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3번째 산행이야기
No.976 금병산 첫 이야기
No.976 금병산(錦屛山 652.2m)
소재지: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동내면, 동산면
정상: 정상석, 삼각점, 헬기장, 이정표, 조망 좋은 편 등
특기사항: 첫 산행.
1.산행날짜: 2010년 1월 24일(일요일)
2.산행날씨: 맑음
3.참가인원: 5명(새싹산악회 회원님)
4.산행코스: 김유정역→방범초소→남서릉→정상→북서릉→김유정문학관→김유정역[원점회귀 열차산행]
5.산행시간
-08:40 집 발
-09:30 청량리역 발(남춘천행 무궁화호)
-11:52 등산지도 있는 곳 발
-12:11 주능선 합류
-12:48~13:48 점심식사
-14:02 금병산 정상 착 / -14:09 발
-14:39 삼거리안부 착 / -14:54 발
-15:11 삼거리: 등산안내도, 운동기구 등 있는 곳
-15:29 김유정문학촌 착 / -15:43 발
-15:45 김유정역 착(산행종료: 휴식 포함 4시간 산행)
-이후 김유정문학촌과 유정식당(닭갈비집)으로 이동하여 저녁식사 후
-17:58 김유정역 발
-20:05 귀가
산행개념도
6.산행후기
「김유정 알고가면 여유롭고, 모르고 가면 2% 부족한 산」
산사랑(민동기)님한테서 전화가 온다.
다소 가라앉은 목소리이다. 오래간만에 산악회 회원님들하고 번개산행도 할겸 산사랑님 위로도 할 겸해서 미답산인 춘천의 금병산 산행에 나선다.
금병산은 산행시간이 짧고 이렇다 할 볼거리가 없어서 뒤로 미뤄뒀던 산 가운데 하나이다.
근교 산행지를 물색하다가 김유정역에서 원점회귀가 가능한 금병산을 발견하고는 산사랑님, 당근님, 여행님과 함께 산행하기로 약속을 잡는다. 뒤늦게 설국님이 합류하여 총 5명이 되었다.
9시30분 열차라 집에서 다소 여유있게 나온 것이 화근이 되어 기다리던 버스가 제때 오지 않아 결국 택시타고 청량리역에 도착한다. 대합실에는 많은 등산객들로 북적된다. 설국님이 알아보고 손을 흔든다.
이어 당근님과 산사랑님도 함께 만나 열차를 타려고 이동을 한다.
김유정역 모습
김유정역앞에서
예정에 없던 금병산 산행이라 급하게 열차표를 구입하다보니 2사람씩 떨어져 앉게 되었다.
실로 오랜만에 경춘선 열차를 이용한다.
차창 쪽 풍경을 감상하면서 지루하지 않게 김유정역으로 향한다.
올해 말에 경춘선 전철이 개통되면 서울에서 춘천까지 40분 거리이니 좀 더 여유있게 다닐 것 같다.
많은 등산객들이 강촌역에서 내린다. 「아마 삼악산, 봉화산, 검봉 등을 다녀오겠지」하는 생각을 해본다. 대다수의 승객(등산객)들이 강촌역에서 밀물처럼 빠져나가 좌석이 거의 텅 비어있다. 강촌역에 이어 김유정역에 닿는다.
김유정!
그저 지나가는 이야기로 몇 번 들은 기억밖에는 없다. 학창시설에 교과서에 실린 것은 기억이 나는데…. 오늘 자세히 알게 되리라!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사람 이름을 역 이름으로 사용하는 역인 경춘선 김유정역은 춘천시 신동면 증리마을에 있다. 2004년도까지 신남역(신동면으로 바뀌기 전의 신남면의 이름을 따서)으로 불렸다. 하루에 내리고 타는 사람이 몇 안 되는 조그마한 간이역이지만, 휴일에는 많은 등산객들로 북적되는 곳이다. 여행객들에게도 꽤 많이 알려진 역이고 역사도 깊어 1939년에 지어졌다.
간이역이 흔히 그렇듯 사람 하나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조그마한 역사의 대합실 문을 나서면 도로 건너편으로 마을을 만난다. 부동산가게, 슈퍼, 식당 등 여느 역 앞의 모습과 별단 다를 것이 없어 보이지만 이 마을은 역의 이름이 된 김유정 작가의 고향, 실레마을이다. 마을 전체가 김유정의 산골나그네, 봄봄, 동백꽃 등 여러 작품의 무대이기도 하다.
