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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有不得 反求諸己(행유부득 반구제기)

약초2 2011. 9. 1. 09:36

 

 

行有不得 反求諸己(행유부득 반구제기) -명심보감-

 

언제부터인가 내 일이 잘 안 풀리면 남 탓, 세상 탓 또는 운명 탓으로 돌리곤 했다. 특히 운명 탓을 돌리는 경향이 많은데, 「이건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된거야」, 「이 일은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어」라는 식이다. 분명 일이 잘못된 이유 -대부분은 내 잘못이다- 가 있음에도 다른 곳으로 탓을 떠넘겨 버린다.

 

일종의 회피 전략이랄까 정신적인 회피를 함으로써 나 스스로가 스트레스를 덜 받으려고 하는 본능적 작용인 것 같다.

거기까지는 좋다. 정신적 상처를 덜 받는게 나쁘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 그러나 분명 잘못은 조금씩 모습을 바꾸어 내 삶에서 반복하게 되고 그럴 때 마다 회피전략을 쓰는 건 나 자신을 정신적으로 격리시키는 것 같다. 회피라는 마약을 주사해가면서.

 

명심보감에 『行有不得 反求諸己(행유부득 반구제기)』라는 말이 있다. 『행함에 얻지 못하면, 돌이켜 자기 자신에게서 구한다』라는 말이다.

 

사람은 실패에 대해 남 탓으로 돌리려는 경향이 있다. 일종의 자기 합리화일텐데.

 

이 격언을 좀 확대해서 생각해보자. 잘못된 것을 자신에게 찾아 고치지 않으면 또다시 잘못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이기적인 정당화에 악용되지 않을까. 더불어 자신의 내부에 생각의 통로를 막는 장벽을 높고 두껍게 쌓아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도저히 외부의 생각이 넘보지 못할 만한 그런 장벽을….