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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서후리숲 (23.07.18)

약초2 2023. 7. 22. 09:41

양평 서후리숲 

2023년 7월 18일(화) 답사

 

BTS 만나러 양평 서후리숲 갑니다 [최현태 기자의 여행홀릭]

 

BTS 시즌 그리팅 2019 영상 촬영 서후리숲 ‘인기’/잔디정원·자작나무숲·메타세쿼이아길서 멤버들 ‘인사’

 

데뷔 10주년을 맞은 방탄소년단(BTS)은 여행지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들이 다녀간 곳마다 ‘BTS 성지’ 팻말이 붙어 팬들이 ‘성지순례’를 떠날 정도다. 전북 완주가 대표적인데 경기 양평군 서종면 서후리숲도 BTS 덕분에 요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 BTS 만나러 서후리숲 갑니다

 

사실 서후리숲은 예쁜 자작나무숲이 있다는 사실이 입소문을 타면서 알음알음 여행자들이 찾던 고즈넉한 숲인데 BTS 다녀가면서 방문객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BTS 때문에 사람들이 북적댈까봐 걱정할 필요는 없다. 무려 10만평에 달하는 거대한 숲이라 산책로를 걷다 보면 사람을 만나기 어려울 정도로 고요하기 때문이다.

 

차 한 대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은 산길을 한참을 달려 도착한 서후리숲은 평일인데도 주차장이 가득 찼다. 매년 쌓이고 쌓인 잎들이 푹신한 융단을 깔아준 오솔길을 따라 걷는다. 작은 계곡을 따라 핀 요염한 양귀비가 바람에 한들한들 춤을 추고 샤스타데이지는 수줍은 순백의 꽃잎을 펼쳤다. 1급수 상류에만 사는 버들치가 노니는 계곡은 이미 꼬마들이 점령했다. 계곡에 의자가 놓여 편하게 발만 물에 담그고 즐길 수 있다.

 

계곡 위 넓은 잔디정원 앞에 놓은 사진은 이곳이 BTS가 화보를 촬영할 곳임을 알린다. BTS는 ‘소확행’을 주제로 시즌 그리팅 2019 영상을 서후리숲에서 촬영했는데 잔디정원에 앉아 다양한 포즈로 단체 영상을 촬영했다. BTS가 이곳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 넓은 잔디와 하얀 벤치, 다양한 수종의 나무가 마치 유럽의 정원에 선 듯하다. 삼색캐키버들을 중심으로 아래에는 황금조팝나무, 매자나무를 배치했고 위쪽에는 뾰족한 미측백, 실백, 에메랄드그린 등 다양한 측백나무가 어우러진다.

 

◆ 하얀 자작나무숲 마치 북유럽에 온듯 신비

 

서후리숲 A코스는 왕복 1시간, B코스는 왕복 30분이 걸리며 자작나무숲으로 가려면 A코스를 걸어야 한다. 곳곳에 하얀 벤치가 놓인 포토존이 마련돼 있으며 잔디정원을 지나 언덕길이 시작되는 구간에서 만나는 연못 벤치에서 예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구상나무숲과 황금실측백나무 숲을 지나 작은 폭포를 감상하고 계곡을 건넌다. 귀룽나무숲을 거쳐 단풍나무숲으로 들어서면 둥글고 하얀 테이블을 만난다. 영상 속에서 제이홉과 뷔가 대화를 나누던 곳으로 역시 두 사람 사진이 놓여 있다.

 

조금씩 가팔라지는 길을 천천히 걸어 백합나무숲과 고춧잎나무, 고광나무숲과 인사한 뒤 아직도 피어 있는 철쭉숲과 우람한 참나무숲을 지나면 곧이어 서후리숲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하얀 자작나무숲이 등장한다. 강원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보다는 작지만 제법 규모가 상당하다. BTS 멤버들이 이곳에서 자작나무 같은 햐안 옷차림으로 다양한 사진과 영상을 찍었다.

 

서후리숲은 2007년 작고한 오세진씨가 선친에게 물려받은 30만평 규모의 사유림을 25년 동안 조금씩 가꿔 2014년 문을 열었다. 내려가는 길에도 볼 게 많다. 사진이 잘 나오는 예쁜 숲터널과 울창한 메타세쿼이아길이 펼쳐져 집으로 가는 걸음이 자꾸 느려진다.

 

양평=글·사진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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