 바라보며 연실 내려간다. 역시 예상한 대로 단풍나무에 단풍이 들지 않았다.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단풍은 더 안 들었을 것은 뻔한 이치이고….

10:42분에 직전마을 5.4km 이정표를 지나고, 11:11분에 첫 다리를 만나면서 물하고 만난다. 다리가 도색중이니 조심하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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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골대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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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골대피소

 

 

다리를 건너고 11분을 내려가니 피아골대피소에 도착한다(11:22). 피아골대피소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영이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대피소인데 산장지기는 그 유명한 함태식옹이다.

잠시 함태식옹에 대해 산책(월간 사람과 산 2002년 9월호 별책부록 「지리산」 P149~150)에 나와 있는 내용을 적어본다.


지리산 내 손 안에 있다

지리산에서 가장 오래된 산장지기 함 태 식

함태식씨와 지리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지리산을 다녀온 사람들 중에 자신이 올랐던 봉우리 이름은 몰라도 함태식씨 이름은 알 정도로 유명하다. 구례가 고향인 그는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한 엘리트다. 그런 그가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지리산으로 온 이유는 단지 「지리산이 좋아서」다.

 

30년 전, 당시에는 산행객도 많지 않고 웬만한 준비 없이는 지리산을 찾기도 어려웠던 시절 홀몸으로 노고단에 올라갔다. 전란 중에 불 타 벽만 남은 외국인 별장을 개조해 산장으로 삼으려 했던 그의 노력은 자재를 구하지 못해 수포로 돌아갔다. 그후 1971년, 노고단에 무인산장이 지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내려갔다. 아무도 관리하는 이가 없어 쓰레기 더미로 뒤덮인 무인산장을 청소하고 새롭게 보수해 다음해 8월 노고단산장지기로 정착했다. 당시 무인산장에서 새우잠을 자며 겨울을 난 결과 훗날 그는 폐 한 쪽을 잘라내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대부분의 산장지기가 그렇지만 그 역시도 엄하기로 유명했다. 노고단에서 쓰레기를 함부로 버렸다 하면 그길로 당장 하산이었다. 88년 국립공원 관리공단에서 노고단을 직영으로 관리하기 전까지 노고단산장은 어느 산장보다 깨끗하고 운치있는 곳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그가 피아골산장으로 내려오면서 함께 있던 사람들도 뿔뿔히 흩어졌다.

 

함씨는 타력(他力)에 의해 노고단에서 피아골로 내려왔지만 그의 지리산 사랑은 여전하다. 「지리산 중에 어디가 좋으냐고 묻는 것은 어리석은 질문」이라며, 「지리산에 산다는 것 자체가 나에겐 행복할 뿐」이라고 이야기 한다.

 

요즈음 그는 왕시루봉에 올라가 보내는 시간이 많다. 30여년을 산장지기로 있으면서 사귄 산친구들이 시도때도 없이 찾아와 귀찮게 굴기 때문.

칠순이 지난 그에게는 두 가지 소망이 있다. 하나는 지리산에서 나 지리산에서 살고 지리산에 묻히는 것이다. 이미 두 가지는 이루었으니 「살다가 고꾸라진 곳」이 바로 무덤이기를 바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벽소령에 산장이 들어서는 것을 어떻게해서든지 막아보고 싶은 것이다.

 

「옛날에 화엄사에서 종주를 시작하면 많이 가야 연하천 산장이었는데 성삼재 도로가 뚫리고 난 후부터는 성삼재에서 부터 종주를 시작하니까 연하천까지만 가자니 아쉽고 세석까지 가자니 멀고, 그래서 벽소령에 산장을 필요로 하고 그것에 맞춰 얼싸 좋다고 산장을 짓는거여, 앞으로 벽소령 도로 포장하자고 할 지 누가 알어.」

 

누구나 지리산은 원형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고 말은 많이 한다. 그러나 그 말의 진심을 따져보기 전에 얼마나 많이 지리산에 애정을 쏟고 자연을 지키려 애써왔는가를 되짚어 볼일이다. 30년을 지리산에서 살고 지리산 골짜기 구석구석 손금 보듯 훤히 하는 그가 옳다면 옳은 것이고 그른다면 그른 것이다.


