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6회] 태백산 여덟 번째 이야기
1.산행날짜: 2013년 1월 6일(일)
2.산행날씨: 맑고 화창함
3.참석인원: 새싹산악회 833차 정기산행 38명
4.산행코스: 금천동매표소→문수봉→부소봉→망경사→영봉(천제단)→장군봉(장군단)→유일사→임도길→유일사주차장
5.산행시간
-11:20 산행시작
-12:03 습곡(바위)
-12:52 천제단, 문수봉 갈림길(천제단, 문수봉 갈림길. ←천제단 2.7km, ↑문수봉 0.7km, 금천 3.3km→)
-13:03 주능선 사거리(금천갈림길2. 16번. ←소문수봉 0.5km, ↑금천 3.5km, 문수봉 0.3km→, 당골광장 3.8km↓)
-13:14 문수봉 착 / -13:38 발
-13:44 금천 갈림길(금천갈림길. 14번. ←문수봉 0.35km, ↑금천 3.4km, 천제단 2.65km→)
-13:46 당골, 문수봉 갈림길(당골,문수봉 갈림길. 13번. ←문수봉 0.4km, ↓당골광장,석탄박물관 4.4km, 천제단 2.6km→)
-14:09 망경사 갈림길(12번. ←문수봉 1.9km, 망경사 0.9km→)
-14:20 부소봉 착 / -14:25 발
-14:47 천제단, 반재 갈림길(망경사)
-14:49 용정(망경사)
-15:15 영봉(천제단)
-15:21 장군봉(장군단)
-15:30 망경사 갈림길(망경사갈림길. 4번. ←유일사매표소 3.3km, ↑망경사 0.6km, 천제단 0.7km→)
-15:48 유일사 쉼터(유일사쉼터. 해발 1260m. ←사길령매표소 2.4km, ↑유일사매표소 2.3km, 천제단 1.7km→)
-16:35 유일사 주차장 착(산행종료: 5시간 15분 산행함)
빨간선이 답사한 경로
○ 금천매표소-(1:32)-천제단,문수봉갈림길-(0:11)-주능선사거리-(0:11)-문수봉-(0:42)-부소봉-(0:24)-망경사-(0:15[추정])-천제단-(0:06)-장군단-(0:27)-유일사쉼터-(0:30[추정])-유일사주차장
※ 휴식없이 4시간 18분, 실제 휴식 포함하여 5시간 15분 걸렸다.
태백산 금천매표소에서 문수봉 올라가는 길
6.산행후기
태백산(太白山 1,566.7m)도립공원(http://park.taebaek.go.kr/)
태백산(太白山· 1,566.7m)은 옛부터 삼한의 명산, 전국 12대 명산이라 하여 '민족의 영산'으로 일컬어졌다. 태백산은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이라는 주목의 고사목과 어우러진 눈꽃, 그리고 일출이 아름다운 산이다. 흰 눈 덮인 백두대간의 장쾌한 능선에 자라고 있는 주목이 피운 눈꽃은 태백산이 아니면 보기 어려운 웅장함을 그대로 드러낸다.
태백산은 가파르지 않고 험하지 않아 초보자는 물론 남녀노소 누구나 오를 수 있다. 2시간이면 천제단이나 문수봉에 이르고 하산까지 4시간이면 족하다. 요즘이 태백산 등반에 가장 좋은 때이다.
태백산에는 태고 때부터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천제단이 있다. 삼국사기에 왕이 친히 천제를 올렸다는 기록이 있고, 세종실록지리지에는 신라에서 오악 가운데 태백산을 북악으로 받들어 봄과 가을에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1991년 국가중요민속자료 제228호로 지정된 천제단은 고려와 조선시대를 거치는 동안 방백수령과 백성들이 천제를 지냈고, 구한말에는 쓰러져가는 우국지사들이, 일제 때는 독립군들이 천제를 올렸던 성스런 제단이다.
태백산은 천제단(天祭壇. 중요민속자료 228호. 1,561m)이 있는 영봉을 중심으로 북쪽에 장군봉(將軍峰. 1,566.7m), 동쪽에 수만 개의 바위가 깔려 있는 문수봉(文殊峰. 1,517m), 영봉과 문수봉사이의 부쇠봉(1,546m)로 이루어져 있다.
천제단에서 유일사 쪽으로 내려가는 능선 중간과 문수봉으로 가는 중간에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사찰로는 망경사, 백단사, 유일사, 만덕사, 청원사 등이 있다.
