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행/전라, 제주의 산

내 생의 최고 설경산행(완도 상황봉 2008년 새해일출산행)

약초2 2008. 1. 12. 21:33

752번째 산행이야기

2008년 새해 일출산행

완도 상황봉


1.산행날짜: 2007년 12월 31일(월)~2008년 1월 1일(화): 무박산행

2.산행날씨: 구름→약한 눈→강한바람[먹구름]→구름사이 햇볕→약한 눈발.

3.참석인원: 새싹산악회 723회 정기산행 42명

4.산행코스: 화흥포항[일출]→구계등[관광]→대구미→심봉→상황봉→백운봉→업진봉→숙승봉→청소년수련원

5.산행시간: 5시간(09:15~14:15)


6.산행후기

최고 雪景산행

완도군은 전남 해남군 땅 끝 동쪽의 크고 작은 섬 202개로 이루어졌다. 이 가운데 완도가 가장 큰 섬으로 군 소재지다. 완도는 본래 백제의 세금현에 속한 섬이었으나, 신라 흥덕왕 3년(828년) 청해라 부르고, 장보고가 청해진을 설치했다. 이후 완도는 일본과 당나라의 삼각 해상무역을 펼치던 중요한 요충지로 떠올랐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청해진대사(淸海鎭大使) 장보고의 영화도 그리 오래 가진 못했다. 왕위찬탈에도 한몫을 하며 세를 키웠으나, 846년 그의 세력 확장에 불안을 느낀 조정이 부하(자객이라는 주장도 있음) 염장(閻長)을 시켜 장보고를 죽이고 청해진을 파하고 말았다.


이후 신라 조정은 장보고의 추종세력이 반란을 일으킬까 두려워 완도 주민들을 김제 땅으로 이주시키게 된다. 이 때문에 완도는 고려 공민왕 때까지 500여 년 동안 사람이 살지 않는 섬으로 남게 되었다. 장보고의 청해진 유적은 완도군 장좌리 앞 바다 장도(將島)에 남아 있다.

 

 


완도의 상황봉은 완도내의 산 전체를 통틀어 부르는 이름이나 다름없다. 상황봉(해발644m)을 중심으로 다섯 봉우리가 섬 한가운데 솟아 있기 때문이다.

정상에 오르면 동·서·남 삼면으로 아름다운 다도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북쪽으로는 굵직한 산줄기가 육지를 향해 힘차게 뻗어 있다.

북쪽으로부터 숙승봉(534m), 업진봉, 백운봉(600m), 상황봉, 쉼봉(600m)의 5개의 봉이 일렬로 솟아있는 오봉 중 가장 높이 솟은 봉이 상황봉이다.

상황봉 일대의 수림은 가시나무 동백나무 후박나무 등 난대림이 주종을 이루고 중부 내륙지방의 산들과는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완도에 이렇게 숲이 울창하게 된 것은 신라시대 이래 역사적인 배경이 있다. 장보고의 죽음 이후 서기 851년 완도 사람들은 모두 전라북도 김제군으로 강제 이주됐다가 고려 공민왕 때인 1351년에야 다시 들어와서 살기 시작한 것이다. 무려  500년 동안 비워둔 섬이니 숲이 울창해질 수밖에 없었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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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상황봉 개념도

 

 

 

작년 휴가 때 완도 상황봉을 처음 접했을 때 조금은 서운했던(완도의 5봉 중 못 가본 쉼봉과 조망이 별로 좋지 않아서) 마음을 날려버리려고 산악회에 새해일출 산행지로 정했다.

호응이 너무 좋아 일찌감치 접수를 마감했는데 하느님이 심술을 부리는지 호남지방에 연일 폭설이 내린다는 뉴스가 계속 귀전을 때린다.


결국 날짜는 다가와서 12월 31일 저녁 10시에 건대입구역에서 출발한다. 좌석은 두 자리가 비워 42명이 동참하게 되었다.