함태식씨 관련 글을 읽고 나니 어느새 벽소령에 대피소(하루 최대 120명 수용)가 들어선지 꽤 된 것 같은데….


 

피아골대피소에서 11:44분에 직전마을을 향해 내려간다. 다리를 건너고 피아골계곡을 따라 한없이 내려간다. 수 없이 많은 사람들과 교차하면서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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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골대피소에서 내려오면서 처음 맞이하는 멎진 풍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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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렁다리인 구계포교

 

 

 

12:14분에 구계곡폭포(해발 700m/ ←피아골대피소 1.0km, ↓삼홍소 0.5km)를 지나니 곧바로 출렁다리인 구계포교에 이른다. 주변경관이 멋지다. 13분여를 진행하니 넓은 암반이 있는 계곡에 이르는데 많은 사람들이 계곡에서 자리 잡고 있어 잠시 내려가 주변경관을 살피며 잠시 휴식을 한다. 일부 회원님들은 피곤한 발을 잠시 물에 담그는 여유도 누려본다. 이곳이 삼홍소인데 삼홍소는 「딱, 이곳이다」라는 곳이 아니고 이곳 주변을 모두 삼홍소라 부른다고 한다(12:28~12:38).


휴식을 마치고 출발하니 다리가 나오는데 삼홍소(해발 600m/ 직전마을 2.5km)라고 써진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13:04분에 좁은 등산로가 끝이 나고 넓은 등산로(비포장도로)가 나온다. 이제 직전마을도 1km 남았다고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편안하게 진행을 한다.

넓은 비포장도로를 14분 진행하니 바닥에 보도블럭이 깔려있고 상가들도 나타난다(13:18).

「이제 거의 다 왔다 보다」라고 생각을 하면서 주차장을 향해 내려가는데 곧바로 나타난 가게(바로 옆에 조그마한 공터가 있어서 승용차는 이곳에 주차를 시켜도 될 것 같음. 비수기 때는 이곳이 셔틀버스[시내버스] 정류장임)에서 이미 도착한 회원님들이 파전에 막걸리를 먹는데 합류하여 잠시 파전을 얻어먹고 한 굽이 내려가니 바로 좌측으로 버스가 보인다.

이것으로 지리10경 중 제2경인 직전단풍을 고대하고 산행한 뱀사골~피아골 산행이었는데 제목만 거창했지 실속없는 9시간 32분의 긴 산행을 마쳤다.


산악회 버스가 주차된 곳이 사유지라 음식을 시켜먹어야 한다는 땅주인과 이상용씨가 잠시 실랑이를 벌이다 기사님의 재치로 편안하게 점심을 먹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음식값을 지불했다는 것이다.

점심을 먹고 잠시 설국님, 진주님과 함께 히치하이크하여 연곡사에 다녀오니 후미회원님도 이미 도착해서 점심을 다 먹고 정리가 거의 다 된 상태였다.

마지막으로 단체사진을 찍고 귀경길에 오른다(15:25).


지리산 관통도로(성삼재길)가 막힐 것이 뻔해 길게 우회해서 남원나들목으로 해서 88고속국도를 타고 아침에 온 역순으로 귀경한다. 저녁 9시 15분에 건대입구에 도착함으로 일정을 마쳤는데 어째 허전함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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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을 마치고 직전마을 개인주차장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7.특기사항

①새싹산악회 718회 정기산행으로 49명이 참석했다.

②블루홀 님 첫 참가.

③단풍절정기가 아니다(아직 이름. 4째 주가 절정일 것 같음) 

④반야봉은 단풍나무가 전혀 없고, 주목나무가 있다. 새롭게 정상석도 세워져 있다.

⑤직전마을 사유지 주차장에 주차해서 5만원의 음식을 매식했는데 최희문 기사님이 찬조했다.

⑥히치하이크해서 연곡사를 답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