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계
운동을 못하고, 광합성을 통해 영양분을 스스로 만들고, 새포벽이 있고, 신경이 발달하지 않은 생물.
식물(plant)은 과거에는 자유로이 운동을 못하며, 독립영양을 하는 생물을 모두 일컫는 말로서 이끼, 고사리, 풀, 나무뿐만 아니라 버섯, 곰팡이, 해조류 등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생물학의 발전한 현재에는 과거와는 달리 생물을 동물과 식물로만 단순하게 나누지 않고 다섯 또는 여섯 개의 계(界)로 구분하므로 식물의 범위가 과거보다 좁아졌다. 현재에는 식물을 자유로이 운동을 못하고, 엽록소를 가지고 광합성을 통해 영양분을 스스로 만들고, 셀룰로오스를 함유한 세포벽이 있고, 신경이 발달하지 않은 생물로 정의한다. 따라서 식물에는 이끼식물(선태식물)과 관다발식물(vascular plant)만이 포함되며, 균계(菌界)로 분류하는 버섯과 곰팡이, 원생생물계(原生生物界)로 분류하는 해조류 등은 식물의 범주에서 제외된다.
식물의 진화과정
식물은 지구에 나타난 지 4억년 이상 된 생물로 이처럼 기나긴 기간 동안 육지 환경에 잘 적응하려는 방향으로 진화해 온 것으로 여겨진다. 물속에 살던 녹조류가 뭍으로 올라오면서, 이끼식물로 진화했다. 습기가 많은 곳에 제한적으로 생육할 수밖에 없었던 이끼식물이 더욱 건조한 땅 위로 올라올 수 있도록 한 것은 관다발 조직이었다.
양치식물 같은 관다발식물로 진화하게 된 것인데, 관다발 조직을 발달시킴으로써 건조한 지역에서도 물과 양분을 식물체의 높은 곳까지 이동시킬 수 있게 되었다. 한편, 양치식물이 선태류보다 먼저 출현했음을 보여주는 화석학적 증거를 근거로 하여, 녹조류에서 먼저 양치식물이 분화되고 그 후에 포자체가 소형으로 바뀌어서 이끼식물이 출현했다는 주장도 있다.
양치식물이 분화한 이후에 건조한 환경에서 자손을 더욱 효율적으로 퍼뜨리기 위해서 포자보다 씨를 만들게 되면서, 종자식물이 발달했다. 종자식물은 씨를 만들어 번식함으로써 어린식물을 보호하고 양분을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번식을 더욱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꽃이라는 생식기관을 발달시켜, 속씨식물로 진화했다. 속씨식물은 암, 수로 분화된 생식기관을 가지게 됨으로써 이를 시점으로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종이 번성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다.
식물의 분류
식물을 크게 분류하면 관다발이 없는 이끼식물(선태식물)과 관다발이 있는 유관속식물로 나눌 수 있다. 유관속식물은 다시 포자(홀씨)로 번식하는 양치식물과 종자(씨)를 만들어 번식하는 종자식물로 나뉜다. 그리고 종자식물은 속씨식물과 겉씨식물로 나뉜다. 속씨식물의 가장 큰 특징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꽃(flower)이다. 겉씨식물의 생식기관도 일상적으로는 꽃이라고 하나, 생물분류의 관점에서는 포자수(strobilus)라고 본다.
구분 |
관다발 |
생식 수단 |
생식기관 |
종수 | |||
비관속 |
이끼식물 |
뿔이끼문 |
없음 |
포자 |
포자체 |
200 | |
우산이끼문 |
8,000 | ||||||
솔이끼문 |
포자체 포자낭 |
12,000 | |||||
유관속 |
양치식물 |
석송문 |
발달 |
포자수 포자낭 |
1,200 | ||
양치식물문 |
11,000 | ||||||
종자 식물 |
겉씨식물 |
소철문 |
종자 |
포자수 |
185 | ||
은행나무문 |
1 | ||||||
구과식물문 |
630 | ||||||
마황문 |
100 | ||||||
속씨식물 |
속씨식물문 |
꽃 |
260,000 |
이끼식물(선태식물 蘚苔植物, Bryophytes)
식물 가운데 크기가 작은 부류에 속하며, 보통 1-10cm 크기지만 더욱 크게 자라기도 한다. 관다발 조직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주로 물기가 많은 습지에 산다. 번식은 포자(홀씨)로 한다. 이끼식물의 몸은 유성세대인 배우체로서 핵상은 n이며, 이 배우체가 독립생활을 하며 광합성을 하는 특징으로 양치식물 이상의 관다발식물들과 구분된다. 포자체는 상대적으로 작고, 수명이 짧으며, 배우체에 붙어서 양분을 얻는다. 이끼식물은 우산이끼문(Hepatopyta), 뿔이끼문(Anthocerotophyta), 솔이끼문(Bryophyta) 등 3개의 문으로 구분한다. 세계적으로 20,000여 종이 기록되어 있고, 우리나라에는 700여 종이 자란다.
우산이끼류 (좌), 솔이끼류 (우)
<출처: (cc) J. F. Gaffard Jeffdelonge / (cc) KirinX at wikipedia>
양치식물(羊齒植物, Pteridophytes)
고사리 및 이와 유사한 식물들을 포함한다. 관다발 조직이 발달해 있으며, 포자로 번식한다. 잎, 줄기, 뿌리의 구별이 뚜렷하다. 꽃을 피우지 않지만 포자체(n)에서 독립생활을 하는 배우체인 전엽체(2n)를 만들고, 포자체와 배우체가 규칙적으로 세대교번을 한다. 고생대 데본기 이후부터 석탄기, 이첩기 동안 매우 번성했으며, 오랫동안 지표면을 덮었던 식물이다. 현재는 13,000여 종이 발견되고 있으며, 열대와 아열대에서 주로 분포하지만 아한대까지 영역을 넓혀 자란다. 한반도에서는 300종 정도가 기록되어 있다. 양치식물은 석송문(Lycopodiophyta)과 양치식물문(Pteridophyta)으로 나누는데, 대부분의 종은 양치식물문에 속한다.