태백산 산행에서 가장 잘 알려진 길은 유일사-장군봉-천제단-당골 코스다. 천제단 일출과 주목군락, 그리고 태백산 제1봉인 장군봉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낙조는 장엄하여 세속을 떠난 천상계를 연상케 하고 맑은 날 멀리 동해 바다를 볼 수 있는 것도 태백산이 가지고 있는 자랑거리이다. 이 밖에도 최고 높은 곳에 위치한 한국명수중 으뜸수 용정(龍井), 용담이 있다.
◈ 위치: 강원도 태백시 문곡소도동, 영월군 상동면 천평리, 경북 봉화군 석포면 대현리와 접경을 이루며 동경 128。56' 북위 37。05'에 자리 잡은 해발 1,566.7m의 명산이다. 이 산에서 발원하는 물이 영남평야의 젖줄인 낙동강과 우리민족의 역사와 함께한 한강, 삼척의 오십천을 이루니 국토의 종산이자 반도 이남의 모든 산의 모태가 되는 뿌리산이다.
◈ 문의처: 033-550-2741~4 ◈ 면적: 17.44㎢ ◈ 1989.5.13 태백산도립공원 지정(강원도 고시 제60호) ◈ 입장료: 2,000원(2013.01.06일 현재) ◈ 볼거리: 3개(상단[장군단], 천제단, 하단[부소단]: 국가지정중요민속자료 제228호)의 제단, 단군성전, 단종비각, 용정, 석장승 등 ◈ 등산로 6군데: 당골, 유일사, 백단사, 제당골, 금천, 사길령. ◈ 태백산 주목: 2,805주(높이 11m이상: 49주 / 지름 1m이상: 15주 / 지름이 가장 큰 나무는 1.44m, 수령 500년 이상) ◈ 주목은 고산지대에서 자라며 높이 20m, 지름 2m에 이른다. |
오늘로 태백산 산행이 어느새 여덟 번째 산행이 되었다. 오늘 코스는 다섯 번째(2009.12.20) 산행과 똑같은 코스로 진행했다. 천제단으로 올라가는 가장 빠른 코스인 유일사 코스가 심한 정체를 이루기 때문이다. B코스로 유일사에서 올라간 회원님들의 말에 의하면 역시 우려했던 대로 무척이나 정체가 심했다고 한다. 문수봉을 지나 부쇠봉까지는 그나마 교행하는 사람들이 얼마 안 돼 쉽게 진행되었지만 천제단부터는 반대쪽(유일사 쪽에서 올라오는 사람)에서 올라오는 사람들과 심한 몸싸움(자리싸움)을 겪어야 했다. 태백산 등산로가 제법 넓기는 하지만 겨울철에는 눈을 밟고 지나는 지역이 좁기 때문이다.
앞 전 산행 때와 다른 점은 문수봉 직전 약 600m전에 계단 데크가 세워진 것과 장군봉(1566.7m)에 정상석이 세워진(2012.09.28) 것이다.
앞 전 산행 때보다 비교되지 않은 정도로 많은 적설량이었지만 눈꽃 없는 태백산은 재미가 없었다.
금천매표소에 도착하여 대장님(총무 겸임)이 매표한 후 매표소를 통과하여 산행을 시작했다. 산악회 버스는 유일사 주차장부터 시작하는 B팀 10명을 태우고 유일사 주차장으로 향했다.
안내판
기대했던 눈꽃은 하나도 없고, 대신 바닥에는 눈이 제법 많이 쌓여 있다. 하늘은 무척이나 맑아서 가시거리가 꽤 멀리 보이는 것이 그나마 아쉬움을 달랬다.
곧바로 이정표(금천매표소 위. 34번. ↓금천 0.05km, 문수봉 3.9km→)가 나타난다. 문수봉까지 3.9km이다. 그러니까 금천매표소 부터는 3.95km인 셈이다.
넓은 길을 따라 하얀 눈을 밟으며 올라가는데 파란하늘이 눈이 부시다.
조금 진행하니 다시 이정표(금천갈림길. 33번. ↓금천 0.2km, 문수봉 3.8km→)가 또 나타난다. 석물 2개가 보초(?) 서고 있는 제법 큰 무덤 앞에 「금천 등산로 자연 탐승로 안내」라고 써진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데 「태백산의 아름다움을 이해하는 자연학습공간으로 주요 동, 식물의 생태를 소개하는 곳입니다. 많은 이용바랍니다」 라고 써져 있다. 실제 문수봉으로 올라가는 등산로에 습곡, 멧토끼, 오소리, 물푸레나무의 내용이 써진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안내판 하단부에는 「천제단가는길 6.9km→」이 붙어 있다.
