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공부/나무 이야기

참나무 이야기

약초2 2012. 4. 10. 20:46

 

 

참나무이야기

1. 추억 속의 참나무

어릴 적 추억 속에 많은 나무들이 있지만 아까시나무와 소나무, 참나무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동네 뒷산에는 많은 참나무들이 있었다. 가을이면 뒷산에서 떨어진 도토리를 줍기도 하고 달린 도토리를 따기 위해 나무를 흔들기도 하고, 발로 차기도 했고, 나무망치나 돌로 나무를 쳐서 도토리를 떨어뜨리기도 했다. 그렇게 주운 도토리를 집으로 가져와서 항아리에 모아두면 어머니가 쓸 만한 것을 골라 도토리묵을 쑤어 주셨다. 먹 거리가 충분치 않던 시절에 도토리묵은 맛있는 간식거리이기도 했지만, 잔칫상에도 오를 만큼 인기 있는 음식이기도 했다.

도토리를 줍고 나면 참나무의 잎들이 땅에 떨어지기 시작하고 어린아이들은 그 위에서 뒹굴며 놀았고, 어른들과 형들은 나뭇가지를 치고, 풀을 베고, 떨어진 잎들을 긁어모아 나무 짐을 만들었다. 참나무의 가지와 잎들은 땔감이 부족했던 시기에 좋은 연료가 되었다. 일부의 잎은 동물의 분료와 볏짚과 함께 퇴비를 만드는데 쓰이기도 했다. 때론 땅에 구덩이를 파고 참나무를 넣은 후에 왕겨를 덮고 숯을 만드는 것을 지켜보며 고구마와 밤을 구워 먹었고, 더운 여름철에는 소를 끌고 나가서 풀을 뜯게 하고 참나무 그늘 아래서 더위를 식히며 친구들과 장난도 치고 이야기도 하던 기억도 난다. 그리고 식용으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버섯을 채취하기도 했었다.

2. 역사 속의 참나무

예로부터 가뭄이나 흉작에 의해 먹을 것이 귀해 졌을 때 쌀과 보리 등의 주식을 대체하거나 보조할 구황을 위한 대표적인 양식으로서 도토리가 많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특히 도토리는 평상시에도 먹기가 좋아 인기가 있었으며 조선시대에는 국가에서 미리 평년에도 수집을 하여 비축하도록 하였다. ‘본초 강목’에는 흉년에는 산사람들이 밥을 해 먹거나 찧어서 가루로 먹었으며 풍년에는 돼지에게 주었다고 기록하고 있으며 잘 익은 도토리의 경우 보관에 주의하면 수십 년이 지나서도 사용이 가능하였다고 한다. 이를 위해 조정에서는 소나무가 잘 자라지 못하는 산에 잣나무와 도토리나무(참나무)를 심도록 장려하기도 하였다.

오래 전 신라 경주에는 밥 짓는 연기가 피어오르지 않았는데 참나무 숯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숯은 인류가 불의 사용과 함께 쓰기 시작한 가장 오래된 연료인데 구석기 유적인 석장리유적과 경주의 천마총 등 많은 유적에서 숯이 발견되고 있다. 숯은 무덤에서 시신의 부패방지용으로 쓰였고, 장을 담글 때도 숯을 넣어 먹거리의 부패를 방지하기도 했다.

또한 아이가 태어나면 대문 앞에 금줄 숯을 끼워 넣었는데, 숯으로 부정한 사람과 잡귀의 침범을 막았다고 한다. 그 외에도 참나무는 임진왜란 때 사용하던 판옥선의 뱃머리의 단단한 나무로 사용되기도 하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술통으로 사용되기도 했으며, 시신을 안치하는 관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렇게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게 되면서 베어지는 나무의 양이 급증하면서 숲이 파괴되고, 숲에서 얻을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잃게 되면서, 주변의 비옥한 토지도 함께 사라져 간다.

