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스크랩] 호남정맥의 추억

약초2 2009. 2. 15. 08:00

호남정맥을 마친지 어느새 한 달이 다 되 가고 있다.

어느 하나 힘들게 마치지 않은 산줄기가 있으련만 호남정맥은 백두대간 다음으로 추억이 많은 산줄기이다. 추억도 산행횟수에 비례가 되나보다.


돌이켜보면 지난 2001년 5월 12일 영등포 경방필백화점 앞에서 덕유산악회(32인승 우등버스 2대로[40명 참가]출발)를 쫓아 호남정맥에 첫 발을 내딛은 후 총 31회에 걸쳐 종주를 했다.


2001년 5월 13일 첫 구간 출발지인 전남 광양의 외망을 출발할 때 무박산행이기 때문에 컴컴할 때 지나가서 들머리가 기억이 전혀 나질 않는다. 역시 어두울 때 시작했기 때문에 사진도 없는 것이 무척 아쉽다.


처음 대하는 호남정맥은 잡목지대와 밭고랑 길 같은 곳을 통과하기에 독도하는데 많은 애로를 느꼈는데 그것은 역시 시작에 불과했다.

예전 거인산악회의 이구대장님이 호남정맥 1차 종주를 마치고 난 뒤에 한 말이 있었는데 그것은 「다시는 호남정맥을 하지 않겠다는 것」 이었는데 종주를 마치고 난 지금 그 말을 되  짚어 본다.

현재 낙동정맥 반 정도, 낙남정맥 반 정도, 금남호남정맥 1구간을 남기고 있고 여러 지맥 산줄기도 마친 상태에서 느낀 호남정맥의 산줄기는 다른 산줄기에 비해 등산로 상태가 너무나 나쁘다. 산행을 마치고 나면 거의 온 몸이 자국으로 도배가 되어 있다.

그래도 그러한 등산로를 과외 한 번 받지 않고 제대로 마친 날이면 기분이 배가되어 상처  뿐인 몸도 기쁘게 넘어간다. 온몸의 자국은 목요일이나 금요일 정도 되면 저절로 없어지기 때문에.


두 번째 구간은 긴 이동거리에 짧은 산행(4시간 38분을 산행했는데 아침 9시 22분에 산행을 마쳤다)을 해서 많은 아쉬움을 남기면서 안내산악회에 참석하는 것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다.

물론 안내산악회 측에서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해서 구간을 조정했으리라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너무 한다 싶다.


세 번째 구간(백운산) 역시 짧은 산행으로 실망 그 자체다.


네 번째 구간은 장마철이라 집중호우가 하루 종일 이어져서 결국 모든 회원님들이(필자 역시 3번의 과외를 받았으나 선두로 도착했다) 과외를 했는데, 필자가 산행을 마치고 2~4시간이 지난 후에 도착하여 저녁 6시 30분에 돼서야 귀경하기 시작했다. 결국 자정을 넘겨 귀가했다.


6번째 구간부터는 차량 1대 만으로 운행을 했다.


8번째 구간의 빈계재 부근에서 큼직한 더덕을 캐는 행운도 누려봤다. 이후로 아직까지 그렇게 큰 더덕은 구경도 못했다.


매번 구간이 짧은 것에 실망을 느껴 결국 16회 구간(개기재)까지 덕유산악회에 참석을 하고는 호남정맥을 잠시 접었다. 

한 달에 두 번씩 산행을 해서 그해(2001년) 12월 16회를 마지막으로 덕유산악회에 참석했었다.


그 후 시간이 흘러 2003년 10월 19일 필자가 소속된 산악회의 정기산행에 추월산을 산행하게 되었는데 그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역으로 혼자 종주했다.


2004년이 되어 호남정맥을 종주하고 싶은 욕구가 생겨 단독종주 하기로 마음먹고 4월 24일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무박으로 17번째 구간을 종주했는데 산행을 원 없이 10시간 이상을 했는데 경비가 만만치가 않다. 덕유산악회에 참가할 때는 산행회비가 4만원에 평균 비용이 50,000원이 체 되지 않았는데 혼자 무박으로 가서 하루 종일 굶어가면서 아끼고 아꼈는데도 78,500원이나 들었다. 그러나 그 돈은 제일 적게 든 비용이다.


이후 조금 편하게 자가용 승용차를 끌고 산행을 하니 1번 갈 때 보통 경비가 10만원을 넘기는 것이 예사다.

혼자 원 없이 산행하는 것은 좋은데 경비가 많이 들고 해서 다시 인터넷 검색을 해서 호남정맥을 종주하는 산악회를 알아보니 이제는 산행코스가 맞질 않는다.

결국 종주 마칠 때까지 단독으로 승용차를 이용하여 종주를 마쳤는데 총 경비가 2,111,370원이 들었다. 1회 평균 68,000원이 들었다.


「서밧재→어림고개」 구간이 가장 기억이 남는데 그것은

그날도 센트럴터미널에서 광주행 심야우등버스를 타고 광주터미널에 도착하여 비용을 아끼고자 날이 새고 버스가 다니면 이동하려고 새우잠을 자는데 모기가 엄청나게 뜯어대는 바람에 결국 택시로 이동하여 서밧재에 도착한 후 곧바로 야간산행에 들어갔다.

얼마간 시간이 흘러 갈림길에 도착하여 아무 생각없이 표지기 방향대로 진행을 하니 포장도로가 나온다. 필자는 이곳이 묘치고개인 줄 알고 도로에 떨어져 건너편 봉우리에 올라 한참 진행하니 광주학생교육원 입구가 나오는데… 그 황당함이란… 결국 다시 서밧재에 도착하니 그 허무함!

모기에 헌납하고 택시비가 절로 생각난 그런 구간이었다. 어두운 삼거리에서 반대쪽에서 산행한 사람이 붙인 표지기 보고 쫓아간 것이 화근이었던 것이다. 지금도 생각을 하면 웃음이 나온다.


258시간 53분의 기록을 남기고 종주를 마친 호남정맥!

남한의 산줄기 중 가장 긴 산줄기인 만큼 힘들게 마쳤다. 그만큼 보람도 크고 자부심도 느낀다.


매번 산줄기 하나씩을 마칠 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후련하기 보다는 웬지 미련이 자꾸 남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산줄기에서 조금 벗어난 산들을 그때 당시 답사하지 못한 이유이리라!

 

 

 백이산(伯夷山 582m. 전남 순천 외서면 / 보성군 벌교읍)

 

 무등산의 모습

 

 

 3정맥(금남, 호남, 금남호남정맥) 분기점의 조약봉의 모습

예전(2006.05.21일에 답사)에 있었던 주화산(568m. 삼수봉) 표지석은 어디로 갔나?

 

 

 

앞으로 산행할 구간에 대한 사전 정보를 조금 더 확실하게 알고 산행에 임하면 산줄기를 대하는 마음이 더욱 더 행복하리라!

출처 : 조인기의 산과 여행이야기
글쓴이 : 약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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