금천코스에 설치된 철다리
안내판이 있는 곳에서 600m를 진행하니 32번 이정표(금천1. 32번. ←금천 0.8km, 문수봉 3.2km→)가 나온다. 그리고는 철다리가 나오는데 쓸모가 없다. 여름철 홍수기에 대비하여 철다리를 만든 것 같은데 그 철다리로 지나가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철다리 계단과 위에 눈 만 잔뜩 쌓여 있다.
다시 얼마안가 철다리가 또 나오는데 이번에는 등산로 한 가운데에 설치되어 있어서 철다리(밑에 계류가 흐르지 않음)를 넘어갔다. 조금 더 가면 또 철다리가 나오는데 이번에는 다리 밑에 계류가 있다. 계단의 높이도 약간 높다. 그렇게 철다리를 두 번 건너가면 「습곡」안내판이 나오는데 설치한지 꽤 오래되었는지 무척 지저분하다. 내용인즉 수평으로 쌓인 지층이 양쪽에서 미는 힘(횡압력)을 받아 휘어져 주름진 모양의 지질구조라고 써져 있다. 바로 앞에 큰 바위(습곡) 하나가 덩그러니 등산로 우측에 자리 잡고 있다.
문수봉 오름길의 계단(이번에 새로 설치된 시설이다)
철다리 하나를 더 건너면 30번 이정표(금천3. 30번. ←문수봉 2.1km, 금천 1.9km→)가 나온다. 이후 「멧토끼」 안내판를 지나면, 26번 이정표(금천4. 26번. ←금천 2.5km, 문수봉 1.5km→)가 나온다.
「오소리」안내판을 지나면 24번 이정표(금천6. 24번. ←금천 2.9km, 문수봉 1.1km→)가 나오고, 완만하게 올라가는 등산로를 따라 100m 더 올라가니「물푸레나무」안내판이 나오고, 23번 이정표(금천7. 23번. ←문수봉 1km, 금천 3.0km→)가 나온다.
이후 사면길로 해서 300m를 진행하면 나오는 삼거리에 이정표(천제단, 문수봉 갈림길. ←천제단 2.7km, ↑문수봉 0.7km, 금천 3.3km→)가 세워져 있다.
후미가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 좌측의 사면길(천제단 2.7km 이정표 방향)로 갔으면 좋겠다고 「산삼」명예회장님에게 전화통화를 하고는 문수봉 급경사길을 올라간다.
예전에 왔을 때는 아무 시설이 없었는데 오늘 다시 와보니 계단이 설치되어 있었다. 설치한지 얼마 되지 않았나보다. 얼마나 올라갔을까 잠시 뒤돌아보니 봉화 쪽의 청옥산과 달바위봉이 무척이나 잘 보인다. 오늘 조망이 무척이나 좋은 날이다. 두고두고(하늘이 너무나 맑고 깨끗해서 더욱 아쉬웠다) 아쉬운 것은 눈꽃이 없다는 점이다. 사실 태백산은 눈꽃이 없으면 볼거리가 없다고 봐야할 것이다. 태백산을 처음 답사하는 분은 볼거리가 많겠지만….
사거리에 설치된 이정표
그렇게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주능선에 닿는데 사거리이다. 이곳에 16번 이정표(금천갈림길2. 16번. ←소문수봉 0.5km, ↑금천 3.5km, 문수봉 0.3km→, 당골광장 3.8km↓)가 세워져 있다.
우측으로 가면 소문수봉으로 가는 길인데 입구에 공사 시설물(데크)이 적재되어 있는 걸 보니 아직 데크 조성공사가 마무리 되지 않은 것 같다. 소문수봉은 여러 번 다녀왔기 때문에 좌측의 문수봉 방향으로 올라간다.
문수봉
문수봉
문수봉
문수봉에서 댕겨본 망경사
문수봉
문수봉
문수봉 정상의 이정표
문수봉 정상에서 본 봉화 쪽 모습(달바위봉이 잘 보인다)
문수봉에서 바라본 부쇠봉, 영봉, 장군봉의 모습
문수봉
500m 거리를 완만하게 올라가면 문수봉 정상이다. 문수봉 정상은 천제단 쪽에서 보면 뾰족한데 실제 정상에 와 보면 평평하다. 고만고만한 수많은 돌들이 저마다 자리차지 하고 있다. 이곳에는 또한 제법 큰 돌탑도 여러 기 세워져 있다. 조망이 무척 좋은 곳인데 오늘 파란 하늘에 아주 멀리까지 조망이 된다. 작년에 다녀왔던 봉화의 청옥산이 각별하고, 그 옆으로 마이산과 비슷하게 생긴 달바위봉에 눈길이 자주 머문다. 올해에는 꼭 답사를 해야 할텐데…. 고개를 돌리면 함백산과 매봉산이 잘 보인다. 이렇게 조망을 즐기다 대장님과 함께 한쪽에서 자리 잡고 간식을 먹고 있는데 김 고문님과 솜사탕님이 차례로 합류한다.