메소포타미아 문명, 이스터 문명, 앙코르와트 문명, 잉카의 문명의 붕괴가 숲의 파괴에서 유래되었다는 설득력 있는 주장들이 제기 되고 있다. 어쩌면 통일 신라의 문명도 경주 근처의 숲의 파괴로부터 시작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오랜 역사를 우리와 함께 하며 지금도 우리 생활과 정서 속에 자리 잡고 있었던 나무가 참나무이다. 그런데 흔히 참나무라고 부르는 나무는 참나무속에 속하는 여러 수종에 대한 공통의 명칭이다. 수피를 잘라내 굴피집의 지붕으로 쓰였다는 굴참나무, 떡 상하지 않게 감싸주는 떡갈나무, 신발 깔창으로 쓰였다는 신갈나무, 묵 맛이 가장 좋다는 졸참나무, 단풍잎을 가을 늦게까지 달고 있는 가을참나무인 갈참나무, 임금님의 수라상에 도토리묵으로 올랐다는 상수리나무가 참나무의 대표적인 6종이며, 참나무는 도토리가 열리는 나무들의 총칭으로 사용되지만 때로는 상수리나무를 뜻하기도 한다.

3. 참나무의 일생

참나무는 20년은 되어야 열매를 맺는다고 한다.하나의 도토리가 운이 좋게 습기와 토양이 있는 곳에 떨어져 뿌리를 내리고 싹을 내어 일정한 높이까지 생장하는 동안에는 주변의 나무들과 경쟁하느라 에너지를 생장에 집중하여 열매를 맺지 못한다. 오랜 인고의 세월을 거쳐 열매를 맺어도 열매가 익기 전에 도토리거위벌레의 공격을 받는다. 거위벌레가 알을 낳으려고 도토리에 구멍을 뚫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알에서 깨어난 도토리거위벌레 애벌레가 도토리 속을 다 파먹어 빈 껍질만 남게 된다. 가을이 되면 열매를 노리는 동물들이 더 많다. 먹음직스럽게 여문 도토리는 다람쥐와 각종 새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사람들도 도토리를 따거나 주워 다가 묵을 해먹는다. 그 많은 도토리 중에 싹을 틔우는 것은 아주 극소수이다. 도토리를 나중에 먹으려고 땅에 묻는 다람쥐나 몇 종류의 새들을 통해 번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참나무들은 대체로 자기 영역을 정해 두고 같은 종류끼리 살아간다. 그리 높지 않은 야산이나 동네 뒷산에는 상수리나무와 굴참나무가 터를 잡고, 경쟁자는 있어도 땅 힘이 좋고 습기 많은 계곡에는 졸참나무와 갈참나무가 버티고 있다. 메마른 산 능선과 산꼭대기에는 떡갈나무와 함께 신갈나무가 텃밭을 일구고 산다. 산마루나 힘겹게 오른 산정상에서 만나는 참나무는 대개 신갈나무이다. 다른 나무들이 잘 찾지 않는 땅에서 자기들만의 동네를 이루고 사는 것이다.

도토리거위벌레 이외에도 광릉긴나무좀에 의해 발생하는 참나무시들음병으로 수많은 참나무들이 고통 받고 있으며, 봄에는 많은 잎들을 나방 애벌레인 송충이에게 뜯기는 아픔을 견디기도 한다.

참나무는 해마다 이런 해충과 동물들로부터 공격을 당한다. 어려운 세월을 잘 견딘 참나무는 수백 년의 수명을 자랑하기도 한다. 참나무는 이렇게 전쟁의 삶을 살아가지만 한편으로 보면 다른 식물과 사람, 동물과 곤충에게 참으로 귀한 식물인 것 같다. 사람들에겐 귀한 음식과 목재를 내어주고 동물과 곤충들에겐 양식과, 잠자리를 제공해 준다. 소나무 숲에서의 어린 참나무의 삶은 고통스러웠지만 오랜 인고의 세월을 거치며 참나무의 숲을 만들고 나서는 타감 물질을 내뿜어 다른 식물들이 자라지 못하게 하는 소나무와 다르게 비옥한 토양을 만들어 나무 아래에 많은 풀들과 관목, 중간 키 나무, 버섯이 함께하는 것을 허락한다. 그리고 그 풍성한 열매까지……

마치 우리의 삶의 이정표를 제시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참나무류

참나무아속(낙엽수)과 가시나무아속(상록수)을 지칭.

참나무아속: 깍정이에 포린이 기와처럼 배열.

