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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서울의 산 / 백련산(215m)

약초2 2007. 1. 27. 17:12

 

서울의 산 / 백련산(215m)

산바람 호흡하는 도심 속 하늘정원

글·사진 임수정 숙명여대 신문방송학과



◇ 은평정에서 내려다 본 경관.


서울특별시 은평구 응암동과 서대문구 홍은동에 걸쳐 있는 백련산(白蓮山). 높이는 215m로 비교적 낮고 도심에 자리 잡고 있어 시민들이 휴식공간으로 흔히 찾는 산이다.
안산(219m)과 함께 서울지역에서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산악자전거 코스로도 손꼽히고 있다.
주변에는 안산과 인왕산, 북한산이 자리하고 있다.
산기슭에는 747년(경덕왕 6년)에 진표율사가 창건하고 무학대사가 중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백련사가 있다.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을 바로 재건했는데, 부처의 정토사상을 널리 펼친다 하여 원래 이름은 ‘정토사’였다가 1399년에 개칭한 것이라 한다.
어느 여름날 연못에 하얀 연꽃이 피어난 것을 보고 개명한 것이라 전하는데 지금은 그 연못을 찾아볼 수는 없다.
백련산이란 이름의 유래도 백련사에서 온 것이다.
사찰의 일주문 안에 들어서면 18m 높이에 3m 가까운 둘레, 500여년 수령의 해동목(엄나무)이 서있다.
세조의 딸 의숙공주가 20세 때 과부가 된 뒤 비통한 심정을 달래려고 나라 안 곳곳을 찾아다니다 무성하게 가시가 돋친 이 나무를 보고 세상의 험난함과 삶의 덧없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의숙공주는 이 뜻을 깊게 새겨 이후 백련사를 왕가의 운당으로 삼고 재가승이 되었다고 전한다.
백련산은 등산로가 말끔히 정비되어 있어 산행 들머리를 쉽게 찾을 수 있으며, 오르는 길도 내려오는 길도 줄곧 완만하게 이어져 도시사람들이 휴식과 산보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 백련사 안에 있는 용 모양의 목어(木魚)와 법고(法鼓).