돌들의 천국 문수봉에는 이정표(문수봉. 15번. ←소문수봉 0.8km, 당골광장 4.3km / 천제단 3.0km→), 길쭉한 사각 표지목(문수봉 1517m), 돌탑 여러 기가 조성되어 있다.
◈ 문수봉(文殊峰. 1,517m)
태백산 동쪽 봉우리로 해발 1,517m이며 산봉우리가 바위로 되어 있는 특이한 형태이다. 옛날 이 산봉우리의 바위로 문수불상을 다듬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문수봉 위에는 자갈이 많다. 그 자갈로 된 돌무더기를 멀리서 보면 마치 눈이 쌓여 있는 듯하다하여 태백산의 이름이 이곳에서 나왔다는 이야기가 척주지에 있다. 「태백산 가운데 가장 높고 큰 것이 문수산이다. 꼭대기에 크고 작은 돌무더기가 있어 바라다보면 흰눈이 쌓여 있는 듯하여 문수사력산이라 한다. 산꼭대기에 부처의 유적(문수상을 이곳에서 조성)이 있고 태백산의 실지 이름이 이곳에서 나왔다고 한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신라 때 자장율사가 문수봉에서 문수보살상을 조성했다는 이야기는 근거가 없는 이야기로 아무런 곳에도 문헌으로 나와 있지 않다. 다만 정선군 고한읍의 정암사에서 자장이 입적한 사실이 삼국유사에 기록되어 있는데 아마도 그 사실을 이곳에다가 확대 견강부회한 것이 아닌가 한다.
옛날부터 태백산에는 절이 없었다. 그것은 민간신앙의 본거지였고 정상에 천제단이 있기에 외래종교를 거부한 민족적 자존심의 현장이었다. 태백산에 문수상을 안치한 작은 암자가 생기게 된 것은, 병자호란으로 민심이 극도로 흉흉해서, 민폐가 심한 천제를 지내지 못하게 하고, 청의 간섭으로 우리의 주체사상이 잠시 좌절된 틈을 타고 요승 충학이란 자가 천왕당을 불 지르고 그 아래에 작은 절을 세우고 봉화 땅 물야의 문수산에 있던 공벽암의 문수상을 옮겨와 안치한바 있었으나 그 후 폐허가 되고 말았다.
문수상은 6.25사변 전까지 만경사터에 있었으나 공비토벌을 위해 작전상 주둔했던 군인들에 의해 불태워지고 문수상은 발파되어 버렸다. 부서진 문수상의 돌조각은 용정우물 윗쪽 산등에 쌓여져 있는데 태백산에서는 볼 수 없는 돌비늘이 섞인 화강암 조각들이다. 이것으로 봐도 문수상은 문수봉 꼭대기에서 조성한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옮겨온 것임을 입증한다 하겠다. 30여년 전 정가터 아래에 대왕암이란 절이 있을 때 문수봉의 돌로 불상을 조성하려다 좌대만 다듬다가 만 것이 문수봉으로 오르는 길목에 버려져 있다. |
문수봉에서 부쇠봉 가는 길은 사스래나무 군락지이다.
부쇠봉 헬기장에서 본 영봉(천제단)과 장군봉(장군단)의 모습
부쇠봉 정상석
이제 문수봉에서 부쇠봉(일명 부소봉)으로 향한다. 완만한 내리막길에 눈이 엄청 많이 쌓여 있어 등산로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발이 푹푹 빠진다. 글쓴이는 태백산의 명성(?) 만 믿고 미처 스패츠를 준비하지 못한 죄로 눈이 바지 밑으로 해서 발목으로 들어가곤 했다.
이제 반대쪽에서 오는 사람들과 교행이 자주 일어난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폭 좁은 등산로에서는 조금 기다렸다가 서로 교행을 하곤 했다. 나중에 천제단에서 장군봉으로 가는 길에서는 숫자의 우위(반대쪽에서 오는 사람들이 많음)를 믿고 밀어붙이면서 진행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어깨싸움을 할 수밖에 없었다.