꽃 핀 해에 열매→→Prinus절 갈참, 졸참, 떡갈, 신갈

꽃 핀 다음해에 열매→→Cerris절 상수리, 굴참

 

갈참

졸참

떡갈

신갈

상수리

굴참

잎모양

길이10~2㎝, 물결모양

길이7~17㎝, 안으로 굽은갈고리모양

길이10~30㎝, 두껍고 뒷면에갈색털이 많고잎자루는 아주짧고 가장큰잎

길이8~15㎝, 잎밑이 갑자기좁아지면서 귀모양

길이8~20㎝,

털이없고,

잎뒷면 녹색

길이8~15㎝,

잎앞뒷면에 털이많고 뒷면은백색

잎둘레

이빨모양

앞으로향한

작은톱니

둔한물결모양

작은물결모양

예리한톱니모양, 톱니에엽록소가없다(갈색).

톱니모양,

톱니에엽록소가없다(갈색).

잎자루

길다.

길다.

극히짧거나

거의없다.

극히짧거나

거의없다.

길다.

길다.

열매

달걀꼴, 길이1.5~2㎝, 지름0.7~1.6

긴타원꼴,길이1.7~2㎝,지름0.3~1.7㎝,가장맛있다(녹말이많다).

긴타원꼴,

길이1.5~2.5㎝, 지름0.7~1.9

긴타원꼴, 1.5~2㎝, 지름0.6~2.1

둥근꼴, 길이1.5~2.5㎝, 지름1.5~2.0

둥근꼴,

길이1.5~2.3㎝, 지름1~1.5

깍정이

깍정이에1/2쯤싸인다.

깍정이에1/3쯤싸인다.

깍정이에1/2쯤싸인다.

포린은얇고뒤로젖혀진다(붉은가는털같음).

깍정이에조금싸인다. 포린은커서우둘투둘하다.

깍정이에1/2쯤싸인다(포린이굵은털같음).

깍정이에2/3쯤싸인다(포린이굵은털같음).

겨울눈

정생측아는정아가까이에모여서, 소지는털이없고지름3~6㎜, 아린에털이있다.

정생측아는정아가까이에모여서, 소지는털이없고지름2~4㎜, 아린에털이있다.

정생측아는정아가까이에모여서, 소지는갈색털밀생, 지름4~6

정생측아는정아가까이에모여서, 소지는털이없고지름3~6㎜, 아린에털이없다.

정생측아는정아밑에, 소지에털이있고정아길이4~8

정생측아는정아밑에, 소지에털이없고정아길이7~11

수피

회갈색, 그물처럼세로로얇게갈라진다.

회백색, 세로로골이파짐.

회갈색(회백색), 아래로깊게갈라진다. 거칠다.

회갈색, 아래로얕게갈라진다.

회갈색(검은회색), 코르크없고세로로깊게갈라진다(갈라진틈으로붉은기가보임).

회흑색, 코르크층이두껍게발달. 굴피집재료.

분포

산기슭(땅이좋고습기가많은계곡)

산중턱이하(땅이좋고습기가많은계곡)

산기슭과 중턱

산중턱 이상(산능선)

산기슭

산중턱 이하

기타

단풍잎을 가을늦게까지 달고있어‘가을참나무’란뜻.

회색거위벌레, 내공해성이강함, 나무결이곧고무거워농기구, 가구, 펄프재.

‘졸참나무하늘소’는 졸참나무에 살기때문에붙여진이름. 표고재배,

펄프재.

단풍이 가장 아름다움.

잎으로떡을싸서보관.

‘갈잎나무’라고도함.

‘돌참나무’, ‘물갈이나무’라고도함.

산마루나 정상에 있음.

‘도토리나무’ 목재, 술통으로사용. 숯의가장좋은재료. 상(도토리상)+실(열매)+이(접사)

산불에가장내화성이강한수종. 토목용,

표고재배용,

땔감으로사용.

 

참나무 6형제 검색표
잎 가장자리에
까칠한 가시가 나 있고,
피침형이다.
잎 뒷면은 회백색이고,
 성모가 있으며
수피는 푹신푹신한
코르코층이 있다.
굴참나무
잎 뒷면은 연초록이고,
수피의 코르코층은 딱딱하다.
상수리나무
잎은 거꾸로 된
달걀꼴이며
가장자리가
물결 모양이다.
잎자루가 없거나 거의 없다

잎자루가 없으며,

잎 뒷면에 털이 밀생한다

 잎이 두껍다.

떡갈나무
잎자루가 거의 없으며,
잎에는 털이 없다.
잎이 얇다.
신갈나무
잎자루가 뚜렷하게 있다. 잎 뒷면 주맥의 하단부에
털이 있다.
졸참나무
잎 뒷면 주맥 위
하단부에 털이 없다
갈참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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