산길
산행은 시립간호병원 쪽의 새마을금고, 서대문구문화회관, 시립은평병원, 영락중학교, 충암여중교, 마리아수녀원 등에서 시작할 수 있으나, 홍연초교를 지나 백련약수터를 출발, 백련사~은평정~백련공원까지 둘러볼 수 있는 약 1시간 40분의 코스를 택했다.
다소 낮은 산이며 거리도 부담스럽지 않아 여유 있게 오를 수 있지만, 산행 중에는 화장실이나 음수대 등을 찾을 수 없으므로 물은 충분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
홍연초교에서 잘 닦여진 포장도로를 따라 15분 정도 올라가면 백련사입구가 나온다.
백련사에 찾아온 등산객들에게 저절로 하늘을 올려다보게 만드는 커다란 일주문이 절 입구에 자리하고 있다.
일주문을 지나 5분 정도 더 걸으면 백련사에 닿는다.
백련사는 신라 경덕왕 6년(서기 747년)에 세워진 우리나라 최초, 최대의 정토도량으로써 본래 이름은 ‘정토사’였다.
정토사에 다녀와야 극락에 갈수 있다는 믿음아래 국난이 있을 때마다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호국원찰로 보전되어왔다고 한다.
그 명성에 걸맞게 사찰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지장재일, 관음재일, 초하루 법회 등 공덕을 쌓기 위한 의례도 빠지지 않고 치러진다.
사찰 내에 우물이 자리하고 있으니 이곳에서 목을 축이고 식수를 준비한 뒤 산행을 시작해도 좋을 듯하다.
산행 중 유일하게 찾아볼 수 있는 화장실이 이곳 백련사 앞에 있다.
사찰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특별히 배려한 것인지 깨끗하고 눈에도 잘 띈다.
백련사를 우측으로 끼고 등산로를 따르기 시작하면 곧 반듯하게 정비된 계단으로 이어진다.
양옆으로는 나무들이 빼곡히 자리 잡고 있다.
마지막 계단을 딛고 서니 올라오느라 뜨거워진 손과 목덜미를 시원한 바람이 어루만진다.
계단을 지나 이어지는 등산로를 오르다 보면 도심 속에 있는 산인만큼 시민들의 휴식을 위한 정자와 벤치, 운동시설 등을 자주 볼 수 있다.
나무는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아 해가 가지에 걸린 듯하다.
백련약수터 표지판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이내 탁 트인 조망이 반긴다.
왼쪽에서부터 인왕산·안산·청계산·관악산·삼성산 등 서울 시내를 두르고 있는 산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벼운 산보를 즐기려고 나온 가족단위의 등산객들은 이곳을 기점으로 하산하기도 한다.
하산길은 경사는 심하지 않지만 바닥이 꽤 미끄러우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작은 정자인 은평정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수목원에 들어선 듯하다.
빽빽하게 우거져 있는 나무들 사이에서 새어나오는 바람소리가 운치 있다.
나무들이 해를 가릴 듯한 길을 20여분 걷다 보면 백련산의 새로운 볼거리로 자리한 KBS송신탑이 나온다.
그 크기가 워낙 큰지라 백련산 산행코스의 한 구간으로 이름 붙여지기도 했지만, 작고 아담한 산에는 사뭇 어울리지 않는 풍경이기도 하다.
송신탑을 지나 은평정으로 가는 중턱에 체력단련장이 자리하고 있는데, 정오가 가까운 시간 때문인지 운동복 차림의 등산객 대신 유유자적 이야기를 나누며 장기를 두는 노인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가벼운 산행과 여가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도심 속 백련산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광경이기도 하다.
체력단련장을 우회해 조금 더 오르자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한쪽은 계단으로 잘 닦여진 길, 다른 한쪽은 뾰족한 돌맹이가 눈에 띄는 오르막길이다.
조금만 더 오르면 두 길이 다시 만나게 되므로 어느 곳으로 가든지 상관없다.
길이 합쳐지는 지점에서 5분 여를 더 걸으면 은평정이 눈에 들어온다.
발 아래로 서울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북한산·관악산·인왕산·안산·남산으로 폭 둘러싸인 도심 속에서 점점이 움직이는 자동차들이 장난감 모형 같다.
은평정에서 서울 시내 쪽으로는 커다란 바위가 바가지를 엎어놓은 듯 자리 잡고 있어 다리쉼을 할 겸 올라 본다.
잠시 산바람을 호흡하는 사이 시간이 흘러 정자에 걸려있는 벽시계가 오후를 가리킨다.
은평정을 지나고부터는 줄곧 완만한 길이 이어진다.
야트막한 산의 규모에 비해 아카시나무와 소나무는 하늘을 덮을 만큼 높고 무성하게 자라 있다.
올라갈수록 숲 그림자가 짙어진다.
길섶과 나무사이에서 바스락 소리가 자주 들린다.
천천히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까맣고 재빠른 청설모들의 움직임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나무사이로 뛰어다니는 모습은 날다람쥐 같기도 하다.
은평정을 지나쳐 15분 정도 올라가면 곳곳에 좁다란 샛길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주 등산로처럼 정비된 길은 아니지만 모두 안전하게 하산할 수 있는 길이므로 안심하고 들어서도 된다.
샛길들을 지나쳐 조금 더 오르면 이내 백련공원이고 공원을 지나 다시 15분 정도 걸으면 매 바위가 보인다.
산기슭에 앉은 매 형상의 이 바위 때문에 옛날부터 이 근방을 ‘매바위골’이라 불렀다고 한다.
오랜 세월동안 비바람에 닳고 깎여서인지 꼼꼼히 살펴봐도 매의 모습이 떠오르진 않지만 옛날에는 사냥을 하기 위해 장막을 치고 포수들이 기거하던 곳이 있었으며 궁중에서 사냥터로 삼기도 했다고 한다.
완만한 능선을 20분 정도 내려오면 널찍한 배드민턴장에 닿는다.
이곳을 지나면 갑자기 경사가 가팔라지며 포장도로로 접어든다.
고즈넉한 시골 산동네의 분위기는 아니지만 도심의 한가운데 사시사철 초록을 품고 있는 산이 자리 잡고 있다는 건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사계절 표정을 달리하는 산의 숨소리는 사람들의 삶을 한층 풍요롭게 한다.
탁한 도심의 대기 속에서 맛보는 청량한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포장도로를 따르다 비탈이 끝나는 지점에서 연희 IC 표지판을 조금 지나쳐 우회전하면 지하철 홍제역이다.
조금 더 긴 산행을 원한다면 하산하지 않고 매바위에서 난 길을 따라 유진상가 방면으로 향해도 좋다.
교통홍제역이나 녹번역 모두 백련산에서 가깝지만, 산행 들머리를 어디로 정하느냐에 따라 조금 다를 수 있다.
서대문구 문화회관 부근에서 산행을 시작하려면 지하철 3호선 홍제역에서 출발한다.
역에서 백련산 들머리까지는 걸어서 15분 정도. 연희 IC가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어 자가용으로 접근하기도 편리하다.
주차는 주변의 유료시설을 이용한다.
7017번, 7012번 버스를 타고 서대문구청 앞에서 내려 곧바로 산행을 시작할 수도 있다.