문수봉에서 약간의 급경사를 내려온 후 다시 완만하게 봉우리 하나를 넘는다. 이후 다음 봉우리가 백두대간 분기점인 부쇠봉인데 인터넷에서 부쇠봉 정상석을 본 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부쇠봉 정상석을 확인하기 위해 천제단가는 길을 버리고 부쇠봉 정상으로 향했다.
곧바로 완만한 봉우리 정상에 도착했다. 예전엔 이곳이 부쇠봉 정상인줄 알았다. 그래서 이곳에서 천제단으로 가곤 했는데…. 분명 부쇠봉 정상석이 있기에 더 진행했다. 살짝 내려가니 헬기장이다. 이곳도 조망이 무척 좋은 곳이다. 그리곤 곧바로 살짝 올라간 봉우리가 나오는데 이곳이 부쇠봉 정상이다. 깜찍한 정상석이 어서 오라고 반긴다. 바로 옆에는 영주국유림관리소에서 세운 긴급구조목 「5-1. 부쇠봉, 구룡산」이 세워져 있다.
부쇠봉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데 강한 햇볕에 스마트폰 카메라 화면이 보이지가 않아 조금 신경 쓰며 사진을 촬영한 후 되짚어 분기점에 도착했다. 백두대간은 이곳 부쇠봉에서 남쪽으로 깃대배기봉, 구룡산을 거쳐 소백산으로 향하고, 북쪽은 앞으로 진행하는 길(유일사 갈림길까지)이 백두대간길이다.
◈ 부쇠봉 (1,546m)
천제단이 있는 수두머리와 문수봉 사이에 있는 산봉우리이다. 백두대간은 이 봉우리에서 남으로 뻗는다. 옛날 신라 때 이곳 산봉우리에서 남으로 뻗은 산등으로 길이 있어 경상도와 강원도를 통하는 요로(要路)였다. 고려 때 그 길은 천평으로 해서 새길령으로 넘어 혈리로 소도로 통하게 새로이 개척하자 이 길은 아주 작은 소롯길로 변했고 천제를 지내러 오는 경상도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였다.
이 산봉우리는 해발 1,546m로 그동안 우리나라 지도에 태백산 높이로 잘못 인식되게 한 봉우리이다. 또한 이 산봉우리는 중국(中國)의 태산(泰山)과 높이가 같은 산으로 그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부쇠봉의 뜻은 확실히 알 길이 없으나 근처에 차돌이 있어 부싯돌(부쇳돌)로 사용하지 않았나 의심도 되고, 그 부쇠를 부소로 보아 단군의 아들 부소왕자를 뜻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왜냐하면 영봉이 단군께 제사지내는 장소라면 그 아래에 있는 작은 산봉우리가 그 아들봉 일 것이고 전하는 말에 부소(扶蘇)가 구령탑을 쌓았다고 한다. |
주목뒤로 함백산이 멋지게 보인다.
부쇠봉 정상석을 봤다는 즐거움 때문일까 생각없이 진행하다가 앞서 가는 김 고문님 따라 사면길로 진행하는데 김 고문님이 자꾸 「이 길이 아니다」라는 말을 한다. 앞에 가는 사람도 꽤 보여서 생각없이 이 길이 하단(부소단)가는 길이 맞다고 했다. 그런데 얼마나 같을까 지금쯤 좌측으로 올라가야 할 길이 계속 사면길로 이어지는 것이다.
「아뿔사!」
이 길은 바로 망경사 가는 길(사면길)이었던 것이다. 뒤늦게 눈치 채서 되짚어 가기엔 조금 멀었고 또 망경사에서 천제단으로 올라가면 되겠지 라고 생각을 하고는 그냥 진행했다. 이내 천제단으로 올라갈 수 있는 삼거리(←문수봉 2.5km, ↑천제단 0.4km, ↓반재 1.8km)를 거쳐 망경사에 도착했다.
용정
652년(진덕여왕6) 자장이 창건한 망경사. 단종비각과 천제단으로 향하는 길에 자리해 태백산 등산객들에게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한다. 천제의 제수(祭水)로 사용하는 용정(龍井)이 있다.
용정(龍井)을 보려고 하니 역시나 자물쇠가 잠겨있다. 이곳에 올 때마다 자물쇠가 계속해서 잠겨 있었다. 아마 개천절에 와야 용정 건물 안을 볼 수가 있을 것 같다.