완도로 향하는 여정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6시간 정도로 생각했던 완도 가는 길이 폭설과 눈 내리는 교통여건으로 장장 9시간 걸려 완도에 도착한다.

결국 상황봉에서 일출을 보려고 했던 꿈은 접고 대신 명승3호인 정도리 구계등에서 일출을 보려고 했는데 그나마 길을 놓쳐서 화흥포로 향하는데 막 축포가 터진다. 완도군에서 새해일출행사를 벌이고 있던 순간이다.

버스가 화흥포항에 도착하니 불꽃놀이는 이내 끝이 났는지 더 이상 축포를 쏘아대지 않는다.


버스에서 내리니 주위는 이미 환한 상태였다. 좌측(동쪽)으로 조금 붉은 기운의 빛이 보이긴 하는데 산등성이가 가로 막고 있어서 해가 나오려면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 같고 무엇보다도 바닷가의 세찬 바람에 잠시 몸을 피한다.


바람을 피해 방파제 밑에 쪼그려 앉아 있기도 하고 구석에 몸을 피해있기도 하고 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점 점 붉은 빛이 감도더니….

드디어 2008년도 새해 일출이 막 산등성이 위로 떠오른다.

「오, 주여!」(개인적으로 기독교를 믿지 않지만 「주여」가 입에서 막 나온다)

「오, 부처님!」(역시 불교도 믿지 않지만 습관상 입에서 나온다)

「고맙습니다!」

「올 한해도 무사고 안전 산행을 하게 해 주시옵고, 제가 아는 모든 이들 행복하게 해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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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화흥포항의 2008년 새해 일출모습

 

 

 

2008년 새해 일출이 그렇게 해서 떴다. 산등성이 위로 구름 아래로.

조건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2008년 새해가 밝았다.

흥분과 탄성을 뒤로 하고 급하게 다음 행선지인 구계등으로 향한다.


다시 밟은 구계등은 여름과는 사뭇 달랐다.

일단 덥지 않아서 좋았고 몽돌위에 쌓인 하얀 눈이  너무나 보기가 좋았다.

여름엔 몽돌해변에서 장사하시는 분이 계셨는데 아직 이른 시간인지, 겨울철인지 몰라도 장사하시는 분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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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승3호인 정도리 구계등의 모습

 

 

 

구계등 관광을 마치고 산행을 하기위해 차량으로 이동을 하여 산행들머리인 대구리 마을에 도착한다.


이외로 따뜻하고 맑은 날씨에 안도의 한숨을 쉬고 산행에 들어간다.

대구리 마을 표지석과 등산로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 대구리 마을에서 시멘트도로 따라 조금(200여m)가면 이내 비포장도로로 바뀌면서 등산안내도와 이정목이 세워져 있는 삼거리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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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좌측으로 진행한다.

 

 

 

이정표의 방향대로 좌측으로 꺽어 본격적인 오름길을 오르는데 바닥에 눈이 제법 쌓여 있다.

점점 올라갈수록 울창한 왕 후박나무 상록수림 속으로 들어서는데 후박나무의 잎가지에 눈이 쌓여있어 보기가 참 좋다.

 

다소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는데 계속해서 멋진 설경이 펼쳐지는데 탄성과 함께 입을 다물지 못한다. 설경이 가히 환상이다.

이제 바위전망대가 나타나면서 펼쳐지는 다도해의 풍광에 그만 넋을 놓고 조망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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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조망대에서 바라본 다도해의 모습

 

 

 

바위전망대에서 잠시 조망을 즐기다 이내 내려간 후 다시 오름길이 이어지는데 나무사이로 다도해가 조망된다. 얼마간 올라가니 다시 바위전망대가 나타난다. 이곳 역시 조망이 무척 뛰어나다.


이제 두 번째 조망대를 뒤로 하고 왕 후박나무 군락지를 통과하는데 이건 거의 환상 그 자체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설경이 무척 뛰어나다. 내 생에 이렇게 멋진 설경은 처음 접하니 그저 넋을 놓고 진행을 한다.