김유정역을 빠져나와 2차로 도로에 접어들어 남쪽 방향으로 도로따라 진행을 한다. 도로가에는 아무런 표시가 없다.
우체국과 면사무소 건물을 지나 방범초소가 있는 곳에 이르고, 이내 마을회관 앞에 도착하니 오래된 느티나무 고목이 서 있고 그 옆에 세워져 있는 김유정기념비석에 김유정은 자신의 고향인 이곳 마을을 다음과 같이 그리고 있다.
『나의 고향은 저 강원도 산골이다. 춘천읍에서 한 이십리 가량 산을 끼고
꼬불꼬불 돌아 들어가면 내 닫는 조그마한 마을이다. 앞뒤 좌우에 굵직굵직한 산들이 빽빽이 둘러섰고 그 속에 묻힌 아늑한 마을이다. 그 산에 묻힌 모양이 마치 옴팍한 떡시루 같다고 하여 동네 이름을 실레라 부른다. 집이라야 대개 쓰러질 듯한 헌초가요, 그나마도 50여 호밖에 못되는, 말하자면 아주 빈약한 촌락이다. 그러나 산천에 풍경으로 따지면 하나 흠잡을 데 없는 귀여운 전원이다. 산에는 기화이초로 바닥을 틀었고 여기저기에 들풀거리며 내솟는 약수도 맑고, 그리고 우리의 머리위에서 골을 거리며 까치와 시비를 하는 노란 꾀꼬리도 좋다. 주위가 이렇게 시적이니만치 그들의 생활도 어디인가 시적이다. 어수룩하고 꾸물꾸물 일만하는 그들을 대하면 만세상을 보는듯 하다.』
실질적인 산행들머리 모습
얼마안가 「김유정 실레이야기길」이라고 써진 등산안내도가 보인다.
조금 더 도로따라 진행을 하니 능선초입에 등산안내도가 세워져 있다. 산불감시초소도 세워져 있다. 바로 앞에 이정표(←실레이야기길(3.5km, 63분), ←금병산 정상(3.58km, 90분), 김유정역(0.9km, 15분)→, ↑실레이야기길, ↑금병산 정상(85분))가 보인다.
좌측의 넓은 길로 가면 정상까지 90분, 직진하여 올라가면 85분이라 써있어 직진하여 올라간다. 이내 좌측으로 갔던 길과 합류한다.
주능선으로 올라가기 전까지만 바닥이 결빙이 되어 있어서 조금 미끄럽고 주능선에 올라선 이후론 등산로가 거의 국립공원 수준보다 좋은 산책코스이다. 강원도라 생각하고 기차 안에서 스패츠를 착용했는데 스패츠가 무색하리만큼 눈이 없다.
정비가 잘 된 등산로에는 각종 푯말 등이 부착되어 있어 학생들에게 혹은 일반인들에게 좋은 공부가 될 것 같다. 동백나무, 소나무, 진달래, 철쭉 등을 설명한 문구가 푯말로 만들어 세워져 있다.
등산로 곳곳에는 각종 푯말이 세워져있어 유용한 지식을 배울수가 있다.
하산해서 이른 저녁을 먹기로 했기 때문에 점심을 다소 일찍 먹어야 하는데 주능선 상에는 약한 바람이 불어 다소 쌀쌀하여 마땅한 장소가 나오지 않아 결국 정상가기 전의 헬기장에서 점심을 먹는다.
매번 산사랑님이 정성껏 준비한 음식으로 잘 먹었는데 이번 역시 푸짐하게 점심을 먹는다. 1시간의 식사시간을 마치고 14분을 올라가니 정상 직전의 헬기장에 닿는데 많은 등산객들이 자리 잡고 점심을 즐기고 있다. 이내 이정표를 지나 살짝 올라가면 정상석이 세워져 있는 금병산 정상에 닿는다.
금병산 정상 직전의 모습
금병산 정상 모습
금병산 정상석과 삼각점 모습
금병산 정상에는 삼각점(춘천323, 2005재설)과 무인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 철탑이 있고, 2004.11.1일 춘천시에서 세운 오석의 정상석(652m)이 있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좋은데 우측으로 대룡산 줄기(영춘지맥)가 잘 보이고 바로 아래로 춘천시가지와 함께 봉의산도 잘 보인다.