◈ 용정
태백산 망경사(望鏡寺) 옆에 있는 우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솟아 나오는 샘이다.
물이 솟아 나오는 지점은 해발 1,470m정도의 고지대이고 또한 우리나라 100대 명수 중에서 가장 차고 물맛이 좋고 가장 높은 곳에서 솟은 샘이다. 샘에다 용왕각을 짓고 용신에 제사를 올리기에 용정이라 한다. 일설에는 이 우물이 용왕국과 통하여 있다고 한다. 옛날부터 이 물로 천제 지내는 제수(祭水)로 사용하였다 한다. |
배도 고프고 해서 컵라면(육개장 사발면 \3,000)을 먹고 있는데 김고문님이 저길 보라고 한다. 다름 아닌 천제단에서 이쪽 망경사로 내려오는 행렬이 장난이 아니다. 그 행렬을 뚫고 올라갈 엄두가 나질 않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이곳으로 내려오고 있다. 이곳 망경사에서 반재로 해서 당골로 내려가려는 사람들의 긴 행렬이다.
컵라면을 번개불에 콩 구워먹듯 후다닥 해치웠다. 그리곤 다시 천제단 쪽을 보니 이내 한산해졌다. 그러니까 한 무리(팀)의 행렬이 지나갔던 것이다. 다음 팀이 내려오기 전에 서둘러 올라간다. 우측의 로프를 잡고 올라가는데 또 다시 사람들이 내려오기 시작한다. 숫자의 우위로 좌, 우측 로프를 잡고 내려오는 것이다. 글쓴이를 비롯하여 우리 팀 4명은 우측의 로프를 잡고 힘겹게 올라간다. 계속해서 내려오는 사람과 씨름하듯 신경전을 벌이며 겨우 겨우 올라간다.
숙부에게 죽임을 당한 단종의 혼이 백마를 타고 이곳에 이르러 태백산 산신이 되었다는 전설을 품은 단종비각을 지난다.
태백산 천제단이 있는 영봉
천제단까지 400m 거리인데 계속해서 밀려 내려오는 많은 사람들에게 휩싸여 힙겹게 천제단에 올라섰다.
◈ 천제단
천제단은 옛 사람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하여 설치한 제단으로 삼국사기를 비롯한 옛 기록에 "신라에서는 태백산을 3산 5악(三山五岳) 중의 하나인 북악(北岳)이라 하고 제사를 받들었다"라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영산(靈山)으로 섬겨 왔음을 알 수 있다. 태백산 정상에 위치한 천제단은 천왕단(天王檀)을 중심으로 북쪽에 장군단(將軍檀), 남쪽에는 그보다 작은 하단(부소단)의 3기로 구성되었으며 적석으로 쌓아 신역(神域)을 이루고 있다. 이곳에 있는 천왕단은 자연석으로 쌓은 둘레 27.5m, 높이 2.4m, 좌우폭 7.36m, 앞뒤폭 8.26m의 타원형이며, 녹니편마암의 자연석으로 쌓아져 있는데 위쪽은 원형이고 아래쪽은 사각형이다. 이러한 구도는 천원지방(天圓地方)의 사상 때문이다.
단군조선시대 구을(丘乙)임금이 쌓았다고 전해지는 이 제단은 상고시대부터 하늘에 제사하던 제단으로 단군조선시대에는 남태백산으로 국가에서 치제하였고, 삼한시대에는 천군이 주재하며 천제를 올린 곳이다. 신라초기에는 혁거세왕이 천제를 올렸고 그 후 일성왕이 친히 북순하여 천제를 올렸으며 기림왕은 춘천에서 망제(望祭)를 올렸다.
고려와 조선시대를 거치는 동안 방백수령(方伯守令)과 백성들이 천제를 지냈으며 구한말에는 쓰러져가는 나라를 구하고자 우국지사들이 천제를 올렸고, 한말 의병장 신돌석 장군은 백마를 잡아 천제를 올렸고 일제 때는 독립군들이 천제를 올린 성스런 제단이다. 지금도 천제의 유풍은 면면히 이어지고 있으며 산꼭대기에 이같이 큰 제단이 있는 곳은 본토에서 하나밖에 없다.