후박나무 군락지를 지나면서 다시 세 번째 조망대가 나오는데 심봉(쉼봉)과 상황봉이 조망되는 넓은 공터지역이다. 이정표가 세워져있다.

꽤나 올라온 것 같은데 아직도 상황봉이 멀리 떨어져있다. 갈 길이 바뻐 발걸음을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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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으로 심봉과 우측으로 상황봉 정상이 보인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눈보라가 치기시작하고 하늘이 어두컴컴해진다.

심봉 향한 바윗길을 얼마간 진행을 하니 심봉 정상 바로 앞에 이르렀는데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바람은 무척세서 몸을 가누지도 못한 체 이리저리 강한 바람에 흔들린다.

 

그래도 한 번도 답사하지 못한 심봉이라 용기를 내서 밧줄을 잡고 심봉에 올라선다.

심봉 정상에 도착하니 바람이 더욱 더 세차게 불어댄다. 조망은 제로인 것은 물론이고 몸도 가누지도 못해 정상석 만 구경하고 얼른 직진하여 내려간다.

그러니까 심봉 오름길은 바윗길(로프 걸려있음)과 좌측으로 우회해서 편하게 올라오는 길이 있다.


심봉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추운날씨와 강한 바람에 엄두도 내지 못하고 서둘러 내려와 상황봉을 향한다.

조금 진행하니 바람을 피할 수가 있는 곳이 있어 그 곳에서 회원님들을 기다린다. 앞서간 회원님들은 이미 상황봉 정상에 도착했다고 전화가 왔는데 조망도 없고(조망제로)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대서 관음사지로 하산한다고 연락이 온다.

별 수 없이 그 쪽(에덴농원)으로 하산하라고 말을 건 낸 후 통화를 마치고 조금 더 기다리니 회원님들이 나타난다.


회원님들과 함께 상황봉에 오른 후 날씨가 너무 나빠 오봉종주(심봉~숙승봉)를 못하고 에덴농원으로 하산해야겠다고 말을 하니 산삼님이 섬 날씨는 예측을 할 수 없으니(나빠졌다가 좋아진다고 함) 원래 예정대로 오봉 종주를 하자고 강력하게 말을 하는데 갈등을 느낀다.

「정말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

「언제 다시 온다는 보장도 없고, 너무나 먼 거리에…」

여기까지 생각이 이르자 산삼님 말에 동의하여 계속 종주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려는 순간 날씨가 거짓말같이 좌측 하늘이 맑아지면서 다도해의 풍광이 멋지게 보인다.     


상황봉 정상은 큰 볼품이 없다 그러나 조망은 시원하고 사방으로 동, 서, 남쪽의 다도해가 펼쳐지고 북으로는 두륜산과 덕룡 주작산 조금 서쪽으로 치우쳐 달마산이 아주 아름답다.

동쪽으로는 고금도 조막도 신지도가 발아래 보이고, 완도읍과 신지도를 연결하는 연륙교(신지대교)가 아름답고  청해진이 있었던 장도가 한 폭의 그림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날씨가 맑은 날이면 제주도 한라산까지 보인다고 하는 상황봉 정상인데 그나마 인근의 다도해라도 볼 수가 있어서 참으로 다행이다.


상황봉 봉수대에서 내려와 백운봉을 향해 출발한다. 앞 서 선두로 산행한 회원님들에겐 미안함과 죄스럽다.

상황봉에서 17분을 진행하니 첫 번째 조망데크가 나오는데 다시 먹구름이 끼어 조망이 별로다. 해서 곧장 6분을 내려가니 임도가 가로지르는 하느재에 닿는다.


하느재는 쉴 만한 공간이 없어서 곧장 직진하여 힘겹게(쉬지 않고 진행함) 4분을 올라가니 두 번째 3층의 조망테크가 나와 2층에서 자리 잡고 휴식을 취한다. 다시 날씨가 맑아진다.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간식을 먹고 나니 살 것 같다.