양치식물.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다람쥐꼬리(석송문), 솔잎란, 쇠뜨기, 청나래고사리(이상 양치식물문).
겉씨식물(나자식물 裸子植物, gymnosperm)
진화과정에서 최초로 종자를 갖게 된 식물이다. 나자식물이라고도 한다. 씨방 속에서 씨가 생기는 속씨식물과 달리 씨가 겉에 드러나 있다. 꽃처럼 보이는 포자수(strobilus)가 있지만, 속씨식물의 꽃(flower)과는 구조상 많은 부분에서 차이를 보인다. 중생대에 번성했던 식물로서 현재는 900여 종만이 남아 있을 뿐이지만, 현재까지도 지표면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며 숲을 이루어 살고 있기 때문에 목재 등 자원으로서의 가치가 매우 높다. 나자식물은 모두 풀이 아닌 나무다. 우리나라에는 50여 종이 자라고 있다. 현재 지구상에 살아남아 있는 겉씨식물은 소철문(Cycadophyta), 은행나무문(Ginkgophyta), 구과식물문(Pinophyta), 마황문(Gnetophyta) 등이 있다.
겉씨식물.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소철(소철문), 은행나무(은행나무문), 소나무(구과식물문), 주목(구과식물문).
속씨식물(피자식물 被子植物, Angiosperms)
꽃(flower)을 피우는 식물이며, 꽃에서 발생하는 열매 안에서 종자가 만들어진다. 현재 지구상에 우리가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식물 종은 이 부류에 속하는데, 식물 종 가운데 89%쯤을 포함한다. 최근 유전적인 정보들이 축적되면서, 속씨식물의 기원과 분류에 대해서는 새로운 견해들이 대두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인식되어오던 계통과는 판이하게 다른 계통분류체계가 제안되고 있다. 속씨식물은 지금으로부터 1억 2,500만 년 전 중생대 후기인 백악기에 이르러 처음으로 나타난 후, 급속도로 번성하기 시작해 변화하는 자연 조건에 대한 폭 넓은 적응 능력을 발휘하며, 6,500만 년 전인 신생대부터 지구를 덮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세계적으로 260,000여 종이 알려져 있으며, 열대지역에서 툰드라까지 폭넓게 적응해 살아가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3,000여 종이 기록되어 있다.
속씨식물.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순비기나무, 들바람꽃, 개불알꽃, 날개하늘나리.
식물은 사람에게 수많은 혜택을 제공한다.
식물은 우리 인류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해주는 고마운 존재다. 벼, 밀, 옥수수 같은 주요 곡물은 물론이고 각종 채소류, 과일류가 있어 식생활을 풍성하게 해주며, 오래 전부터 목재는 집과 기구를 만드는 재료로 이용되어 왔다. 또한, 식물들은 아름다운 꽃이나 잎으로서 인류에게 정서적인 풍요를 가져다준다. 뿐만 아니라 식물들로 이루어진 숲은 국립공원 같은 뛰어난 풍광을 형성함으로써 현대인들이 휴식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식물이 함유하고 있는 여러 천연물질은 인류의 질병을 고치는 데도 이용되고 있다. 진통제 아스피린은 흰버드나무(Salix alba L.)와 울마리아터리풀(Filipendula ulmaria (L.) Maxim.) 껍질에 들어 있는 살리실산에 아세트산을 섞어 먹기 좋게 만든 것에서 출발하여, 현재는 인공적으로 합성되고 있다. 조류독감 치료제 타미플루는 중국과 베트남 등지에 자라는 붓순나무과에 속하는 상록수인 팔각회향(star anise; Illicium verum Hook. f.) 열매를 가공하여 생산되고 있다. 이밖에도 항암제 등 여러 천연약품이 식물에서 기원하였거나 연구 중이다.
식물은 모든 생명의 생존의 토대이다.
식물은 인류뿐만 아니라 지구의 모든 생명체들이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이로운 존재다. 태양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전환시켜 주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생물체를 부양할 에너지라고는 없는 지구에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받아 이것을 전기에너지로 바꾸고 궁극적으로는 유기물 형태의 화학에너지로 전환하여 주는 게 바로 식물이다. 이런 에너지를 만드는 공장이 엽록체이고 생산 공정이 광합성(光合成, photosynthesis)이다. 광합성은 이산화탄소와 물을 원료로 하여 포도당, 산소, 물을 생성한다. 그러니, 광합성을 통해 만들어지는 산소만을 강조할 게 아니라, 근본적인 에너지 변환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광합성을 통해 만들어진 포도당은 지구 생물의 몸을 구성하고, 또 동물과 미생물들이 먹이로서 이용하는 유기물이 된다. 식물은 이처럼 다른 생명체들이 지구에서 살아갈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는 유일한 생산자다.
식물은 한 종 또는 여러 종이 모여서 숲을 이룬다. 식물 종들로 구성된 숲은 생태계와 같은 의미로 보아도 무리가 없다. 숲에는 나무와 풀만 자라는 게 아니라 이 공간 안에 꿩, 토끼, 호랑이 같은 동물 포식자, 버섯, 곰팡이 같은 미생물 분해자 등 온갖 생물들이 살아가는 공간인 서식처를 제공하게 된다. 식물을 근간으로 이루어진 숲은 결국 생태계가 되며, 자연이 되는 것이다.
[네이버캐스트. 현진오 교수 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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