천제단은 다른 이름으로 구령단(九靈壇) 또는 구령탑(九靈塔)이라 하고 마고탑(麻姑塔)이라 하기도 한다. 특히 해마다 개천절에는 이곳에서 제사를 받드는데 중앙에 태극기(太極旗)와 칠성기(七星旗)를 꽂고 주변에는 33 천기(天旗)와 28수기(宿旗)를 세우며 9종류의 제물을 갖춘다. 이 주변의 계곡 일대에는 치성을 드리는 기도처로 사용된 크고 작은 적석탑과 석단들이 있으며 함부로 짐승을 잡거나 나무를 꺾는 일을 금하고 있다. |
천제단(天祭壇․국가중요민속자료 제228호). 말 그대로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뭔가 신령스러운 기운이 전해지는가. 천제단에는 '한배검'이라는 표지석이 있다. 한배검은 단군을 높여 부르는 말이다. 한배검을 그대로 풀어내면 신령스러운 큰 할아버지이다. 이는 곧 단군을 뜻한다. 즉, 태백산 천제단은 하늘에 제를 지내는 제단인 동시에 단군왕검의 신화를 품고 있다는 것. 전국의 무속인들이 치성을 드리러 이곳 태백산 천제단을 찾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단군왕검, 그는 누구인가. 한민족 시조로 받드는 고조선의 첫 임금이지 않던가. 한민족의 기원은 태백산과 닿아 있다. 단군신화의 무대가 바로 이곳, 태백산이기 때문이다. 그에 관한 기록은 고려시대 일연의 <삼국유사> 제1권 고조선 조(條)에 실려 있다. 이쯤 고기(古記)의 내용을 살펴보자.
환인의 서자 환웅이 인간 세상을 구하고자 청한다. 환인은 홍익인간(弘益人間․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다)할 만하다 여겨 그들에게 천부인(天府印) 3개를 주어 다스리게 했다. 천부인은 단군의 아버지 환웅이 인간세상에 내려올 때 천제 환인에게 받아온 것으로 <삼국유사>에서는 청동검,청동거울,청동방울이라 전한다. 환웅은 3천 명의 무리를 거느리고 태백산마루 신단수 아래에 신시(神市)를 열고 여러 신들과 세상을 다스렸다. 이때 곰과 호랑이가 사람이 되고자 청하니 환웅은 쑥과 마늘만으로 100일간 햇빛을 보지 않으면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호랑이는 참지 못하고 뛰쳐나가고 곰만이 견뎌내 사람이 되었으니 이가 웅녀다. 웅녀가 환웅과 결혼해 낳은 아들이 바로 단군이다. 단군은 평양에 도읍해 국호를 조선이라 했고 뒤에 아사달에 천도해 1500년 간 나라를 다스렸다.
단군신화에서 언급된 태백산이 '백두산'이라는 주장도 있다. 태백산은 역사․문화적으로 신성한 의미를 지닌 '성스러운 산'에 대한 일반적인 명칭이기도 하다. '太白山'을 풀어내자면 크고 하얀 산이다. 우리말로 해석하면 '한뫼'다. 여기서 '한'은 '왕․절대자․진리․크다․하나'를 뜻한다. ''은 '백(白)'으로 표현된다. 흰 것은 광명을 뜻한다. 백두산(白頭山) 역시 '白'을 품고 있다. 백두산은 태백산․도태산․장백산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렸다. 모두 '크고 흰, 성스러운 산'으로 해석 가능하다. 불리는 이름만 다를 뿐 같은 산을 의미한다. 단군신화의 '태백산'이 '백두산'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천제단 태백산 정상석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되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정상석(太白山)에서 사진 찍는 것을 포기하고 장군봉으로 향했다.
천제단(영봉)에서 장군단(장군봉)으로 향하는 길
태백산 최고봉인 장군봉에 새롭게 정상석이 세워져 있었다.
천제단에서 5분 거리인 북쪽 300m 지점이 태백산의 주봉인 장군봉이다. 그런데 앞전에 없던 정상석이 새롭게 세워져 있었다. 정상석 뒷면을 보니 2012년 9월 28일 날짜가 적혀있다.
이곳에는 장군단이 설치되어 있다.