이제 백운봉을 향한 본격적인 오름길을 오르는데 다시 탄성이 터진다. 앞 전 상황봉 오름길은 저리가라이다. 왕 후박나무에 매달린 눈꽃들이 저마다 멋지게 폼을 내는데 거의 환상 그 자체다. 함께 진행하던 회원님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환호한다. 한 발자국 땔 때마다 펼쳐지는 설국(雪國)의 환상 하모니! 감히 어느 문구로도 표현할 수 없는 환상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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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내내 환상의 연속이다.

 

 

전망대를 거쳐 3분 더 진행하니 백운봉 고스락이다. 우리 팀 보다 먼저 간 팀이 있었는데 어쩐 일인지 이곳 백운봉 쪽은 족적이 보이지 않는다. 그새 내리는 눈에 발자국이 감쳐졌는지 모르지만 좌우지간 발자국이 보이지 않는다.

 

조심스럽게 백운봉 정상석이 세워져 있는 바위봉우리에 올라선다. 다시 때 마쳐 먹구름이 사라져 멋진 다도해의 풍광이 펼쳐진다.

산행을 하지 않은 분과 이미 하산해서 도착한 회원님들 생각을 해서 쉬지도 않고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 만 찍고는 서둘러 진행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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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봉 정상 근처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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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봉 정상 근처의 모습

 

 

백운봉 정상에서 5분 내려가면 대야리로 하산할 수 있는 삼거리가 나오고, 이후 10분을 더 진행하면 업진봉(활공장, 전망 최고, 정상석, 넓은 암반지대)이 나오는데 이미 앞서 하산한 회원님들 생각에 지체할 수가 없어 이곳에서도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 만 찍고는 서둘러 마지막 봉우리인 숙승봉을 향해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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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진봉 고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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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진봉 고스락에서 바라본 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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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진봉 고스락에서 바라본 다도해 풍광

 

 

업진봉 정상에서 9분 정도 진행하면 헬기장(조망 없음)이 나오고 10분 더 진행하면 송전탑이 나온다.

송전탑에서 내려가면 임도가 나오고 이후 숙승봉 향한 오름길을 10여 분 힘겹게 오르고, 철 계단을 연속해서 두 번 오르면 스님이 고개를 숙여 잠을 자고 있는 모습과 닮았다하여 이름 붙여진 숙승봉 정상에 닿는다.


힘들어 하는 회원님들께 「마지막 봉우리이니 힘을 냅시다!」하며 힘들게 올라간 숙승봉 정상에서의 조망 역시 환상적이다.

건너편의 두륜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깝고 두륜산을 중심으로 우측으로 주작산 덕룡산 좌측으로는 달마산이 보인다. 불목리 저수지 쪽을 내려다보면 신라방 촬영 세트장이 한눈에 잡힌다.

사방을 둘러보고 정상 사진을 찍고 서둘러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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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승봉 가기 전에서 바라본 숙승봉의 모습

 

 

이제 하산하는 일 만 남았다.

동백꽃이 만발하면 더없이 환상적일 것 같은 많은 동백나무 군락이 터널을 이루고 있는 내리막길을 30여 분 내려가면 저수지가 나오고 이내 저수지 뚝방길 따라 내려가면 포장도로에 떨어진다.

 

우측으로 조금 내려가니 산악회 버스가 보이면서 사연 많은 산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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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종점인 청소년훈련원 주차장 입구

 

청소년수련원 주차장에서 새해 떡국을 먹고 귀경길에 오르는데(15:00) 걱정이 앞선다. 완도에 내려갈 때 꼬박 9시간 걸렸으니 계산을 해보면 자정쯤에 도착한다는 예기가 되는데….

그런데 이외의 결과가 나왔다.

서해안고속국도를 이용했는데 차량소통이 원활하여 6시간 걸려 저녁 9시에 건대입구역에 도착하여 안도의 한숨을 쉬고는 귀가했다.  