◇ 백련사 입구의 커다란 일주문. 이곳을 지나 5분 정도 걸어야 사찰이 나온다.


볼거리와 먹거리
백련사
한국불교태고종에 속하는 절로 747년(경덕왕 6년)에 진표가 창건하여 정토사라 하였고, 그 뒤 고려시대까지는 어떻게 변해왔는지 전해지지 않는다.
태종 때에는 정종이 요양차 이 절에 머물렀으며, 세조 때 의숙공주의 묘가 백련산 밑에 있어 이 절을 재궁으로 정하고 백련사로 이름을 고쳤다고 전해진다.
임진왜란 때 절이 불타버렸으나 곧 중건하였고, 병자호란으로 승도들이 다 흩어지고 건물이 퇴락했으나 현종 때 다시 법당을 세웠다.
숙종 때 다시 화재로 불타버렸으며 다음해에 다시 지었고, 영조 때에는 낙창군 이탱의 시주로 중창했다.
1891년 고종이 법당과 여러 전각을 다시 짓고 1911년 명부전을 중수했으며, 1914년 서옹이 삼성전을 중건하고 1917년에 서옹이 부분적으로 신축했다.
입구에 들어서면 왼쪽에 북각이, 그 위로 종각이 위치하고 있다.
가장 큰 건물은 무량수불인 아미타여래를 본존으로 봉안하고 있는 무량수전이다.
현재 남아 있는 건물은 무량수전·약사전·명부전·관음전·삼성전·산신각·독성각·범종각·요사채 등이다.
예로부터 동쪽의 청련사, 남쪽의 삼막사, 북쪽의 승가사와 함께 서백련으로서 도성의 4대 비보사찰에 속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순이 시골감자탕
홍제역 2번 출구 서대문세무서 뒷길에 위치한 ‘삼순이시골감자탕’은 친절하고 깔끔하며 맛있기로 유명해 백련산 등산객들 사이에선 꽤 알려진 집이다.
큼직한 솥에 끓여내는 감칠맛 나는 감자탕, 산행으로 허기진 속을 달래기에 제격이다.
백련사에서는 매월 음력 1일, 18일, 24일에 법회와 함께 식사를 제공하기도 한다.
불자라면 법회를 마치고 맛보는 정갈한 사찰의 상차림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출처 : 조인기
글쓴이 : joingi61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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