◈ 장군단
천왕단(천제단)에서 북쪽으로 약 300m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제단이다. 편마암(片麻岩)으로 만들었으며 높이 2m, 둘레 20m로 타원형(楕圓形) 석단(石壇)이다. 남쪽에는 제단 위로 오르내릴 수 있는 계단이 있다. 매년 개천절(開天節)에 제사를 지내고 있는 천왕단과는 달리, 비교적 원형(原形)이 잘 보존되어 있다. |
이곳에서도 정상석(장군봉)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아서 사진 찍는 걸 포기하고 유일사로 향했다. 곧바로 망경사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이제 본격적으로 주목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눈꽃없는 주목은 영 볼품이 없다. 그래서 빠른 속도로 유일사를 향하여 내려갔다. 그래도 같이 동행한 대장님과 솜사탕님을 위하여 멋진 주목 앞에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 주목군락지
태백산에서 자라는 주목은 2,805주이며 그 중 높이 11m 이상 되는 것은 49주이며 지름 1m이상 되는 나무는 15주이다. 그리고 지름이 가장 큰 나무는 1.44m로서 수령은 500년 이상으로 우리나라에서 주목 서식지중 가장 대단위 군락지를 형성하고 있고, 태백산을 대표하는 나무로서 설경은 장관을 이룬다.
주목은 고산 지대에서 자라며 높이 20m, 지름 2m에 달한다. 한국ㆍ일본ㆍ중국 동북부ㆍ시베리아 등지에 분포한다. 일본산으로 원줄기가 곧게 서지 않고 밑에서 여러 개로 갈라지는 것은 눈주목(var. nana)이라고 하며, 잎이 보다 넓고 회색이 도는 것은 회솔나무(var. latifolia)라고 하며 울릉도와 북쪽에서 자란다. 원줄기가 비스듬히 자라면서 땅에 닿은 가지에서 뿌리가 내리는 것은 설악눈주목(T. caespitosa)이라고 하며 설악산 대청봉 근처에서 눈잣나무와 같이 자란다. |
장군봉에서 24분 정도를 내려가면 유일사 쉼터이다. 좌측으로 100m 내려가면 유일사이다. 삭도가 설치되어 있다. 이곳이 갈림길인데 우측으로 가면 임도길로 해서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다소 완만한 길이고, 직진하면 능선길로 해서 사길령, 화방재로 이어지는 백두대간길인데 중간에 유일사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이 나오는데 급경사길이다.
우측으로 해서 임도길로 내려갔다. 조금 내려가니 전고문님, 김사장님 등 유일사주차장에서 산행을 한 B팀 일부가 자리 잡고 간식을 먹고 있다. 잠시동안 합류하여 간식을 먹고는 유일사 주차장에 도착함으로써 무사히 산행을 마쳤다. 5시간 15분 걸렸다. 예상 산행시간을 4시간 40분 잡았는데 이외로 시간이 많이 걸렸다.
후미가 도착하여 늦은 점심을 먹고는 귀경길에 올랐는데 천만다행으로 정체가 없어서 서울에 일찍 도착했다.
태백산 여덟 번째 산행도「오, 해피데이!」
유일사 주차장
7.참고사항
◈ 등산코스 (6군데)
△유일사 코스: 유일사 입구 → 유일사 → 장군봉 → 천제단 (4㎞, 2시간 소요)
△백단사 코스: 백단사 입구 → 반재 → 망경사 → 천제단 (4㎞, 2시간 소요)
△당골 코스: 당골광장 → 반재 → 망경사 → 천제단 (4.4㎞, 2시간 30분 소요)
△문수봉 코스: 당골광장 → 제당골 → 문수봉 →천제단 (7㎞, 3시간 소요)
△사길령 코스:사길령 입구 →유일사 쉼터 →장군봉 →천제단(4.7㎞, 2시간 40분 소요)
△금천 코스: 금천 → 문수봉 → 부쇠봉 → 천제단 (7.8km, 4시간 소요)
▲유일사매표소-유일사-태백산(장군봉)-천제단-부쇠봉-문수봉-소문수봉-당골매표소-주차장 (약11km. 5시간 소요)
▲유일사입구→유일사→장군봉→천제단→망경사→반재→당골매표소-주차장 (8.4km. 4시간 소요)
◈도립공원 이용요금
-공원입장료: 어른 \2,000
-공원주차료: 대형: \4,000 / 소형: \2,000
8.특기사항
①태백산 여덟 번째 산행 (①1998.2.1 ②1999.1.24 ③2002.9.29 ④2007.1.7 ⑤2009.12.20 ⑥2012.01.12 ⑦2012.01.18 ⑧2013.01.06)
②금천 코스 두 번째(첫 번째는 2009년 12월 20일)
③귀경길 차량 소통이 원활하여 점심 먹고 6시경에 출발하여 9시 20분경에 도착함.
④날씨가 무척이나 맑고 쾌청했음. 눈꽃은 없고 바닥에 적설량이 꽤 많음.
⑤문수봉~부쇠봉 구간은 사스래나무 군락지이다. 주목군락지는 장군봉~유일사쉼터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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