내 생의 최고로 멋진 설경산행이었다!

 

 


7.특기사항

내 생의 최고 설경산행


2008년 일출구경(화흥포항에서 구경)


구계등 구경


④궂은 날씨(맑았다가 흐렸다가 어둠속에 눈보라쳤다가 이내 맑아졌다가 구름이 끼다가 약한 눈발이 내림)


⑤완도 갈 때 차량소요시간이 8시간 정도 걸렸으나(원래 6시간이면 충분함) 귀경길은 차량소통이 원활하여 6시간 소요됨.


⑥(대구리마을→상황봉→숙승봉→청소년수련원)코스는 완도의 산줄기를 남북으로 이어갈 수 있고  섬 특유의 사방으로 트인 조망이 압권이며 다도해의 작은 섬들이 정말 그림처럼 아름답다. 봉우리를 제외 하고는 후박나무와 동백나무 숲이 울창하여  다른 산과는 또 다른 감동을 주고, 위험 구간도 없고  초입 능선 오름을 빼고는 어려움이 없어 부담 없이 남, 여, 노, 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등산 코스다.


상황봉 등산코스: 현재 완도 상황봉 주변에는 6개 등산로가 개척되어 있다. 산행 기점은 대야리, 장좌리, 죽청리, 화흥리, 불목리 등 5곳으로 모든 산길은 정점인 상황봉과 백운봉으로 이어진다. 가장 인기가 있는 곳은 원점회귀형의 산행이 가능한 대야리 코스. 이 코스는 대야수원지 아래 에덴농원 입구에서 시작해 건드렁바위~관음사지를 경유해 상황봉에 오른 후 주능선을 타고 백운봉까지 이동, 송곳바위 코스로 다시 출발지점인 에덴농원으로 돌아내려 올 수 있다.

이밖에도 죽청리 LPG주유소 앞에서 386m봉~467m봉~삼밭재를 경유해 상황봉으로 오르는 코스, 화흥리 대구미에서 1봉~2봉~3봉~쉼봉을 경유하는 코스, 불목리에서 원불교 소남훈련원~숙승봉~업진봉을 거쳐 백운봉을 오르는 코스 등이 있다.

대부분의 산길은 두 사람이 나란히 걸을 수 있을 정도로 비교적 넓지만, 등산로 주변에 원시림이 우거져 터널을 지나는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곳곳에 이정표를 설치해 초행길에도 손쉽게 길을 찾을 수 있다.


장보고와 청해진 본영 장도

완도 장좌리 마을 앞쪽에 작은 섬 하나가 있다. 바로 이곳이 신라시대 동남아 해상권을 장악하고 삼각 무역을 펼쳤던 해상왕 장보고의 청해진 본영인 장도(將島)다. 차를 타고 가면 그냥 스쳐 지나기 쉽지만, 길옆에 수석공원과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관심이 있는 사람은 한번쯤 들러 볼 만한 곳이다. 완도대교에서 완도읍 방향으로 10km 정도 떨어져 있다.


현재 이 섬은 문화재 발굴을 마치고 복원을 앞두고 있는데, 유적 내에는 목책성과 판축토성, 건물지, 빗살무늬 맷돌 등이 남아 있다.


장도는 하루에 두 차례 물이 갈라질 때면 걸어서(차량도 가능) 들어갈 수 있다. 장좌리 마을에서 300m쯤 된다. 야트막한 오르막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섬 주변에 당시의 성벽이 남아 있다. 무성한 수풀을 헤치고 정상부에 오르면 당시의 건물터가 옛 영화를 말해주고 있다. 정상에서는 멀리 다도해의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이곳이 천혜의 요새임을 짐작케 한다.


섬 남쪽에서 서북쪽 바닷가 주위의 둘레가 40~80cm 되는 소나무 목책이 1,000개 가량 박혀 있다. 이 목책은 바다로부터 들어오는 왜적의 선박 및 군사 방어용으로 추정되며, 약 1,200년 전쯤에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