정상에서 바라본 대룡산 쪽 능선 모습
정상에서의 조망(춘천시가지와 봉의산의 모습이 보인다)
정상에서 김유정문학촌(3.81km, 90분)과 증리(2.8km[1시간 20분])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30분을 진행하니 삼거리가 나온다. 김유정문학촌은 이곳에서 우측으로 내려간다. 이곳에서 15분간 마지막 휴식을 한다.
이곳 삼거리안부에서 김유정문학촌 방향으로 하산했다.
휴식을 마치고 김유정문학촌(2.21km, 46분) 방향인 우측의 급한 내리막길을 내려가는데 이곳은 북향이라 잔설이 남아있고 일부 결빙이 되어 있어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이곳 역시 올라올 때와 마찬가지로 잣나무 숲이 울창하다.
마지막으로 휴식한 삼거리에서 17분을 내려가니 각종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는 삼거리에 닿는데 이곳에도 어김없이 등산안내도와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이곳은 이정표가 잘 설치되어 있다. 특히 실레이야기길 푯말은 어김없이 나온다.
실레이야기길 배경지도 모습
김유정문학촌 앞의 등산안내도에서 바라본 금병산의 모습
이제 넓은 길이 시작된다. 다 내려왔다는 이야기이다.
너무 싱겁게 산행을 마친 것 같다. 점심을 잘 먹어서 아직도 배는 부른데….
비포장 흙길따라 진행을 하는데 꺽이는 지점(삼거리)마다 이정표가 세워져 있어 실레이야기길 찾는 데는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을 것 같다.
운동기구가 세워져있는 삼거리에서 18분을 내려오니 김유정문학촌에 닿는다.
김유정
본관은 청풍. 어렸을 때 이름은 멱설이. 주로 자신의 생활이나 주변 인물을 소재로 한 단편소설을 발표했다. 토속어·비속어를 많이 썼다.
아버지 춘식(春植)과 어머니 청송심씨(靑松沈氏) 사이의 8남매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다.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고독과 빈곤 속에서 우울하게 자랐다. 고향을 떠나 12세 때 서울 재동공립보통학교에 입학, 1923년 휘문고등보통학교에 들어가 안회남과 친하게 지냈으며, 이때 김나이(金羅伊)로도 불렸다.
1927년 연희전문학교 문과에 입학했으나 이듬해 그만두었고, 1929년 고향 춘성군 신동면 실레 마을로 돌아왔다.
1930년 늑막염을 앓기 시작한 이래 평생을 가난과 병마에 시달렸다. 한때 금광에 손대기도 하고 들병이들과 어울려 무질서한 생활을 보내기도 했다. 1932년 마음을 고쳐 잡고 실레 마을에 금병의숙(錦屛義塾)을 세워 불우한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쳤으며, 1935년 '구인회'에 가담해 김문집·이상 등과 사귀었다.
1935~37년까지 2년 동안 단편 30여 편과 장편 1편(미완), 번역소설 1편을 남겼다. 29세 때 누나 집에서 결핵과 늑막염으로 죽었다.
김유정기념전시관 모습
김유정문학촌 내부의 모습
김유정문학관은 크게 김유정 생가 터와 기념전시관으로 나눌 수 있는데 생가 형태는 「□」자형 기와집이지만 지붕은 이엉을 엮어 얹은 초가이다.
이렇게 초가를 얻은 것은 당시 화적떼들의 표적이 되어 약탈과 방화를 막기위한 조치였다고 한다.
김유정(1908~1937)이 짧은 기간에 발표한 30여 편의 작품 중 소설 12편의 무대가 된 곳이다 보니 구석구석 소설의 이야기가 배어있다.
김유정문학촌에서
김유정은 이곳 실레마을의 부잣집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생활했다. 23살의 나이에 귀향해서 야학인 금병의숙을 설립하고 농촌계몽운동을 벌였다. 그러다 2년 후 산골나그네를 시작으로 여러 편의 소설을 발표했다. 그의 소설은 실레마을에서 직접 목격한 일이 소재였고, 작품 속의 등장인물들은 이곳 마을의 실존인물이기도 하다.
토속적인 소재와 언어감각을 지녔다는 평을 듣는 김유정의 소설 봄봄은 중고등학교의 교과서에도 실려 있다.
1968년 춘천 의암호 옷바위 위에 시비가 세워졌다.
김유정의 고향이자 작품(봄봄 외)의 무대인 춘천시 신동면 증리 실레마을은 금병산자락의 숲길과 등산로, 마을 안쪽의 작품 배경지를 중심으로 걷기여행코스로 개발돼 최근 문학탐방 길로 각광받고 있다.
실레 이야기길
금병산에 둘러싸인 모습이 마치 움푹한 떡시루 같다하여 이름 붙여진 실레(증리)는 작가 김유정의 고향이며 마을 전체가 작품의 무대로서 지금도 점순이 등 소설 12편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금병산 자락의 실레 이야기길은 멀리서 문학기행을 오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들병이들이 넘어오던 눈웃음길>
<금병산 아기장수 전설길>
<점순이가 「나」를 꼬시던 동백숲속길>
<덕돌이가 장가가던 신바람길>
<산국농장 금병 도원길>
<춘호처가 한들로 몸팔러 가던 가슴 콩닥길>
<응칠이가 송이 따먹던 송림길>
<응오가 자기 논의 벼 훔치던 수아리길>
<산신각 가는 산신령 길>
<도련님이 이쁜이와 만나던 수작골길>
<복만이가 계약서 쓰고 아내 팔아먹던 응고개길>
<맹꽁이 우는 덕만이 길>
<근식이가 자기집 솥 훔치던 한숨길>
<금병의숙 느티나무길>
<장인입에서 할아버지 소리 나오던 데릴사위 길>
<김유정이 코다리찌게 먹던 주막길 등 재미난 이야기 열여섯 마당과 만날 수 있는 -실레이야기길-은 30분에서 1시간 반까지의 코스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김유정문학촌에서 나와 5분 정도 걸어가니 김유정역 앞에 이른다. 이제 닭갈비를 먹으러 조금 더 진행하여 닭갈비를 하는 식당에 와보니 어째 분위기가 영 아니다 싶어 김유정문학촌 옆의 식당으로 가기로 하고 되짚어 다시 문학촌에 닿는다.
앞전에 김유정기념전시관 내부는 구경을 못해 이번에 기념전시관 내부로 들어가 김유정에 대해 샅샅이 공부를 한다.
김유정기념전시관 내부 모습
답사를 마치고 이제 바로 옆의 닭갈비집으로 이동하여 즐건 저녁식사를 하고는 시간이 되서 역으로 이동한다.
즐건 저녁식사
올 연말이면 없어질것(?)같은 김유정 역을 한번 더 볼수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김유정을 한번 더 촬영했다.
1939년 7월 신남역으로 문을 연 김유정역은 이후 수차례 개.보수가 이뤄졌으나 경강역과 함께 당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1997년 TV드라마「간이역」의 무대로 활용되기도 했다. 2004년 12월 1일 이곳이 고향인 소설가 김유정선생의 이름으로 역명이 바뀌었다.
그런 김유정역이 경춘복선전철 개통에 따라 기와지붕의 전통 한옥건물로 새로 지어진다고 한다.
신축 역사는 현재 자리(김유정문학촌 입구 큰 길가)가 아닌 금병초등학교 앞으로 이전, 대지 3,700여㎡(약 1,119평)에 역사는 1층, 관리동은 2층의 연면적 500여㎡(약 151평)로 지어진다고 한다. 역사 주변에는 김유정기념공원과 휴게시설도 만들어진다. 복선전철 개통에 맞춰 10월 말 준공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그러면 이번이 김유정역 보는 게 혹시 마지막이 되려나?
이런 저런 생각에 열차는 어느새 플랫폼에 다가선다.
올 때와 마찬가지로 갈 때 역시 두 사람씩 앉아 가는 바람에 짝이 없는 필자는 그저 어두워진 차창 쪽을 조금 바라보다 이내 잠이 들었다.
이후 설국님은 화랑대역에서 작별했고, 이어 정차한 성북역에서 여행님과 내려 작별한 후 귀가했다.
오늘도 해피데이!
7.특기사항
①새싹산악회 회원님들과 함께 금병산 열차산행
②산행 후 닭갈비집에서 이른 저녁 먹고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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